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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의 인사 혁신···롯데 ‘과장 진급시험’ 없어진다

[단독]신동빈의 인사 혁신···롯데 ‘과장 진급시험’ 없어진다

등록 2020.10.05 13:42

수정 2020.10.05 16:20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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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도입 이후 37년만에 전격 폐지일괄 필기시험 실효성 떨어진다는 지적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롯데그룹이 대리급 직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간부 승진 자격시험’을 내년부터 없앤다. 1983년 도입 이후 37년만이다. 대대적인 쇄신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의중이 인사 제도에도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올 하반기 간부 승진 자격시험을 마지막으로 진행한다. 매년 동국대, 건국대 등 대학 건물을 빌려 전 수험자가 한자리에서 시험을 치렀으나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해 각 계열사에서 따로 열린다.

간부 승진 자격시험은 롯데그룹이 간부 승진 대상인 3년차 대리직급을 대상으로 해마다 치르는 진급시험이다. 간부란 과장 직급 이상을 의미하는 말로, 롯데그룹에서는 과장을 ‘책임’이라고 칭한다. 이 시험은 1983년 도입돼 올해로 37년째를 맞이했다. 10대 그룹 중 가운데 간부 승진 시험을 계열사별로 진행하지 않고 그룹 차원에서 일괄적으로 치르는 곳은 롯데그룹이 유일하다. 중간 관리자로 승진하기 위한 기본 소양을 확인하기 위한 제도다.

간부 승진 자격시험은 롯데그룹이 치르는 연중 최대 행사 중 하나다. 매년 2000명 전후의 대리급 직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필기시험을 치른다. 시험장 주변에 각 계열사별로 열띤 응원전이 펼쳐지는 등 ‘수능’을 방불케 한다.

전략경영, 회계, 조직관리, 롯데 핵심가치 등 4개 과목의 시험을 진행하며 합격 커트라인은 100점 만점에 60점이다. 문제가 까다롭기로 유명해 합격률도 50% 수준에 불과하다. 직원 일부는 간부 승진 시험을 앞두고 연차를 사용해 시험을 준비할 정도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롯데의 간부 승진 자격시험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이어져왔다.

계열사별로, 직무별로 담당하는 업무가 다른데 일괄적으로 경영, 회계를 중심으로 하는 같은 시험을 치르는 것이 비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이 같은 필기시험이 여러 직무를 돌며 경험을 쌓는 ‘순환 보직’ 제도에는 적합할 수 있으나 최근 전문가 양성을 중시하는 분위기에는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실무 능력은 검증 받았으나 직무와 관련성이 떨어지는 필기시험에 발목을 잡히는 경우도 빈번히 발생해왔다. 또 시험 출제를 담당할 교수진 섭외, 감독관, 채점관 등의 인력 마련, 장소 대관 등을 포함한 비용도 상당한 규모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와 달리 다른 대기업들은 외국어 시험과 인사 고과 등 다면 평가를 통해 승진자를 결정한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의 경우 프로페셔널(사원·대리)이 시니어 프로페셔널(과장·차장)로 승진하기 위해서는 9년간 업적고과, 역량고과, 어학, 자격 증 등을 점수로 쌓은 후 인사팀의 평가를 받는다. 일부 직군은 승진 면접도 시행한다.

롯데의 간부 승진 자격시험이 폐지되는 것은 신동빈 회장의 쇄신 의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신 회장은 최근 잇따른 위기로 그룹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올해 코로나19 사태까지 터지자 강력한 변화를 강조하고 있다. 지난 8월 중도 인사를 내고 황각규 롯데그룹 부회장 퇴진과 함께 젊은 리더들을 대거 발탁한 것 역시 이를 뒷받침 한다. 특히 인사 당시 롯데지주에서 최근까지 그룹 전략을 담당하던 윤종민 전 경영전략실장이 인재개발원장으로 이동했는데, 윤 원장이 신 회장의 의지를 받아 간부 승진 자격시험도 전격 폐지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간부 승진시험이 폐지된다기보다는 변화하는 트렌드에 부합하기 위해 온라인교육 등 자기주도학습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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