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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 연임설 제기되는 이동걸 회장, 이유는?

꾸준히 연임설 제기되는 이동걸 회장, 이유는?

등록 2020.08.03 07:37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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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임기 만료···산적한 구조조정 이슈에 역할론기업 구조조정 업무 연속성 감안···연임 가능성 무게그 동안 성과들도 역대 회장들보다 높은 평가연임 땐 ‘IMF 금융위기 후 첫 사례’···본인은 신중

그래픽=강기영 기자그래픽=강기영 기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임기 종료일이 다가오자 금융권에선 ‘연임설’에 무게가 실린다. 이 회장 체제에서 진행 중인 기업 매각 작업 등 산적한 현안과 관련한 업무 연속성이 필요하다는 주장과 맞물려서다.

지난 2017년 9월 취임한 이 회장의 임기는 오는 9월까지다. 3년여 임기 동안 이 회장은 구조조정·혁신성장·변화와 혁신으로 요약되는 세 가지 중점 추진계획을 내놨고,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어느덧 이 회장의 임기는 막바지에 다다랐지만 후임 산은 회장에 대한 하마평이 보이지 않고 있다. 반면 이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이 회장의 연임설이 나오는 배경으로는 눈앞에 다가온 각종 기업 구조조정 이슈의 급부상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권에선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 회장이 연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두산중공업, 아시아나항공 등 산은의 과제가 산적한데 이를 마무리하기 위해서라도 이 회장이 계속 직을 맡아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구조조정 전문가’인 이 회장의 업무 연속성과 안정성을 높게 보고 있다는 얘기다. 이 회장은 산은 회장으로 등판하자마자 수많은 구조조정 과제들을 떠맡았다. 금호타이어, 한국GM, STX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동부제철 등의 구조조정 이슈들을 빠른 속도로 해결했다.

최근 차질을 빚고 있지만 HDC현대산업개발과의 아시아나항공 매각 협상에서도 끌려 다니는 채권단이 아니라 원칙을 내세워 대응하는 모습은 높은 평가를 받고있다. 이런 성과의 원동력으로는 기업구조조정에 대한 이 회장의 높은 이해도와 전문성 등이 꼽힌다.

아울러 산은은 기간산업을 중심으로 코로나19에 따른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에 자금을 투입하거나 저금리 대출을 진행 중이다. 산은이 운영 중인 기간산업 안정기금은 약 40조 원 규모다.

강단 있는 이 회장 성격도 회자되고 있다. 금호타이어 구조조정 과정에서 한 시중은행 행장실로 달려갔던 일이 대표적이다. 한 시중은행 측 반대로 구조조정이 위기에 처하자 이 회장이 해당 은행을 방문해 담판 짓고 온 것이다. 결국 며칠 뒤 이 은행도 산은 구조조정안에 동의하게 됐다.

이처럼 이 회장은 힘든 구조조정 작업에도 주변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밀고 나가는 추진력이 있다. 산적한 구조조정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이 회장만큼의 적임자를 찾기가 힘들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산은의 지분은 정부가 다 들고 있는 만큼 인사권은 물로 구조조정의 과정 등 정부의 입김을 받을 수도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 회장은 자신의 소신대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런 면에선 이전 회장들과는 굉장히 다른 면모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역대 산은 수장 중에서 연임에 성공한 사람은 매우 드물다. 특히 21세기 들어서는 단 한 명도 없다. 다만 현재 산은이 당면하고 있는 기업 구조조정 이슈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만큼 이 회장이 21세기 최초의 연임 회장이 되지 않겠느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1954년 설립 후 산은에서 총재 또는 회장직을 연임한 사람은 구용서 초대 총재, 김원기 전 총재, 이형구 전 총재 등 단 세 명에 불과하다. 김영휘 전 총재의 경우 연임은 아니지만 1960년 퇴임 후 1968년 다시 같은 자리에 중용된 중임 총재다. 특별한 사안이 아니라면 대부분 산은 CEO 경력은 단임에서 끝났다.

그러나 최근 이 회장은 온라인으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연임설에 대한 보도를 자제해 달라”며 선을 그었다. 그는 “할 일이 너무 많은 상황이고 주어진 일만 전념해도 시간이 부족하다”며 “9월초까지는 미련 없이 최선을 다하겠고 그 다음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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