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인수·정상화 자금 눈덩이HDC 개발사업용 추가자금도 필요정경구 CFO HDC현산 대표로 기용위기 선제조치···산은과도 추가협상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사태로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물론 회사 정상화를 위한 추가 자금 투입이 얼마까지 불어날지 모르는 데다 기존 HDC현대산업개발이 추진중인 대규모 개발사업에도 추가자금이 예고되며 전방위적인 선제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룹 주력사인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에 그룹 재무통인 정경구 CFO(최고 재무책임자)를 앞세운게 대표적이다.
정 대표는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출신으로 2008년 HDC현대산업개발에 입사해 2017년 HDC자산운용 대표이사를 지냈다. 2018년부터 HDC현대산업개발 CFO로서 경영기획본부장 역할을 수행해 왔다.
무엇보다 업계에서는 올해 대표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김대철 부회장의 연임이 유력할 것으로 봤다. 그러나 정 회장의 최종 선택은 그렇지 않았다.
그의 복심으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주도한 데다 그룹 내부를 훤히 꿰뚫고 있는 정 신임 대표가 위기경영에는 더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정 대표는 그룹 위기 경영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사태라는 돌발 암초를 맞이하며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에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지면서 그의 주도하에 비상 경영체제가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룹 살림꾼으로 알려진 그가 내부적으로 경비 지출 등 불요불급한 예산 집행을 사실상 올스톱하며 유동성 위기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아시아나 인수 자금 마련도 그의 몫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에 유상증자 4000억원, 회사채(공모) 3000억원 등 총 2조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세부적으로 3000억원은 회사채, 8000억은 인수금융을 통해 인수 대금을 치를 예정이다. 외부조달에 따른 금융비도 감내해야 한다.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정몽규 회장으로서는 정경구 CFO 대표이사 카드가 절실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달 아시아나항공 유상증자 납기일을 무기한 연기한 것도 위기경영의 일환으로 보여진다. 아시아나항공측과 HDC측은 4월말 계약완료라는 당초 계획에 변함 없다라는 입장이지만, 시장에선 의구심을 품고 있다.
코로나19사태로 아시아나항공 가치가 급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몽구 회장으로서는 매각 조건을 그대로 수용할 경우 HDC현산뿐 아니라 그룹 자체가 뿌리채 뽑힐 수 있는 것으로 봤다는 것.
실제 아시아나항공은 올해만 주가가 30%이상 빠지고, 올 적자 규모가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등 승자의 저주가 확실시된다는 의견이 높다.
아무리 숙원사업으로 모빌리티 그룹을 꿈꾸는 정 회장이더라도 자신이 일군 그룹을 모두 날리면서까지 아시아나항공을 손에 쥘 수는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그가 위기경영 차원에서 일단 유증증자 납입일을 뒤로 미루는 등 속도조절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그래서 나온다.
자체 현금도 적지 않게 필요한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자금 뿐만아니라 대규모 복합개발 사업에 투입해야 하는 자금도 만만치 않은 수준이다.
지난 2017년 10월 민간사업자로 선정된 동북권 최대 조 단위 프로젝트인 광운대 역세권개발의 경우 그간 지지부진하던 사업이 최근 탄력을 받으면서 내년 착공이 확실시되고 있다.
주간 사업자인 HDC현대산업개발로서는 추가 자금 투입이 예상되고 있는 셈. 이외에도 △용산역 전면 공원 지하 개발 사업 △광주 작동 물류센터 개발사업 △파주 서패동 도시개발 프로젝트 △용산 철도병원 부지 개발 등 대규모 복합 개발사업에 써야할 돈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HDC그룹이 현금을 대량 보유하고 있는 건 맞지만, 앞으로 지출해야할 돈이 더 어마어마하다. 그룹 상황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정몽규 회장으로서는 비상경영 체제 가동이 절실할 것이다. 예기치 못한 코로나19사태로 아시아나항공 인수까지 험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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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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