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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의 속내···‘밀당’은 이제부터

정몽규의 속내···‘밀당’은 이제부터

등록 2020.08.27 14:25

수정 2020.08.27 15:11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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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회장 1조원 파격할인 카드 제시HDC현산 “아직 입장 밝히기 곤란하다”정회장 가격보단 항공 자체 리스크고심할인카드 덥썩 안물 듯···‘역공’ 나설수도

정몽규 HDC 현대산업개발 회장.정몽규 HDC 현대산업개발 회장.

“아직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긴 곤란하다.”(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

아시아나항공 주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HDC현대산업개발에 1조원 파격 할인 카드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몽규 HDC회장의 선택에 관심이 쏠린다.

일단 HDC현대산업개발측이 “입장이 없다”며 즉답을 회피한 상황.

그러나 업계에선 장고에 들어간 정몽규 회장이 이동걸 KDB산은 회장의 제안을 일언지하에 거절하기 보단 그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제안으로 역공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정 회장의 최대 고민은 인수가격이라기 보다 코로나19에 따른 항공산업의 불확실성 자체인 탓에 깜짝 1조원 할인 카드를 덥석 물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더욱이 아시아나항공 재실사 요구를 이젠 더 고집하기 어려운 데다 공동인수자인 박현주 미래에셋대우 회장의 입장도 감안해야해서다. 이 때문에 아시아나 인수를 위한 정 회장의 밀당은 이제부터라는 얘기가 그래서 나온다.

27일 관련 업계와 재계 등에 따르면 이 회장과 정 회장은 26일 오후 서울 시내 모처에서 만나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 사실상 마지막 담판을 벌였다. 1시간가량의 회동에서 이 회장은 정 회장에게 산은 등 채권단과의 공동 투자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은 구체적인 지원 규모를 밝히지 않고 있으나 업계에서는 기존 산은이 지원한 영구채 8000억 원 이외에 7000억 원의 자금을 추가 지원해 산은과 HDC현산이 각각 1조5000억 원씩 총 3조 원을 투입, 아시아나항공 경영을 정상화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다만 정 회장이 이런 파격 지원카드를 덥석 물지 미지수다.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아시아나항공 가격을 깎을 수는 있겠지만, 정 회장이 가장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코로나19사태 등 항공업 자체가 가진 구조적인 리스크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

실제 정 회장이 지난해 연말 계획했던 대로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을 300% 아래로 끌어내리려면 HDC현대산업개발은 경영권 인수 자금 2조원 외에 추가로 투입해야 하는 돈이 최소 2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아시아나항공의 올해 3월 말 기준 부채는 13조2041억원, 자본은 2103억원이다. 부채비율은 6279%에 육박한다. 작년 말부터 당장 2조1772억원을 유상증자 대금으로 집어넣어도 부채비율은 553%에 달한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이 비율을 300%까지 끌어내리려면 단순 계산으로도 2조139억원을 추가로 투자해야 한다. 단순하게 1조원 가량을 깎아서 인수한다고 해서 해결할 수 있는 액수가 아니라는 뜻이다.

더욱이 코로나19사태는 현재진행형이다. 아시아나항공이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로 회복될 기미를 보이긴 했으나, 그렇다고 정상궤도에 진입했다고 단언할 수 상황도 절대 아니라는 게 업계의 정설이다. 추가적인 부실이 터져나올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의미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장고에 들어간 정 회장이 산은측과 밀당을 시작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산은측의 파격 제안으로 재실사 카드를 쓰긴 어려워진 가운데 바로 제안을 거절한다면 향후 진행될 수 있는 이행보증금 소송전에서 불리한 위치에 설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정 회장이 답을 주지 않는다면 채권단은 9월 중순 이전에 ‘플랜B’ 실행에 착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플랜B는 기간산업안정기금(40조원)의 자금 투여가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이동걸 회장의 파격 제안이 정 회장의 가려운 곳을 완벽하게 긁어줬다고 보긴 어려운 측면이 있다. 오히려 재실사카드를 무력화하고 산은측의 추가적인 명분쌓기(소송전 대비) 전략으로 볼 수도 있다. 침묵하고 있는 정몽규 회장으로서도 결단을 내리던가 아니라면 역공을 가해야하는 상황이 벌지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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