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딸 박세진, 항공 매각 후 회사 떠나야호텔경영·요식업 특화···마땅한 옮길자리 없어박찬구 딸 박주형, 다음달 임원인사서 승진 관측지분율 꾸준히 확대···부친 지지 힘입어 승계 순조
16일 재계 등에 따르면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장녀인 박세진 상무는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절차가 완료되면 금호리조트를 떠날 것으로 관측된다.
금호리조트 지분은 금호티앤아이 48.8%, 아시아나IDT 26.6%, 아시아나에어포트 14.6%, 아시아나세이버 10.0%씩 들고 있다. 금호리조트 최대주주인 금호티앤아이는 아시아나IDT 37.3%, 아시아나에어포트 22.4%, 금호산업 18.7%, 아시아나세이버 14.9% 등으로 구성된다.
금호리조트는 계열사간 지분구조가 복잡하게 얽혀있지만, 아시아나항공 손자회사격으로 분류된다. 이 회사는 아시아나항공과 6개 자회사 ‘통매각’ 원칙에 따라 새 주인을 맞게 된다. 이에 따라 오너일가인 박세진 상무의 거취는 불투명한 상태다.
올해 43세(1978년생)인 박세진 상무는 이화여대 소비자인간발달학과를 졸업했다. 요리·호텔 경영 전문학교 르코르동블루 도쿄와 런던에서 공부했고 일본 동경관광전문학교 음료서비스학과와 핫토리영양전문학교를 졸업한 후 일본 상지대학교 대학원에서 글로벌사회전공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또 2002~2005년까지 3년간 일본 ANA 호텔 도쿄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다.
박세진 상무는 2018년 금호리조트 경영관리 담당 상무로 입사하며 그룹에 발을 딛었지만, 이렇다 할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금호리조트는 지난해 매출 757억원, 영업손실 3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할 때 매출은 16.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박세진 상무는 현재 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금호고속 지분 1.7%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금호고속 주식 600주를 새로 취득하며 그룹 경영에 계속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간접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박세진 상무가 이동할 만한 마땅한 자리가 없다는 게 재계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아시아나항공 매각 이후 금호고속(금호홀딩스)과 금호산업으로 축소된다. 박세진 상무가 호텔경영과 요식업에 특화된 만큼, 운송업과 건설업에서 맡을 수 있는 역할이 제한된다는 분석이다.
반면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 장녀인 박주형 상무는 탄탄한 입지를 굳힌 상태다. 특히 다음달 중 실시하는 금호석유화학 정기 임원 인사에서 전무 승진 가능성이 거론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올해 41세(1980년생)인 박주형 상무는 이화여대 특수교육과를 졸업한 뒤 2010년 대우인터내셔널에 입사해 관리와 영업 업무를 맡았다.
박주형 상무가 실질적으로 그룹 경영에 참여한 것은 2015년 7월 구매자금부문 담당 임원으로 입사하면서다. 그녀는 2012년 12월 금호석유화학 주식 1만6500주(0.05%)를 취득하며 사실상 금호가 전통인 금녀의 벽을 깼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촌언니 박세진 상무가 2016년 그룹 지분을 처음으로 취득한 시점보다 4년이 빠르다.
금호그룹은 창업주 고(故) 박인천 명예회장의 뜻에 따라 남성에게만 경영권이 대물림됐다. 창업주는 평소 ‘여자는 지분 소유는 물론, 경영참여는 안된다’는 지론을 펼쳤다. 하지만 박찬구 회장은 ‘능력이 있으면 딸도 경영에 참여할 수 있다’며 박주형 상무에게 ‘돈’을 관리하는 요직을 맡겼다.
박주형 상무가 최근 금호석유화학 주식을 잇따라 매입하며 그룹 내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는 점도 그의 전무 승진 가능성을 높인다. 상무 6년차인 박주형 상무는 올 들어 12차례에 걸쳐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사들였다. 신규 취득은 2017년 이후 약 3년 만이다. 박주형 상무는 33억원 가량을 투입해 5만주를 확보했고, 지분율은 0.75%에서 0.89%로 0.14%포인트 늘었다.
고 박정구 전 회장 장남인 박철완 상무(10.00%)나 박찬구 회장 장남인 박준경 상무(7.17%) 보다는 현저하게 낮지만 지분율이 늘었다는 점은 경영에 적극 참여할 의사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박찬구 회장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박주형 상무가 승계 구도의 한 축을 구축하고 있다”면서 “박주형 상무는 오빠들과 비슷한 지분율을 갖출 때까지 주식을 사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sj@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