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 전 센터장, 리스크 알고도 라임펀드 1조 판매이종필과 대신증권 선후배 관계···‘청와대·회장님’ 언급피해 투자자 “환매 중단 뒤에도 허위사실 유포” 분통
장 전 센터장은 자신이 장으로 있던 대신증권 반포WM센터에서만 1조원 넘는 라임펀드 투자금을 유치했다. 금융감독원은 이 과정에서 장 전 센터장이 라임 펀드의 부실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판매한 혐의를 포착해 검찰에 통보한 상태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2월부터 3월까지 대신증권 본사와 반포WM센터 현장을 검사해 장 전 센터장이 펀드 부실과 유동성 문제를 미리 알고도 판매에 나섰다는 정황을 다수 발견했으며 불법적인 판매 행위가 있었다고 보고 검찰에 통보했다.
대신증권 반포WM센터는 지난 2017년 1월 문을 연 신생 PB(프라이빗뱅커)센터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고급아파트 상가에 자리잡은 이 센터는 설립 초기부터 ‘대한민국 최초의 대체투자전문 센터’임을 강조하며 투자금을 유치했다. 장 전 센터장은 이곳에 센터장으로 발령된 이후 본격적으로 라임 펀드를 팔기 시작했다.
1978년생인 장 전 센터장은 라임사태의 핵심 인물인 이종필 전 부사장과 대신증권 선후배 사이다. 그는 라임 사태의 자금모집책 역할을 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장 전 센터장이 피해 투자자들에게 판매한 라임펀드 규모만 1조원이 넘는다.
장 전 센터장은 라임펀드 환매가 중단된 이후인 지난해 8월에도 9일부터 14일까지 5일에 걸쳐 설명회를 열어 투자자를 모집했다. 해당 설명회에서 장 전 센터장은 수차례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펀드 안정성을 강조하며 환매 보류를 유도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피해 투자자들은 “라임펀드 판매 과정에서 계약서 작성이나 투자성향 분석 등 절차를 전혀 지키지 않았다”며 “라임펀드가 담보 설정, 확정 금리 등 거짓된 내용으로 판매됐다”고 지적했다. 장 전 센터장은 이 상품에 가입해야 두 다리를 뻗고 잘 수 있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장 전 센터장은 라임 사의 ‘청와대 커넥션’ 의혹을 일으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장 전 센터장이 피해 투자자에게 “금감원 출신 청와대 행정관, 유명로펌 고문 변호사가 라임 문제를 다 막았다”고 언급한 녹취록이 공개되며 파문이 일었다.
지난해 12월엔 라임자산운용의 배후 전주로 알려진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을 언급하며 “김 회장이 6000억원의 펀드를 조성하고 라임 및 라임의 자산을 인수할 것”이라며 “(김 회장이)로비할 때 돈을 어마무시하게 쓴다”며 라임펀드의 유동성에 문제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투자자들은 대신증권과 장 전 센터장을 향해 법적 조치에 나섰다. 법무법인 우리는 지난달 투자자 2명을 대리해 대신증권과 장 전 센터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법무법인 우리 측은 “라임 사건 전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조직적이고 전형적인 불법구조를 이해해야 한다”며 이 사건이 전체적으로 폰지사기(돌려막기) 구조와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장 전 센터장은 자금모집책을, 김 회장은 기업사냥꾼을, 장 전 센터장의 녹취록에 등장하는 청와대 전 행정관은 범행 비호세력으로 보고 있다.
김정철 법무법인 우리 변호사는 “장 전 센터장은 라임자산운용에서 어떻게 라임펀드를 운용하는지 잘 알고 있었음에도 고객들에게는 안정성만 강조했고, 위험성은 로또보다 낮다고 하며 적극적으로 투자자들을 속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 전 센터장은 대신증권 본사의 이 사건 가담을 증명하는 핵심 키”라며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이 도주한 상황에서 라임자산운용이 어떤 대상기업에 투자를 했고, 어떤 내부적 관계를 가지고 있는지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검찰도 장 전 센터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라임사태를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조상원)는 라임펀드 판매 과정에서 장 전 센터장이 ‘담보금융 100% 상품’이라는 점을 설명했는지 등 장 전 센터장의 라임 사태 개입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장 전 센터장은 지난해 대신증권에서 메리츠증권으로 자리를 옮겼으나 현재는 퇴사한 상태다.
뉴스웨이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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