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항공사 줄도산 공포운항중단 속출, 무급휴직·임금반납 등 긴축경영일본 보이콧에 이미 재무악화···경영난 심각단계HDC현산 유증으로 자금 마련···발행가액 예상 하회건설업 침체·인수社 채무 떠안아야···신용등급 초비상
2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다음달부터 인력의 50%만 운영하고, 임원들은 급여의 총 60% 반납하는 등 긴축경영에 돌입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국제선 여객 노선이 공급좌석 기준 85% 축소됐고, 4월 예약률은 90% 줄었다.
아시아나항공 계열 저비용항공사(LCC)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더욱 심각하다. 에어부산은 국제선 전 노선 운항이 멈췄고 국내선 6개 노선 중 절반만 유지 중이다. 에어서울은 3월에 전 노선 운항을 중단했고, 4월 말께나 비행기를 띄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각각 임원 급여 반납, 직원 무급휴직 등으로 비용절감에 나서고 있다. 휴직 비율은 에어부산이 70%, 에어서울이 90%로 파악됐다.
문제는 이 같은 위기가 비단 국내 항공시장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국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진압되더라도, 글로벌 확산 속도와 지역 등에 따라 ‘완전 셧다운’ 가능성이 열려있다.
해외에서는 운항 중단 속출과 여객수요 급감으로 도산하는 항공사가 속출하는 지경이다. 항공컨설팅 업체 CAPA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5월 말 국제 항공사 대부분이 연쇄 파산하고, 선별적 지원에 따른 주력 항공사만 살아남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 6개사 등은 지난해 시작된 일본 보이콧 운동으로 일제히 적자를 기록했다. 코로나19 리스크가 맞물리면서 경영난은 심각단계에 이르렀다. 신규 먹거리 창줄을 위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결정한 HDC현산의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인수계약 후 ‘신의 한수’라고 치켜세우던 시장에서는 반년도 채 지나지 않아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1387%로, 전년 649%보다 크게 확대됐다. 항공기 운용리스가 부채로 인식한 탓도 있지만, 영업환경 악화가 절대적인 영향을 끼쳤다. 순차입금 비율은 273.5%에서 794.8%로 늘었다. 순차입금 비율이 높을수록 재무안정성은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가 더욱 악화됐다는 지표다.
에어부산은 지난해 부채비율 812%로, 90%대에 머물던 2018년 대비 약 10배 급증했다. 무차입경영을 유지하던 에어부산은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회사채를 발행했다. 순차입금과 순차입금 비율은 4503억원, 416.6%다.
비상장사인 에어서울은 지난해 91억원의 당기손실을 기록하며 완전 자본잠식에 빠졌다. 이 기간 부채는 3732억원, 자본은 29억원 적자로 나타났다.
HDC현산은 인수대금으로는 총 2조5000억원을 제시했다. 금호산업이 보유한 구주를 3228억원에 넘겨받고, 나머지 2조1772억원은 신주 발행(유상증자)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대금 납부를 위해 보유현금 5000억원, 유상증자 4000억원, 공모 회사채 3000억원, 기타 자금조달 8000억원 등의 자금을 마련한다는 구상도 밝혔다.
우선 지난 1월 유상증자를 결의하며 1주당 발행가액으로 1만8150원, 총 3987억원이 모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지난 2일 발행가액이 예상보다 낮은 1만4600원으로 확정되면서 3207억원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지난달에는 사모사채 1700억원을 발행했다.
현재까지 마련한 인수대금은 5000억원을 하회한다. 기존 현금 8000억원을 고려하더라도, 7000억원 가량의 자금이 부족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HDC현산은 추가 자금 조달 방안으로 3000억 규모의 공모채 발행과 은행권과의 인수금융 등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항공뿐 아니라 부동산 경기 침체가 악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금 확보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HDC현산의 현재 신용등급은 A+지만 차입금이 증가하면 신용평가는 부정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아시아나항공(BBB-)은 하향검토 대상이 아니지만, 신용평가사들의 ‘주의’ 명단에 올라있다.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들의 막대한 채무를 떠안아야 한다는 점도 HDC현산의 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요인이다. 아시아나항공은 당장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규모는 1조1700억원이다. 에어서울은 완전 자본잠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면허 취소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더욱이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들은 버는 돈보다 까먹는 돈이 더 많은 상태다. 시간이 흐를수록 재무 리스크는 확대될 예정이다. HDC현산은 인수 회사들의 정상화를 위해 계속해서 현금을 밀어넣어야 하는 만큼, 유동성 악화가 우려된다.
업계에서는 HDC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절차가 당초 계획보다 연기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본계약과 대금 납부일은 4월 30일이다. 하지만 유상증자 진행 상황 등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는 점을 사전에 밝힌 만큼, 본계약 체결을 미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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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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