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화학 해외사업장 코로나19 영향권 계속이번주 그룹 경영진 위기대응 긴급 전략 회의 내달 국내 현장 둘러볼 계획···2분기 실적 충격 대비
구 회장은 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구 회장은 다음달부터 사업장을 둘러볼 예정이다.
30일 LG그룹에 따르면 구 회장은 이번주 권영수 부회장, 하현회 부회장, 차석용 부회장, 신학철 부회장, 권봉석 사장 등 그룹 내 핵심 경영진과 사업부문별 경영현황 및 위기대응 전략을 점검하는 회의를 가질 계획이다.
이달 들어 해외공장 가동 중단이 잇따르면서 그룹 내에선 글로벌 판매 감소 및 경기침체 장기화에 대비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2분기 본격화할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대비하는 차원도 있다.
구 회장은 지난달 코로나19 확산 이후로 글로벌 사업장 가동현황 등에 관해 지속적으로 보고를 받고 있는 알려졌다. 조만간 창원(가전), 구미(TV), 파주(디스플레이), 인천(자동차부품) 등 지방 사업장을 둘러보는 현장 경영에도 나설 예정이다.
LG는 현재 각 계열사별로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 및 장기화에 대비해 컨티전시 플랜 수립 등을 통한 비상대응체계를 가동 중이다.
LG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더 장기화 할 경우 공급 차질 및 수요 둔화에 따른 시나리오별 공급망, 생산·판매 등의 대응 전략을 선제적으로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 회장은 지난 27일 지주사 ㈜LG 주주총회 인사말에서 “모든 어려움에도 기회가 있다”며 “위기 이후의 성장을 준비토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업포트폴리오 고도화와 성장동력의 발굴·육성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며 기업 가치를 높이겠다”며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면서 흔들림 없이 고객 가치를 최우선에 두고 멈춤 없는 도전을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전세계 코로나19 확진자는 70만명을 넘어섰다. 미국은 뒤늦게 감염자가 급증하면서 13만명을 돌파했고 유럽에선 10만명을 넘어선 이탈리아를 비롯해 독일, 스페인, 영국, 프랑스 등 서유럽 국가 감염 피해가 큰 상황이다.
사태 악화로 인해 LG전자는 다음달 중순까지 유럽, 인도, 북미, 중남미 등 주요 지역 공장들이 일시 휴업을 확정했다. 추후 공장 운영 방안은 각 국가별 지침에 따라야 해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미국 테네시 세탁기 공장은 내달 12일까지 2주간 운영을 중단한다. 미국 완성차 업체들이 지난 20일부터 4월 중순까지 일제히 휴업에 돌입하면서 자동차 전장부품을 공급하는 LG전자 디트로이트 공장도 내달 13일까지 문을 닫는다.
중남미 지역도 영향권에 들어갔다. 중남미 최대 사업장인 브라질의 마니우스 TV공장은 현지 정부의 운영 중단 요청에 닷새간 가동을 중단한다.
인도 노이다 공장과 푸네 공장에서도 내달 14일까지 가전과 TV 공장이 멈췄다. 다만 인도 정부가 가동 중단을 연장하면 셧다운 기간이 길어질 가능성은 남아있다. 유럽 지역은 가전과 TV를 만드는 러시아 루자 공장이 내달 5일까지 1주간 멈췄다.
LG전자가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쪽은 오프라인 매장 휴업이 장기화할 경우 대비책 마련이다. 가전은 자동차와 달리 공장이 일시 중단한다고 해도 유통 재고로 충분히 이겨낼 수 있으나,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 휴업에 나서는 매장이 늘고 있는 만큼 오프라인 유통망 관리에 더 집중하고 온라인 마케팅 강화 방안을 찾고 있다.
LG화학은 신학철 부회장을 위원장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각종 경영리스크를 최소화하는데 최우선을 두고 있다.
LG화학은 삼성SDI와 협력 중인 독일 BMW를 제외한 대부분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에 전기차 배터리를 납품하고 있다.
미국에선 미시간주 홀랜드 전기차 배터리 공장 가동을 다음주 13일까지 3주간 중단에 들어간 상태다. 동유럽 폴란드 공장은 정상 운영되고 있다. 폴란드 내 확진자 수가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적고 공장 직원 중 감염자 발생 사례가 없었기 때문이다.
LG화학은 단기적인 공장 운영 중단은 사업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으로 파악했다. 배터리는 수주한 계약 물량을 기간에 맞춰 공급하기 때문에 2~3주 생산을 못해도 코로나19 이후 물량을 많이 공급하면 된다.
LG화학 관계자는 “완성차 제조사에 공급 물량을 계약하기 때문에 단기적인 공장 셧다운 영향이 크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만일 사태가 장기화한다면 약속된 물량을 고객사가 못 가져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LG는 1분기 사업이 마무리되면 4월초 예상 잠정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계열사별로 사업 환경이 다르니까 상황은 똑같을 순 없겠지만, 크게 봤을 때 현재 호재는 없고 코로나19 영향에 (실적) 부담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lennon@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