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장려금 지원·IT 등 유망분야 교육훈련기회 확대 제언
노동시장 진입단계에 있는 청년들의 경우 이번 코로나19 위기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단기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6일 이런 내용을 담은 ‘청년 고용의 현황 및 정책제언’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요셉 연구위원은 “지난 2월 이후 코로나19 위기의 직접적 영향으로 일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청년 고용이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다”면서 “3월 중순 이후 유럽과 미국 등 전 세계로 감염이 확산한 데 따른 영향은 아직 반영되지 않았으며 2분기 이후 고용 충격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연령별 인구비중을 고려한 청년층 고용률은 2월과 3월 각각 1%포인트, 3%포인트 하락했다. 숙박·음식점업, 예술·스포츠·여가서비스업, 사업시설관리·지원·임대서비스업 등에서 청년 고용률 상승세가 하락세로 급격히 전환했고, 교육서비스업에서도 일시적으로 큰 폭의 하락세가 나타났다.
한 연구위원은 “현재 청년층 고용 상황의 급격한 악화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국내 통제로 인해 대면업종의 서비스 소비가 급격히 감소하고 경기가 위축되며 나타난 현상”이라며 “향후 청년층 고용은 해외의 코로나19 위기와 이에 따른 전 세계적 경기침체로 인해 제조업을 포함한 전산업에서 더욱 위축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해외요인에 의해 주도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유사한 충격을 받는다면 청년층 고용률은 1%포인트, 취업자 수는 10만명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청년 및 30대에서 각각 2009년 1분기와 2분기에 전년동기 대비 2%포인트 이상의 고용 위축이 나타난 바 있다.
보고서는 현재 노동시장 진입단계에 있는 청년들의 경우 미취업 상태가 장기화하면 단기적인 임금손실 외에도 경력 상실로 인한 임금손실이 지속해서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취업한 경우에도 경력 초기의 직장 선택이 제약되는 상황에서는 향후 경력 개발의 저해로 이어지는 등 이번 코로나19 위기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단기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첫 입직이 1년 늦을 경우 같은 연령의 근로자에 비해 첫 입직후 10년 동안의 임금이 연평균 4∼8% 낮아지는 것으로 추정됐다.
불리한 경기 상황을 첫 직장 임금이 10% 낮아질 경우 경력 10년차 이후로도 고졸의 경우 같은 연령의 근로자보다 임금이 10% 이상 낮거나 전문대나 대졸의 경우 전일제 취업률이 1%포인트 이상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한 연구위원은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가 청년층 고용에 미친 부정적 영향은 평생 사라지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10년 이상은 갔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현 경제위기는 직접 대면과 이동 등이 제한되면서 업종별로 이질적인 수요충격이 가해진 상태로, 고용정책의 효과가 기존과 다를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실업급여와 복지제도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을 위한 지원이 매우 중요해졌다고 지적했다.
현재 사회안전망을 확대해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한 방안이 활발히 논의되고 있으나 여전히 미취업 청년은 배제되기 쉬우므로 이에 대한 보완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연구위원은 “현재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업종을 중심으로 신규채용이 활발하게 이뤄지도록 채용장려금과 같은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면서 “원래 사중손실이 큰 정책인데, 위기 시에는 우려가 적고, 실제로 정규직 위주로 일자리를 늘리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취업난이 에상되는 최근 졸업생들의 경우 IT를 비롯한 향후 유망분야의 교육훈련 기회를 확대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코로나19 위기 상황이 장기화하는 경우 큰 폭의 구조적 변화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산업·인력양성 정책의 변화와 함께 교육개혁 등 중징기적 대책도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연구위원은 “보건과 IT 부문의 확대에 대비한 산업과 인력양성 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특히 교육 부문에서 온라인 교육의 내실화, 대학 전공선택의 유연성 제고, 진로교육 강화와 직업교육과 노동시장 간 연계성 강화 등의 개혁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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