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전지 부문 매출 30조원 목표LG화학 ‘글로벌 탑5 화학기업’으로 성장화재 논란 해결·주주 소통 등 해결과제
LG화학은 30일 오전 9시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동관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배터리 부문 물적분할 안건을 승인했다. 이는 LG화학이 배터리 개발에 착수한 지 25년 만이다.
LG화학에 따르면 이날 참석률은 77.5%였으며 찬성률은 82.3%에 달했다. 개인 투자자들의 반대가 거센 가운데 지난 27일 국민연금도 반대표를 행사하기로 결정하며 표대결이 예상됐으나 찬성률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분사안이 승인됨에 따라 LG화학은 12월 1일 배터리 사업을 전담하는 신설법인 ‘LG에너지솔루션’을 공식 출범시킨다. 분할등기예정일은 12월 3일로 잡혔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이날 주총 인사말을 통해 “전지 산업은 엄청난 성장이 전망되는 한편 한치 앞을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시장 경쟁 또한 극심해지고 있다”며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서 전지 사업 특성에 최적화된 경영 체계를 수립하고 시장에서의 초격차 지위를 더욱 확고히 하고자 분사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은 이날 주주총회에서 분할 목적 및 향후 전략을 소개하며 다시 한번 개인 주주들에게 분사 필요성에 대해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재무구조 부담 가중과 재원 부족에 따른 성장 제약을 분할 이유로 들었다.
차동석 LG화학 CFO(부사장)는 “전지부문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시설투자 규모가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순차입금은 8조원으로 증가했고 부채비율은 100%를 넘어서는 등 재무구조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한정된 재원으로 사업본부 간 투자불균형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성장 가능성이 충분한 사업들의 경쟁력이 약화된다”고 밝혔다.
향후 LG에너지솔루션은 투자 확대를 통한 초격차 전략으로 글로벌 1위 지위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사업부문 분할을 통해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빠르고 유연한 의사결정으로 대응하고 산업 특성에 최적화된 효율적 운영 체계를 갖춰 구조적인 경쟁력을 한층 강화시킨다.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의 매출을 2024년 현재 매출의 13배 규모인 매출 30조원으로 키우고 LG화학을 ‘글로벌 탑5 화학기업’으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도 세웠다.
수주 확대 및 수요 증가를 대비한 투자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LG화학은 지난 25년간 전지 연구 개발과 사업 전개를 통해 150조원 이상의 EV(전기차)전지 수주잔고를 확보했으며 수주 물량 적기 대응을 위해 글로벌 전지 생산 캐파(Capa, 생산능력)를 확대하고 있다.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전지 사업의 설비투자 규모는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2016년 6000억원에서 2017년 1조원, 2018년 1조9000억원이던 설비투자 규모는 2019년 3조5000억원, 올해도 3조4000억원 이상이 예상된다.
설비투자 이후 이익 실현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LG화학은 향후에도 연간 3조원 이상의 설비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차 부사장은 “많은 투자가 필요한 사업인만큼 LG화학 100% 지분의 자회사로 분할하게 되면 다양한 자금 조달 방안을 활용해 적기에 투자를 확대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경쟁사들과 격차를 넓혀 확고한 글로벌 1위 지위를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LG화학은 고용량 양극재, 고효율 실리콘계 음극재, 고안전성 분리막 등의 소재 기술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갖춘 고성능 제품 개발과 선도적인 공정기술로 시장을 선도한다는 전략이며 이와 함께 배터리 리사이클링 등 신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차 부사장은 “분할 후 LG화학은 전지 사업에서의 일등 경쟁력을 확고히 함과 함께 기존 사업에서의 수익성 제고로 성장 잠재력을 극대화해 기업 및 주주 가치를 동시에 성장시킬 것”이라며 “균형 있는 포트폴리오를 갖춘 글로벌 탑5 화학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SK이노베이션과 진행 중인 배터리 소송, 전기차 화재 관련 논란, 개인 주주들의 반대 등은 LG에너지솔루션의 해결 과제로 꼽힌다. LG화학은 전기차 코나 화재가 잇달아 발생함에 따라 현재 원인 규명을 위해 현대자동차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개인 주주들의 반대가 극심했던 만큼 주주들과 꾸준한 소통도 필요해 보인다. LG화학은 배터리 사업부 분사를 결정한 후 개인주주들의 반발이 거세자 배당 확대, 소통 강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주주 달래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 14일 공시를 통해 향후 3년간 보통주 1주당 최소 1만원 이상의 현금 배당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으며 분할 후에도 분할 전과 동일한 배당 재원 기준 적용을 위해 연결재무제표 당기순이익 기준 배당 성향 30% 이상을 지향하겠다고도 약속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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