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매출 7조원 돌파···롯데마트 앞질러로켓배송 시작 이래 첫 손실 규모 감소규모의 경제로 인한 절감 효과 나타난듯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이 7조1530억원으로 전년 대비 64.3% 증가했다고 14일 감사보고서를 통해 공시했다. 이는 국내 3위 대형마트인 롯데마트(6조3310억원)을 넘어선 것이다.
새벽배송, 당일배송 등 와우배송 지역이 전국으로 확대된 점, 가전과 신선식품 등 주요 카테고리가 빠르게 성장한 점, 고객 수가 꾸준히 늘어난 점이 매출을 견인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쿠팡의 매출액은 로켓배송 도입 후부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오는 중이다. 로켓배송이 도입되기 전 해인 2013년 쿠팡의 매출액은 478억원에 불과했으나 로켓배송을 시작한 2014년 3485억원에 이어 이듬해인 2015년 1조1338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이어 2016년 1조9159억원, 2017년 2조6846억원, 2018년 4조3546억원, 지난해 7조1531억원까지 거의 매년 앞자리를 큰폭으로 갈아치웠다.
쿠팡의 매출액의 전년 대비 성장률도 2014년 629.1%, 2015년 225.3%, 2016년 69.0%, 2017년 40.1%, 2018년 62.2%, 지난해 64.3%로 유통업계에서도 최상위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그 동안 급증하던 영업손실이 축소됐다는 데 의의가 있다. 쿠팡은 그간 매출이 늘어나는 만큼 손실도 증가해왔다. 쿠팡의 영업손실은 로켓배송 도입 이래 2014년 1215억원, 2015년 5471억원, 2016년 5653억원, 2017년 6389억원, 2018년 1조1280억원 등 매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그러나 지난해 영업손실은 7205억원으로 전년보다 36.1%나 줄였다. 매출이 크게 늘어난 데 비해 손실이 줄어들면서 매출 대비 영업손실률도 2018년 25.9%에서 지난해 10.1%로 뚝 떨어졌다.
쿠팡은 로켓배송을 시작하며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지속한 탓에 손실이 급증해왔다. 김범석 대표는 당장의 수익보다는 미래 성장을 위한 시장점유율 확대와 생태계 구성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을 취해왔다. 매년 수천억에서 많게는 1조원 이상 발생하던 적자도 ‘계획된 적자’라고 칭했다. 이는 이익을 우선하기보다는 덩치를 키워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는 것을 우선으로 하는 아마존의 전략과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일각에서는 쿠팡의 손실이 너무 큰 데다 지속되고 있어 자본금을 소진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으나, 쿠팡이 지난해 최대 매출을 또 경신했을 뿐만 아니라 손실도 줄이는 데 성공하면서 김 대표의 전략이 어느 정도 효과를 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물류 인프라 투자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서 규모의 경제 효과를 손실이 감소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이커머스 업계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자들의 소비 방식이 언택트 중심으로 바뀌는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쿠팡은 이미 1분기 거래액이 급증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올해 성장세가 더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쿠팡은 지난 2월 로켓배송 서비스를 제주도까지 확대한 데 이어, 오전 10시까지 신선식품을 주문하면 오후 6시까지 배송하는 ‘로켓프레시 당일 배송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배송 경쟁력 차별화를 이어간다.
전통적인 유통업체들도 온라인 플랫폼 강화에 나서면서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롯데그룹은 이달 말 온라인쇼핑 통합플랫폼 ‘롯데온(ON)’을 선보인다. 롯데온은 백화점·마트·닷컴·슈퍼·롭스·홈쇼핑·하이마트 등 7개 계열사가 각각 운영하던 온라인몰을 하나로 통합한 앱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직접 진두지휘한 ‘디지털 전환’의 역점 사업으로, 이 사업에만 3조원이 투입됐다. 신세계그룹 역시 SSG닷컴(쓱닷컴)의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를 통해 새벽·당일 배송 등의 물류효율화 경쟁력을 더해가고 있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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