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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家 첫 여성경영인 박주형 상무, 금호석화 지분 확대

금호家 첫 여성경영인 박주형 상무, 금호석화 지분 확대

등록 2020.01.17 08:15

천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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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형, 금호석유화학 지분 0.08%p↑2년 만에 추가 매집···경영 승계 포석 자금담당 임원으로 부친 박찬구 지지도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금호가(家) 3세 박주형 금호석유화학 상무가 지분 확대에 나서면서 본격적인 세대 교체를 예고하고 있다. 부친 박찬구 회장의 지지에 힘입어 ‘금녀(禁女)’의 벽을 깨고 경영 수업을 착실히 받아온 만큼 경영권 승계를 위한 사전 포석으로 보인다. 나아가 금호가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이 탄생할지 재계의 관심이 쏠린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박주형 금호석유화학 상무는 지난 8~14일 3차례에 걸쳐 금호석유화학 보통주 1만7350주를 장내 매수했다. 취득 자금은 약 13억원이며 보유 목적은 회사 전반에 대한 경영권 확보다. 이로써 박 상무의 금호석유화학 지분율은 종전 0.82%(25만323주)에서 0.88%(26만7673주)로 0.08%포인트 늘어났다. 박 상무의 지분 변화는 2017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박 상무는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딸로 1남 1녀 중 둘째다. 금호가(家) 여성의 그룹 경영 참여는 69년 그룹 역사상 박 상무가 최초다.

금호그룹은 1946년 고(故) 박인천 명예회장 창업 이래 ‘남성상속’의 원칙을 지켜왔다. 딸에게는 계열사 지분 소유도 금기시하며 아들만 경영에 참여하도록 했다. 2002년부터 2008년까지 네 차례에 걸쳐 맺은 형제공동경영합의서에도 이를 적시하고 있다.

그러나 박찬구 회장은 “능력이 있으면 딸도 경영에 참여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그간 관례를 과감히 깼다. 박 상무는 부친의 뜻에 따라 2012년 12월 처음으로 계열사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획득해 금호가 여성 최초로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박 상무는 지속적으로 지분을 늘리며 경영 포복을 넓혀왔다. 지난 2017년 박 회장은 박 상무의 경영 능력에 대해 “두고 보겠다”며 더욱 적극적으로 경영에 참여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박 상무가 금호가 ‘금녀(禁女)의 벽’을 뚫고 경영 수업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15년 7월부터다. 임원인사에서 구매자금담당 상무로 신규 선임되면서 금호석유화학에 첫 발을 내딛었다. 입사 당시 지분율은 0.54%(18만2187주) 수준에 그쳤다.

이듬해 1월부터는 주요 계열사인 금호피앤비화학 자금담당 임원도 맡고 있다. 재계 안팎에서는 박 상무의 행보가 이례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경영 능력을 인정받을 경우 그룹 내 영향력은 대폭 확대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렸다.

금호석유화학에서는 사촌지간인 오너가 3세 3명이 경영 일선에 참여하고 있다. 박 상무를 비롯해 박 회장의 장남 박준경 상무와 고(故)박정구 회장의 장남 박철완 상무다. 지분율로 따져보면 박철완 상무가 10.00%로 최대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박준경 상무(7.17%), 박주형 상무(0.88%) 순이다.

현재로선 후계 구도의 윤곽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은 상황이지만, 박 상무의 지분 확대는 경영권 승계를 위한 초석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박 상무는 금호석유화학과 금호피앤비화학 자금부문을 관할하며 경영 수업을 착실히 밟아오고 있다. 지분 보유 목적을 “회사 전반에 대한 경영권 확보 및 행사”로 밝힌 점도 이 같은 정황을 뒷받침 하는 근거가 되고 있다.

한편 금호가 여성 중에서 두 번째로 그룹 경영 참여에 나선 인물은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딸 박세진 상무다. 2018년 7월 금호리조트 경영관리 임원으로 신규 선임돼 본격적으로 경영 일선에 뛰어 들었다. 입사 전까지 경영 경험이 없던 가정주부로 알려지면서 ‘낙하산’ 논란도 제기됐다.

고 박인천 회장의 둘째 딸이자 박 상무의 둘째 고모인 박강자 관장은 금호미술관을 운영 중이나 회사 경영과는 거리가 있다. 셋째 고모인 박현주 상암커뮤니케이션즈 부회장은 금호그룹 계열이 아닌 대상그룹을 경영하고 있다.

뉴스웨이 천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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