‘텔레그램 n번방’ 문제 국회 청원 첫 사례김도읍 “청원한다고 법 다 만드나” 발언의원들, n번방 사건 이해도 부족한 모습
지난 3일 법제사법위원회 제1소위원회 회의에서 국회 국민동의청원에서 성립됐던 청원인 ‘텔레그램에서 발생하는 디지털성범죄 해결에 관한 청원’에 대한 심사가 있었다. 10만명의 동의를 얻어 1소위에서 논의하게 된 것이다.
당시 1소위는 청원을 논의하기 위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과 같이 심사했다. 해당 법안은 민경욱, 이종걸, 박광온, 박대출 의원 등이 각각 대표발의한 법안이었다.
하지만 이날 1소위에선 ‘딥페이크’(Deepfake) 음란물 영상을 범죄로 구분 짓는 것에 집중할 뿐, 청원 내용에 대해선 집중적인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러면서 딥페이크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모습도 드러났다.
당초 청원 글에선 ▲해외에 서버를 둔 SNS에 대해 경찰의 국제공조수사 ▲수사기관의 디지털성범죄 전담부서 신설, 2차가해 방지를 포함한 대응매뉴얼을 만들 것 ▲범죄 예방을 위해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 엄격한 양형기준을 설정할 것 등을 요구했다.
당시 1소위는 이러한 요구와 별개로 딥페이크 음란물에 대해서만 입씨름을 펼쳤다. 결과적으로 이들은 딥페이크 음란물에 대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결정했다.
당시 회의록에서 나온 발언들을 살펴보면,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딥페이크에 대해 “일기장에 혼자 그림을 그린다고 생각하는 것까지 처벌할 수는 없지 않냐”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법안의 필요성이 논의될 때, 김도읍 미래통합당 의원은 “청원한다고 법 다 만드나”라며 반발하는 모습도 보였다. 김도읍 의원은 “합성이나 이런 기술에 따라서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면 그 기술에 따라서 또 구성요건 만드나”라며 문제 삼기도 했다.
특히, 이들은 청원의 요지에 대해서도 이해를 못한 모습을 보였다. 법원 측에서 참석한 김인겸 법원행정처차장은 “이것도 소위 ‘n번방 사건’이라는, 저도 잘은 모르는데”라고 말했고, 이에 백혜련 민주당 의원이 “그런데 n번방 사건은 이것하고는 좀 다른 형태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에 김인겸 차장은 “다른 형태인데 하여튼 맥락은······”이라며 확답하지 못했다.
이처럼 법안이 통과되고 난 뒤, 국회는 비판에 직면했다. 23일 민중당 국회의원 예비후보들은 청원이 제대로 처리되지 못했다고 보고 법사위 주요 의원들의 사무실을 찾아가 항의를 하기도 했다.
의원들은 n번방 논란이 계속되자, 보여주기식 법안을 발의하고 나섰다. 23일 민주당은 ‘텔레그램 N번방 긴급 간담회’를 열고 디지털성범죄특별법을 만들거나 현행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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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임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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