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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퇴진 1년···아시아나·라임 논란에 ‘불편한 말년’

박삼구 퇴진 1년···아시아나·라임 논란에 ‘불편한 말년’

등록 2020.04.07 11:19

수정 2020.04.07 11:28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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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3월 말 경영부실 책임지고 전격 용퇴아시아나 경영난에 HDC현산 인수 완주 불투명계열사들, 라임에 보은성 투자···자금동원 의혹도박 전 회장, 금호산업 고문역···일각선 책임론 제기

박삼구 퇴진 1년···아시아나·라임 논란에 ‘불편한 말년’ 기사의 사진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용퇴한지 1년이 흘렀다. 하지만 퇴진 후 삶은 여전히 시끄럽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전은 9부 능선을 넘지 못하고 있고, 그룹 계열사들은 ‘라임사태’에 휘말렸다. 박 전 회장이 지주사 금호산업 고문을 맡아온 만큼,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박 전 회장은 지난해 3월28일 아시아나항공 감사보고서 사태에 책임을 지고 그룹 회장직은 물론, 전 계열사 사내이사에서 물러났다. 당시 삼일회계법인은 아시아나항공 2018년도 재무제표 감사 과정 중 이례적으로 감사의견 ‘한정’을 제시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심각한 재무 부실이 수면 위로 부상한 것이다.

박 전 회장은 자신의 경영권과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정상화를 맞바꾼다는 고육지책을 내놨다. KDB산업은행 등 주채권은행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려면 자신의 퇴진 말고는 별다른 대안이 없다고 판단했다.

그룹은 채권단이 5000억원을 신규 지원하면 3년 안에 경영정상화를 이뤄내겠다고 했다. 하지만 채권단은 이 자구안의 실현 가능성이 낮다며 거절했다. 결국 그룹은 31년 만에 아시아나항공 매각이라는 결단을 내렸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작업은 주간사 선정과 매각 공고, 예비입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까지 순탄하게 진행됐다. 최종 입찰가를 놓고 잡음이 불거지기도 했지만, 그룹은 지난해 말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불거진 일본 여행 보이콧 등 대내외 악재와 올 초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매각전 변수로 부상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영업 악화로 사상 최악의 적자를 기록했고, 부채비율은 연결 기준 1400%로 전년 대비 2배 급등했다.

특히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아시아나항공 경영난은 더욱 가중됐다. 인력의 절반만 운영하고 무급휴직을 실시하는 등 자발적인 비용절감 중이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 증권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1분기 9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시장에서는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포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SPA를 체결할 당시보다 항공업황과 매물의 재무상태가 악화됐다는 이유에서다. HDC현산이 인수를 강행하더라도 완료 시기를 예단할 수 없는 실정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국내 기업결합을 승인했지만, 코로나19로 해외 심사가 늦춰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전이 막판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그룹 경영정상화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매각대금을 받아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새 회장을 선임해 재기하겠다는 계획은 일시 중단됐다. 그룹은 박 전 회장 퇴진 이후 비상 경영위원회 체제로 돌입했지만, 사실상 ‘총수 공백’ 사태를 막지 못했다.

더욱이 그룹 계열사들이 라임펀드에 투자했고, 일부는 손실을 본 사실이 밝혀지면서 박 전 회장이 소환됐다.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아시아나IDT 등은 지난해 라임자산운용에 약 700억원 가량을 투자한 것으로 파악됐다.

계열사들의 투자 시점은 라임자산운용이 금호고속 인수금융 펀드를 청산한 시기와 맞물린다. 라임은 2016년 박 전 회장이 금호고속 지분을 인수할 당시 필요한 자금 4000억원 중 740억원을 인수금융으로 지원했고, 2018년 2월 청산했다.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의 유동성 리스크가 극에 달하던 시기에 펀드 투자를 단행한 만큼, 금호고속을 되찾도록 도와준 라임에 대한 ‘보은성’ 투자라는 시각이다.

에어부산을 제외한 대부분의 계열사는 지난해 상반기 수익을 내고 환매했지만, 에어부산은 재투자를 했다. 이후 지난해 10월 라임의 펀드 환매가 중된되면서 170억원이 넘는 손실을 본 상태다.

또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자회사로부터 우회적으로 자금 지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 과정에서 라임이 중간다리 역할을 했다는 지적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3월 영구채를 발행했다. 라임과 에어부산, 아시아나IDT는 이 영구채에 약 600억원을 투자한 헤지펀드에 자금을 출자했다.

그룹은 “정상적인 투자 활동”이라는 입장이지만, 박 전 회장이 경영권을 유지하던 시기이기 때문에 그가 관여했을 것이란 의견이 대체적이다.

한편에서는 박 전 회장이 지난해 금호산업 고문역으로 월급을 받아온 만큼, 그룹의 총체적 경영실패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꼬집는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매각 주체일뿐 아니라 그룹 경영 전반으로 영향력이 닿는다.

박 전 회장이 2018년 금호산업에서 받은 총급여는 7억5000만원으로, 월급여는 6250만원이다. 단순 계산으로 박 전 회장의 작년 급여는 3개월치 1억8750만원이다. 하지만 박 전 회장은 고문으로 활동하며 전년과 비슷한 6억6300만원을 받았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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