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임기 만료 이갑 대표 체제 유지···안정에 방점신세계·현대는 30년 백화점서 일한 유신열·이재실 대표 선임신규 대표 체제 통해 포스트 코로나 전략 수립 나서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이갑 롯데면세점 대표는 또 한 번 신임을 받은 반면 1호 시내점을 열었던 손영식 신세계디에프 대표, 초대 대표로 매출 1조원을 넘긴 황해연 현대백화점면세점 대표는 퇴임한다. 롯데면세점이 코로나19 위기를 넘기 위해 ‘안정’에 방점을 찍었다면 신세계디에프와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새 얼굴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 전략을 수립할 전망이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지난달 26일 단행한 정기 임원인사에서 이갑 롯데면세점 대표를 재신임 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었으나 이번 인사에서 자리를 지키게 됐다.
이 대표는 상품, 마케팅, 기획 전문가로 롯데백화점과 롯데그룹 정책본부를 거쳐 2016년부터 대홍기획을 이끈 후 2019년부터 롯데면세점을 이끌고 있다.
이 대표는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보복, 월드타워점 특허 논란,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철수 등으로 어수선했던 당시 롯데면세점 수장이 됐다. 장선욱 전 대표가 추진하던 호주 사업 등 해외 사업 확장에 주력, 롯데면세점의 성장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이 대표 체제 첫해였던 2019년 롯데면세점의 매출액은 6조10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0% 늘었고, 영업이익도 70.9%나 성장한 3504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는 면세업계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면서 롯데면세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 3분기 누적 매출액은 2조298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8.6%나 줄었고, 영업손실도 846억원에 달한다. 다만 코로나19 위기가 내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큰 만큼 기존 이갑 대표 체제를 유지해 혼란을 최소화 하고 위기를 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신세계그룹은 2017년부터 4년간 신세계디에프를 이끈 손영식 대표가 물러나고 ‘백화점 영업통’인 유신열 신세계 영업본부장 부사장을 구원투수로 선임했다.
손 대표는 2017년 1호 시내점인 명동점 오픈부터 두 번째 시내점인 강남점 특허 획득, 인천공항 진출까지 책임지며 신세계디에프를 ‘빅3’ 반열에 올려놓은 인물이다. 손 대표 체제 하에서 신세계디에프의 매출액은 2017년 1조1647억원, 2018년 2조1897억원, 2019년 3조3057억원으로 크게 늘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46억원, 364억원, 1178억원으로 성장했다. 신세계디에프의 성장에 힘입어 모기업 신세계의 실적도 크게 개선돼 2018년과 2019년 2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신세계디에프의 올 3분기 누적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5.3% 급감한 1조2368억원에 그쳤고 영업손실도 899억원에 달한다.
이에 신세계디에프는 신임 대표 체제를 통해 위기를 넘는다는 구상이다. 유신열 신임 대표는 1989년부터 30년 넘게 백화점에서 근무한 ‘신세계맨’이다. 광주신세계 대표이사, 신세계 강남점장, 신세계 영업본부장 등을 지내면서 백화점에서 능력을 검증 받았다.
현대백화점그룹 역시 지난달 정기 임원인사에서 현대백화점면세점의 초대 대표인 황해연 대표가 퇴진하고 이재실 현대백화점 판교점장을 신임 대표에 선임했다.
황 대표는 2017년 현대백화점면세점의 초대 대표에 선임돼 4년간 회사 성장을 이끌었다. 황 대표가 대표이사에 선임된 2017년은 이동호 전 현대백화점 부회장 겸 현대면세점 대표가 2016년 시내면세점 특허는 획득했으나 사드 리스크 등으로 사업이 지지부진한 때였다. 황 대표는 어려운 시기를 거쳐 2018년 말 1호 시내점을 연 데 이어 시장 포화 상태에서도 2호 시내 특허를 획득했고 올해 초에는 코로나19 위기에서도 인천공항 진출까지 성공하는 등 사업을 크게 확장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의 매출액은 2018년 330억원, 2019년 3689억원으로 늘었고 올 3분기 누적 매출액도 452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8.0%나 늘었다. 영업손실도 2018년 419억원, 2019년 742억원에서 올해 492억원으로 도리어 줄었다.
위기 속에서도 몸집을 불려 ‘면세 빅3’를 빠르게 따라잡고 있는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내년부터 내실 다지기에 돌입하는 만큼 새 대표를 선임한 것으로 보인다. 신임 이재실 대표는 현대백화점에서 30년 이상 몸을 담아온 인물로, 향후 현대백화점면세점의 부족한 MD 역량 보완과 브랜드 유치에 주력할 전망이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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