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푸르덴셜파이낸셜, 인수 우협에 KB금융 선정실사 없이 바로 주식매매계약 체결·자회사 편입KB금융 생보사 자산 30조원대···업계 9위 ‘점프’‘900억원대 차이’ 신한금융과 순이익 경쟁 격화인위적 구조조정 지양 천명···실무협의회 곧 구성
KB금융지주는 10일 미국 푸르덴셜파이낸셜이 KB금융을 푸르덴셜생명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함에 따라 이사회를 열고 푸르덴셜생명보험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 체결과 자회사 편입승인 안건을 원안대로 결의했다.
KB금융은 푸르덴셜파이낸셜 측과 실사와 추가 가격협상 등 통상적으로 시행하는 협상 과정을 건너뛰고 락 박스(Locked box) 방식으로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락 박스 방식은 특정 시점을 기준으로 결정한 기업가치 평가액을 기준으로 매매대금을 미리 정하고 불가피한 사외 가치 유출이 발생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매매대금의 조정을 허용하지 않는 유럽형 거래 방식이다.
이에 따라 KB금융 측이 지급하기로 한 인수대금은 기초 매매대금 2조2650억원과 이자 750억원을 합해 2조3400억원이다. 이자는 지분매매 거래종결일까지 합의된 지분 가치의 상승분이다. KB금융의 푸르덴셜생명 지분 인수 금액은 주가순자산비율(PBR) 0.78배 수준이다.
다만 매매대금에는 거래종결일까지 주주 배당 등으로 유출되는 금액 등이 반영되기에 실제 최종적으로 결제되는 매매대금은 더 낮은 금액으로 확정될 예정이다.
KB금융 측은 “KB손보와 KB증권 인수 경험을 가진 M&A 딜 팀은 물론 KB생명과 KB손해보험의 전문가, 외부 계리자문사와 함께 공동 작업을 통해 최근 시장환경 변화에 따른 영향을 고려해 보수적 시각에서 푸르덴셜생명의 가치를 세밀하게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수전 성공으로 KB금융은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한층 더 두텁게 강화하게 됐다. 그동안 KB금융은 비은행 사업군 중에서 유독 생보 사업에서 취약점을 드러낸 바 있다. 인수·합병(M&A)을 통해 증권과 손보 등 다른 비은행 사업은 키워온 것과 상반된 모습이었다.
현재 KB금융의 생보 자회사인 KB생명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총자산 10조0536억원 규모의 소형사다. 그러나 이번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통해 KB금융의 생보 관련 자산은 30조8669억원으로 늘어나며 업계 10위권 안(9위)에 들게 됐다.
업계 9위의 생보사를 품게 된 KB금융은 이제 신한금융지주와의 리딩뱅크 경쟁에서 다시 우세를 점유할 기반을 닦았다는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3조311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던 KB금융은 3조4035억원의 순이익을 낸 신한금융에 917억원 뒤진 순이익 순위 2위를 기록했다. 2018년보다 이익 격차를 소폭 줄이기는 했으나 2년 연속으로 리딩뱅크 경쟁에서 분루를 삼켜야 했다.
그러나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통해 이 격차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B금융은 지난 2016년까지만 해도 신한금융에 6000억원 이상 순이익 규모가 뒤졌지만 KB증권과 KB손해보험의 인수 후 자회사 편입으로 2017년 순이익 순위 역전을 이룬 전례가 있다.
푸르덴셜생명의 지난해 순이익은 1464억원이다. 지난해 실적 기준으로 푸르덴셜생명 순이익이 KB금융 순이익에 단순 반영된다면 두 금융지주의 순이익 순위는 뒤집힐 수 있다. 결국 앞으로 두 금융지주가 펼칠 경영 전략에 따라 1·2위 구도가 바뀔 수 있게 됐다.
한편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 직원이 포함된 실무협의회를 구성해 인수 이후 조직안정과 시너지 강화 방안, 전산개발 등 주요 과제를 선정하고 이를 차근히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KB금융 관계자는 “푸르덴셜생명 인수 후에도 인위적 구조조정은 지양할 계획”이라며 “생보업계 내에서 우수한 경쟁력을 확보한 푸르덴셜생명 본사 직원들과 설계사들의 역량을 존중하며 KB금융의 축적된 금융업 노하우를 공유해 공동의 발전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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