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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호의 뉴DB’ 속도···창립 반세기 2세 경영 개막

‘김남호의 뉴DB’ 속도···창립 반세기 2세 경영 개막

등록 2020.07.01 13:44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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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륭건설’로 시작해 제조·금융 부문 중심 회사 성장한 때 재계 10위권올라···금융위기 겪으며 몸집 축소2세 김남호 회장, 금융전문가로 신성장동력 발굴 박차

‘김남호의 뉴DB’ 속도···창립 반세기 2세 경영 개막 기사의 사진

재계 서열 39위 DB그룹이 창립 51년만에 2세 경영 체제가 본격화됐다.

김남호 신임 회장이 취임함에 따라 50년 가까이 그룹을 이끌어온 김준기 전 회장의 창업자 시대는 막을 내렸다. 김 회장의 취임으로 DB그룹은 새로운 경영진을 중심으로 세대교체도 급속히 진행될 전망이다.

◆대학생이 직원 둘과 세운 회사, 재계 10권까지 성장=DB그룹은 김준기 전 회장이 1969년 미륭건설을 창업하면서 시작됐다. 고려대 경제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이던 그는 만 24세의 나이로 직원 둘과 함께 건설업에 도전했다.

김 전 회장은 7선 국회의원을 지낸 고 김진만 전 의원의 아들로 정치가 집안에서 사업가의 길을 걸어 그룹을 일궈낸 보기 드문 사례로 꼽힌다. 국내 10대 그룹이 대부분 1930~1940년대 출범한 것과 달리 한 세대 가량 늦은 시기에 창업했으나 한때 재계 10위권 반열에 오를 정도로 키워낸 인물이기도 하다.

DB그룹 성장 발판이 된 것은 1975~1983년 중동에서 벌어들인 외화다. DB그룹은 창업 5년만인 1974년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 해군기지 수주를 따네 약 1600만 달러의 이익을 남겼다.

‘중동신화’를 이뤄낸 DB그룹은 ‘오일머니’를 종잣돈 삼아 제조, 서비스, 금융 3개 분야로 사업다각화에 적극 나섰다. 1983년 만년 적자였던 한국자동차보험(현 DB손해보험)을 인수해 금융업으로 사업 화장에 나섰으며 이후 동부투자금융(현 DB금융투자)와 동부생명(현 DB생명) 등으로 금융업을 확장해나갔다.

1985년에는 부도가 난 일신제강(현 동부제철)을 인수했으며 이어 합금철(DB메탈) 등으로 철강 분야 사업도 확장해나갔다. 1997년에는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 업체인 동부전자(현 DB하이텍)을 세웠으며 2014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사업이 본 궤도에 올랐다.

2013년 재계 13위, 총 자산 17조, 계열사 61곳을 보유했던 DB그룹은 금융위기와 철강 업황 악화에 흔들리며 2015년 동부제철·동부건설, 2016년 동부팜한농을 잇따라 매각하며 몸집이 크게 줄어들었다.

◆김남호·김준기·김주원 계열사 지분 골고루 보유=구조조정을 혹독하게 겪은 DB그룹은 현재 크게 제조서비스부문과 금융부분으로 분류된다. 제조서비스부문 실질적 지주사인 DB Inc.는 DB하이텍과 DB메탈 등을 지배하고 있으며 금융지주사인 DB손해보험은 DB생명, DB금융투자, DB캐피탈 등을 지배하는 구조다.

기존 동부그룹이라는 그룹명을 사용하던 DB그룹은 2017년 8월 현재의 사명인 ‘DB’로 그룹명을 변경했다. 이는 1971년 동부고속운수(현 동부익스프레스)가 처음으로 동부란 사명을 사용한 뒤 46년만이다.

사명 변경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계열분리된 동부건설이 ‘동부’ 브랜드 상표권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동부건설 매각 후 최대주주인 키스톤에코프라임이 브랜드 사용료를 요구하며 DB손해보험부터 차례로 사명변경에 나섰다.

창업자인 김준기 회장은 지난 2017년 9월 기업을 이끈지 48년만에 회장직과 계열사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당시 김 회장은 전 여비서로부터 성추형 혐의로 피소된 상태였다. 현재 김 전 회장은 지난해 3번째 암수술을 받는 등 건강이 좋지 않아 사실상 경영 복귀가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남호 회장은 2000년대 초반부터 그룹 지배구조상 정점에 있는 계열사들의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한 상태다.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김 전 회장과 장녀 김주원씨도 다수 계열사에 지분을 보유 중이다.

김 회장은 DB Inc와 DB손해보험 지분을 각각 16.83%, 9.01%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이 외 DB스탁인베스트(29.09%), DB인베스트(26.49%), DB메탈(22.41%), DB금융투자(0.49%), DB저축은행(0.20%) 등의 지분도 보유하고 있다.

김 전 회장도 여전히 DB Inc 지분 11.20%를 보유 중이며 누나인 김주원씨도 9.19%를 갖고 있다. 이 외 김 전 회장은 DB손해보험(5.94%), DB금융투자(5.00%), DB하이텍(3.60%) 등을, 김주원 씨는 DB손해보험(3.15%), DB하이텍(0.39%), DB스탁인베스트(36.84%), DB저축은행(0.20%) 등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DB그룹 김남호 회장이 1일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DB그룹DB그룹 김남호 회장이 1일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DB그룹

◆2009년 입사해 경영수업, 실무경험 풍부=1975년생인 김 회장은 경기고를 졸업한 뒤 1999년 미국 미주리주에 위치한 웨스트민스터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2002년부터 3년간 외국계 경영컨설팅회사인 AT커니에서 근무 후 2007년 미국 시애틀 소재의 워싱턴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MBA)를 취득한데 이어 UC버클리대학교에서 파이낸스과정을 수료했다.

그룹 입사는 2009년 1월로 이후 동부제철, 동부팜한농 등 주요 계열사에서 생산, 영업, 공정관리, 인사 등 각 분야 실무경험을 쌓으며 경영 참여를 위한 준비과정을 밟았다.

특히 김남호 회장은 전공인 금융분야에서 쌓은 전문지식과 국내외 투자금융 전문가들과의 인적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2010년대 중반 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DB INC.의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팜한농·동부대우전자 등의 매각작업에 깊이 관여함으로써 DB그룹이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금융·IT 중심으로 그룹을 재정비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최근에는 DB메탈의 워크아웃 졸업을 위해 대주주로서의 책임을 다하며 유상증자를 이끄는 등 DB메탈의 경영정상화를 이끌어 냈다.

2015년부터는 DB금융부문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있는 DB금융연구소로 자리를 옮겨 금융 계열사들의 중장기 발전전략을 구체화하고, 이를 경영현장에 빠르게 접목시키는 리더십을 발휘해 왔다.

특히 보험·금융 혁신TF를 이끌며 영업·마케팅 다변화, 자산운용 효율화, 해외시장 진출을 견인함으로써 날로 악화되고 있는 업황 속에서도 DB금융부문이 안정성, 수익성, 성장성 등 모든 면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DB금융부문은 사상 초유의 코로나19 사태로 상당수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된 것과 대조적으로 1분기 매출액 5조8000억원, 순이익 1600억원을 달성하는 등 전년보다 개선된 실적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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