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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家 3형제 에이치솔루션, 몸값 올리고 현금 쌓는다

한화家 3형제 에이치솔루션, 몸값 올리고 현금 쌓는다

등록 2020.06.10 15:17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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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니콜라 1200억 투자, 현재 지분가치 17배 늘어한화에너지 지분 100% 보유···종합화학은 손자회사기업가치 덩달아 상승···한화시스템도 주가부양 총력경영승계 자금창구, ㈜한화 합병 앞서 지분희석 방어 목적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세 아들 회사인 에이치솔루션의 기업가치가 나날이 치솟고 있다. 에이치솔루션은 3세 경영승계 자금을 마련할 핵심 창구다.

10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이 투자한 미국 수소트럭 업체 ‘니콜라’가 지난 4일(현지시각) 나스닥에 상장했다. 상장 첫 날 33.75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9일엔 73.27달러까지 뛰었다. 두 회사의 니콜라 지분가치는 17억5000만달러, 한화 기준 2조원을 돌파했다.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은 2018년 11월 ‘제2의 테슬라’로 불리는 니콜라에 각각 5000만달러, 총 1억달러(1200억원)를 투입했다. 지분율은 6.13%다. 단순 계산으로 투자 1년 6개월 만에 17배에 달하는 수익을 낸 셈이다.

니콜라 상장은 에이치솔루션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 에이치솔루션은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이 각각 50%, 25%, 2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오너가 개인회사지만 ㈜한화(보통주 기준 4.2%)와 한화에너지(100%), 한화시스템(13.41%) 등 계열사 주식을 보유하며 지배구조 상단에 자리잡고 있다. 실질적 지주회사인 ㈜한화와 함께 또다른 지주사 역할을 맡고 있는 것. 한화에너지를 최대주주로 둔 한화종합화학은 에이치솔루션의 손자회사다.

에이치솔루션의 몸값은 니콜라 상장을 기점으로 대폭 상승할 전망이다. 특히 한화종합화학은 연내, 늦어도 내년께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한다. 장부가액 기준 회사가치는 1조5000억원 규모다. 니콜라가 흥행하면서 에이치솔루션에 대한 평가도 높아지게 된다.

한화시스템은 신기술 확보 등으로 주가부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에어택시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PAV(개인용 비행체) 전문기술 보유기업 오버에어에 300억원을 투자했다. 이달 초에는 영국 위성통신 안테나 기술 벤처회사 페이저솔루션을 인수했다. 안테나 관련 시장은 향후 6년내 50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한화시스템은 최대주주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48.99%)와 2대주주 에이치솔루션의 지분관계가 얽혀있다. 교통정리를 위해서는 에이치솔루션이 한화시스템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지분 정리는 보호예수 기간이 종료되는 2021년 5월 이후로 예상된다. 에이치솔루션이 최대한 많은 매각 대금을 쥐기 위해서는 한화시스템의 경쟁력 극대화가 시급하다.

전날 기준 한화시스템 종가는 9800원으로, 에이치솔루션의 지분가치는 약 1450억원 수준에 그친다. 경쟁종목으로 꼽히는 LIG넥스원이 주당 3만원대로 형성돼 있다. 한화시스템 주가가 이 수준에 도달한다면 에이치솔루션은 약 4500억원의 현금을 쥘 수 있게 된다.

재계에서는 한화그룹이 불완전한 지배구조를 재편하기 위해선 ㈜한화나 에이치솔루션이 합병하거나, 한 곳을 청산해야 한다고 본다.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방안은 ㈜한화가 에이치솔루션을 흡수하는 방안이다.

에이치솔루션이 꾸준히 자산 규모를 늘리는 배경도 이와 연관이 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에이치솔루션의 자산 규모는 4조6974억원으로, 전년 3조8337억원보다 1조원 가량 늘었다. 현금도 두둑히 쌓이고 있다. 현금및현금성 자산은 16% 증가한 269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익잉여금은 1조4464억원으로, 최근 3년간 연평균 22%씩 성장했다.

㈜한화와 에이치솔루션의 자산 규모 차이는 38배가 넘는다. 2018년 44배와 비교하면 소폭 축소됐지만, 여전히 격차가 크다. 에이치솔루션에 불리한 합병비율이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때문에 에이치솔루션이 지분가치 희석 최소화 방편으로 자회사 상장과 주가부양을 활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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