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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TSMC 추격전···네덜란드서 최첨단 반도체 장비 ‘만지작’

이재용의 TSMC 추격전···네덜란드서 최첨단 반도체 장비 ‘만지작’

등록 2020.10.14 10:32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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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업체 ASML 찾아 장비 현황 살펴파운드리 사업 1위 사수 위한 현장 경영

왼쪽부터 ASML 관계자 2명,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마틴 반 덴 브링크(Martin van den Brink) ASML CTO. 사진=삼성전자 제공왼쪽부터 ASML 관계자 2명,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마틴 반 덴 브링크(Martin van den Brink) ASML CTO. 사진=삼성전자 제공

유럽 출장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네덜란드로 날아가 반도체 위탁생산인 파운드리 사업 핵심 장비 확보에 집중했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가운데 총수인 이 부회장이 직접 나서서 힘을 싣는 행보로 풀이된다.

14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13일(현지시각)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있는 글로벌 반도체 장비업체 ASML 본사를 찾아 피터 버닝크 CEO, 마틴 반 덴 브링크 CTO 등을 만나고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을 위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이 부회장과 버닝크 CEO는 ▲7나노 이하 최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EUV(극자외선) 장비 공급계획과 운영 기술 고도화 방안 ▲인공지능(AI) 등 미래 반도체를 위한 차세대 제조기술 개발협력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시장 전망과 포스트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미래 반도체 기술 전략 등의 의견을 나눴다.

이 부회장은 이날 ASML의 반도체 제조장비 생산공장도 방문해 EUV 장비 생산 현황을 직접 살펴보기도 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2016년 11월에도 삼성전자를 방문한 버닝크 CEO 등 ASML 경영진을 만나 차세대 반도체 미세 공정 기술에 관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지난해 2월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만나 반도체 산업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차세대 반도체 구현을 위해 EUV 기술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2000년대부터 ASML과 초미세 반도체 공정 기술과 장비 개발을 위해 협력했다”며 “2012년에는 ASML에 대한 전략적 지분 투자를 통해 파트너십을 강화했다”고 전했다.

EUV 노광 기술은 극자외선 광원을 사용해 웨이퍼에 반도체 회로를 새기는 기술이다. 기존 기술보다 세밀한 회로 구현이 가능해 AI·5세대(5G) 이동통신·자율주행 등에 필요한 최첨단 고성능·저전력·초소형 반도체를 만드는데 필수적인 기술이다.

삼성전자와 ASML은 EUV 관련 기술적 난제 해결을 위해 초기부터 ▲EUV에 최적화된 첨단 반도체 소재 개발 ▲장비 생산성 향상 ▲성능 개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 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시스템반도체에 이어 최첨단 메모리반도체 분야까지 EUV의 활용 범위를 확대해 가고 있다. 특히 파운드리 사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두 회사 간 협력 관계도 확대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 처음으로 EUV 공정을 파운드리 사업에 적용한 상황이다. 화성과 평택 공장 외에 미국 오스틴 공장에도 EUV 인프라 구축을 고심 중이다.

삼성전자는 2017년 파운드리 사업부 출범 후 시장 점유율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4월 ‘반도체 비전 2030’을 제시하며 2030년에는 이 분야에서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다만 여전히 삼성전자와 대만 TSMC의 격차는 큰 편이다. 올 3분기 기준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7.4%로 2위에 올랐다. TSMC는 절반 이상인 53.9%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TSMC는 지난 9월 매출액 1276억원(약 5조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자랑했다.

주요 고객인 중국 화웨이가 미국 정부의 제재를 받는 국면에서도 이런 실적이 나오면서 생각보다 TSMC가 큰 여파를 겪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TSMC 역시 5나노 EUV 공정 기술을 자랑하며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EUV 노광기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직접 출장길에 올라 파운드리 사업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은 다른 임직원들의 출장과는 무게감이 다르다”며 “출장 이후 괄목할만한 성과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브라질과 5월 중국을 방문한 데 이어 코로나19가 유럽에 재확산되는 와중에도 이번 ASML 방문 등 글로벌 현장 경영을 이어갔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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