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연구 20년···구 회장의 ‘믿을맨’배터리연구소장·전지사업본부 CPO 겸임글로벌 1위 LG화학···차세대 신기술 주목
최근 SNE리서치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LG화학은 올 1분기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에서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4위(2.5GWh)에서 2.2배 가까이 증가한 5.5GWh(점유율 27.1%)를 기록했다.
그간 LG화학 앞에 있던 CATL, 파나소닉, BYD를 전 세계 사용량에서 제친 것이다. LG화학의 배터리를 사용한다고 알려진 테슬라 모델3(중국산), 아우디 E-트론 EV, 르노 조에 등의 판매 호조가 급증세를 이끌었다고 SNE리서치는 분석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LG화학의 배터리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 만큼 김명환 사장이 진두지휘하는 배터리 연구소의 차세대 기술력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LG화학 전기차 관련 사업의 향후 경쟁력은 김 사장 손에 달렸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김 사장은 구광모 회장 뜻에 따라 지난해 11월 연말 인사에서 신설된 전지사업본부 CPO(최고생산책임자)를 맡았다. 이 자리는 배터리 원재료 구매부터 제조까지 전 과정을 총괄하는 자리다.
LG그룹은 1992년 당시 부회장이던 고(故) 구본무 회장이 영국 원자력연구원(AEA)에서 샘플로 구해온 2차 전지를 “연구해 보라”고 제안하면서 이 분야 개발에 착수했다. 이후 2000년에는 자동차용 배터리로도 눈을 돌렸다.
구본무 회장 시절부터 지금까지 LG화학 배터리의 초석을 닦은 인물로 김 사장이 꼽힌다. 김 사장은 1997년 이후 현재까지 20년 넘게 LG화학 배터리 연구소를 이끌고 있다.
김 사장은 서울대 공업화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한국과학기술원(KAIST) 화학공학과(석사)와 미국 애크런대에서 고분자공학과(박사)를 마쳐 이론과 실무에 모두 능통한 전문가로 불린다.
LG화학에 따르면 김 사장은 국내 최초 리튬이온전지 양산으로 배터리 사업 기틀을 마련했다. 차세대 배터리 선행 개발과 시장선점을 비롯해 GM, 포드, 폭스바겐, 다임러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의 프로젝트 수주 확대에도 기여했다.
김 사장의 경험이 쌓이는 동안 LG화학 배터리도 눈에 띄게 성장했다. 현재 배터리 회사 중 유일하게 LG화학만 화학 기반 회사다. 이는 고성능 배터리의 안정적 대량 생산에 유리한 조건이다. 게다가 LG화학은 배터리 회사 중 유일하게 하이브리드에서 순수 전기차까지 생산이 가능하다.
김 사장을 향한 구광모 회장의 신임도 두텁다. 지난해 8월 구 회장이 대전 LG화학 기술연구원을 찾았을 때 김 사장은 직접 ‘3세대 전기차용 배터리’에 관한 설명을 했다.
이때 김 사장은 구 회장에게 한 번 충전으로 500km 이상 주행 가능한 배터리 등 전기차 시대를 설명하고 2020년이면 시장을 주도한다는 계획을 전했다. 이에 구 회장은 인공지능(AI)·자동차 전지·자동차 부품·로봇을 미래 먹거리로 선점하고 이런 모든 기술이 연결돼 연구개발(R&D)에 주력해야 한다는 뜻을 강조하며 힘을 보탰다.
LG화학은 배터리 사업 강화를 위해 지난달 7000억원 규모의 그린론 자금을 조달하기도 했다. 이렇게 확보한 자금은 폴란드 전기차 배터리 공장 증설 등에 쓰일 계획이다. LG화학이 올해 이행할 배터리 분야 시설투자만 약 3조원에 이른다.
LG화학의 배터리 관련 실적도 증가 추세다. 실제 지난달 28일 2020년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2분기 전지부문 매출이 20% 올라갈 것”이라며 “2분기 코로나19로 매출 차질이 1분기보다 커질 것 같지만 전기차 신규 물량이 증가하고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도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초 계획 대비 조금 차질을 보이겠지만 성장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며 “우리는 20~30년 동안 배터리 사업을 진행하면서 기술과 공정 노하우 등을 쌓아왔다”고 강조했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LG화학은 올해 3월 글로벌 완성차 업체인 미국 GM의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인 울티엄에 납품을 확정하고 합작사인 울티엄 셀즈를 설립했다”며 “향후 30GWh 이상의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고 차세대 4성분계 양극재인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를 2022년까지 도입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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