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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사주세요” 회장 특명···롯데 임원진 총출동

“자사주 사주세요” 회장 특명···롯데 임원진 총출동

등록 2020.03.30 16:37

수정 2020.03.31 07:35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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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이 추락하는 주가 방어 나선 롯데지주·롯데쇼핑임원 평균 매입 규모 300만원대 불과···’억지 참여’ 지적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롯데지주와 롯데쇼핑의 주가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중국, 일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여러가지 악재들이 몰아닥치며 바닥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다. 이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경영진들을 모아놓고 특명을 내렸다. “자사주를 매입하자.” 끝없이 추락하는 주가 방어를 위해 롯데 임원진들이 나서서 주주들의 손실을 최소화 하자는 의미였다.

가장 먼저 신 회장이 사재를 털어 10억원어치 자사주를 매입했다. 이후 롯데지주와 쇼핑 임원진들도 줄줄이 자사주 매입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임원진들의 자사주 매입 규모는 그야말로 ‘미미’했다. 주력 계열사인 롯데쇼핑 강희태 대표는 140주를 사는 데 그쳤고, 다른 사업부장들도 수십주를 매입했다. 이 때문에 롯데가 상당수 임원진을 보유하고도 자사주 매입 규모가 너무 작아 주가 방어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 회장을 비롯한 롯데지주 임원 29인은 지난 20일 롯데지주 보통주 총 5만5253주를 장내 매수했다. 매입 규모는 약 11억6368만원 수준이다.

이 중 대부분의 지분은 신 회장이 사들인 것이다. 신 회장은 4만7400주를 주당 2만1052원에 매입했다. 이는 9억9786만원 규모로 신 회장이 지난해 롯데지주에서 받은 연봉의 절반 정도에 해당한다.

신 회장과 함께 롯데지주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황각규·송용덕 부회장도 각각 300주(635만원), 1000주(2150만원)를 사들였다. 민형기 컴플라이언스위원장(343주), 윤종민 경영전략실장 사장(1000주) 등도 지분 매입에 동참했다. 황 부회장은 지난달 1억원 어치의 롯데지주 보통주를 매입한 바 있다.

롯데쇼핑 임원들 역시 지난 24일 일제히 자사주를 장내에서 사들였다. 강희태 롯데그룹 유통BU장 겸 롯데쇼핑 대표는 869만원을 들여 총 140주를 매수했고 문형표 롯데마트 대표(63주, 390만원)와 황범석 롯데백화점 대표(100주, 598만원), 남창희 롯데슈퍼 대표(44주, 275만원), 홍성로 롭스 대표(44주, 277만원) 등 각 사업부의 사업부장들도 주식을 샀다. 30일 오후 12시까지 공시된 내용을 살펴보면 롯데쇼핑 임원 59명이 자사주 매입에 동참했고 이후에도 30명 이상의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 공시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롯데 측은 “주주가치 제고 및 책임경영 강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지주와 롯데쇼핑의 주가가 최근 대내외 여건 악화로 크게 약세를 보이면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지주의 주가는 지난 1월 20일 4만2800원이었으나, 임원들이 일제히 주식을 매입한 지난 20일 종가는 2만1400원으로 정확히 반토막 났다. 롯데쇼핑의 주가 역시 지난 1월 20일 14만4000원이었으나 임원들의 주식 매입이 이뤄진 지난 24일 종가는 6만2000원 수준에 머물렀다.

이번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에는 신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가 방어에 전 임원들이 동참하도록 지시가 내려왔으며 직급별 매입 규모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제공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신 회장이 10억원 가까운 ‘통큰’ 결정을 한 것에 비해 다른 임원들의 매입 규모가 미미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신 회장을 제외하고 30일 오후 12시까지 매입 내역을 공시한 약 87명의 임원들의 평균 매입 규모는 361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온라인 증권 게시판에서도 이에 대한 불만이 담긴 게시물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임원진들의 자사주 매입규모를 보면 앞으로 더 떨어질 것을 우려해 최소 규모만 억지로 매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모습은 오히려 주주들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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