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사·2차 협상 없이 주식매매계약 체결할 듯KB금융 생보 자산 30조원대···업계 9위 ‘점프’‘900억원대 차이’ 신한금융과 순익 경쟁 격화
10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 인수대금으로 약 2조3000억원을 써내 미국 푸르덴셜파이낸셜로부터 푸르덴셜생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에는 KB금융 외에도 한앤컴퍼니, IMM 프라이빗 에쿼티, MBK파트너스 등이 참전했다.
KB금융은 실사와 추가 가격협상 등 통상적으로 시행하는 협상 과정을 건너뛰고 바로 미국 푸르덴셜파이낸셜 측과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은 자금력에서 경쟁자인 사모펀드들을 앞서면서 푸르덴셜생명이라는 대어를 낚게 됐다. 그동안 시장 안팎에서는 푸르덴셜생명 지분 가치로 약 2조원 정도를 전망했는데 KB금융 측이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가격을 제시하면서 손쉽게 푸르덴셜생명을 품게 됐다.
이번 인수전 성공으로 KB금융은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한층 더 두텁게 강화하게 됐다. 그동안 KB금융은 비은행 사업군 중에서 유독 생보 사업에서 취약점을 드러낸 바 있다. 인수·합병(M&A)을 통해 증권과 손보 등 다른 비은행 사업은 키워온 것과 상반된 모습이었다.
현재 KB금융의 생보 자회사인 KB생명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총자산 10조0536억원 규모의 소형사다. 그러나 이번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통해 KB금융의 생보 관련 자산은 30조8669억원으로 늘어나며 업계 10위권 안(9위)에 들게 됐다.
업계 9위의 생보사를 품게 된 KB금융은 이제 신한금융지주와의 리딩뱅크 경쟁에서 다시 우세를 점유할 기반을 닦았다는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3조311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던 KB금융은 3조4035억원의 순이익을 낸 신한금융에 917억원 뒤진 순이익 순위 2위를 기록했다. 2018년보다 이익 격차를 소폭 줄이기는 했으나 2년 연속으로 리딩뱅크 경쟁에서 분루를 삼켜야 했다.
그러나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통해 이 격차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B금융은 지난 2016년까지만 해도 신한금융에 6000억원 이상 순이익 규모가 뒤졌지만 KB증권과 KB손해보험의 인수 후 자회사 편입으로 2017년 순이익 순위 역전을 이룬 전례가 있다.
푸르덴셜생명의 지난해 순이익은 1464억원이다. 지난해 실적 기준으로 푸르덴셜생명 순이익이 KB금융 순이익에 단순 반영된다면 두 금융지주의 순이익 순위는 뒤집힐 수 있다. 결국 앞으로 두 금융지주가 펼칠 경영 전략에 따라 1·2위 구도가 바뀔 수 있게 됐다.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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