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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떠나는 조현민 전무, ㈜한진 신사업 챙긴다

한진칼 떠나는 조현민 전무, ㈜한진 신사업 챙긴다

등록 2020.12.03 12:08

수정 2020.12.03 17:27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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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아시아나 인수 지원금 8000억 모두 유입합의서 따라 조 전무, 지주사·항공계열사 경영배제㈜한진 마케팅 총괄···단순 물류사업 탈피 공격행보공유가치창출 사업에 초점, 이미지 쇄신 겸 이윤 창출대주주 HYK펀드 견제, 기업가치 제고·주주 지지 필수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이 본 궤도에 오른 가운데, 조원태 회장 동생인 조현민 전무가 조만간 그룹 지주사 한진칼과 항공 계열사 임원직을 내려놓는다. 조 전무는 대신 경영이 가능한 물류 계열사 ㈜한진에서 신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입지를 구축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3일 재계와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KDB산업은행은 이날 한진칼이 발행하는 3000억원 규모 교환사채(EB)를 취득한다. 전날에는 한진칼이 실시한 500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한진칼은 정부로부터 아시아나항공 인수 지원금 8000억원을 모두 받았다. 한진칼은 이 돈을 대한항공에 대여금 명목으로 투입하고, 대한항공은 일부인 3000억원을 아시아나항공에 계약금으로 지불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절차가 속도를 내면서, 조 전무와 조 회장 모친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이 물러나야 할 시간도 다가오고 있다.

산은과 한진그룹이 이번 인수를 위해 체결한 투자합의서에는 ‘계열주 일가는 한진칼과 항공 관련 계열사에서 경영배제한다’는 조항이 들어있다.

조 전무는 현재 한진칼 최고마케팅책임자(CMO)와 ㈜한진 마케팅 총괄 임원, 정석기업 부사장, 토파스여행정보 부사장 총 4개사에서 겸직하고 있다. 정석기업은 그룹 부동산 관리회사이고, 토파스여행정보는 항공·여행정보업체다.

합의서에 따라 그는 한진칼과 토파스여행정보 임원에서 내려와야 한다. 이 고문도 지상조업사 한국공항 자문에서 물러난다. 재계에서는 두 모녀가 이달 중 공식 사임할 것으로 전망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조 전무는 ㈜한진에서 경영보폭을 넓히고 있다. 특히 단순 물류사업에서 벗어나, 신사업을 주도하며 미래 성장 발판을 쌓는데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조 전무는 전날 물류업계 최초로 전국의 과일을 모바일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기프트카드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농협경제지주, 한국선불카드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기프트카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언택트(비대면) 소비 문화가 확산된데서 고안한 것이다.

㈜한진은 플랫폼 구축과 운영, 홍보·마케팅 기획 부문을 담당하고, 농협경제지주는 지역 특산물 발굴을 통한 취급 품목 다양화를 맡는다. 한국선불카드는 기프트카드 제작과 유통, 판매채널과 전산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지난달 26일에는 1인 창업자와 스타트업 등 소규모 발송 고객을 위해 론칭한 원클릭 택배서비스를 한 단계 확장시키기 위한 신규 서비스 구축 계획을 밝혔고, 24일에는 자원 순환 서비스 플랫폼 개발을 위해 글로벌 재활용 컨설팅 전문기업 테라사이클과 MOU를 맺었다.

조 전무가 추진하는 신사업은 공유가치창출(CVS)로 귀결된다. 경제적 가치 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고려한 CVS는 기업 이미지 향상은 물룬 기업 이윤 창출에도 기여한다. 과거 오너리스크가 불거진 전례가 있는 만큼, CVS 사업을 강화해 이미지 쇄신을 꿰하려 한다는 분석이다.

경방이 최대출자자인 사모펀드(PEF) HYK파트너스가 ㈜한진 2대주주(지분율 9.79%)라는 점은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경방은 그동안 지분 매입 이유가 단순투자라고 밝혀왔지만, 지난 10월 HYK파트너스가 설립한 경영참여형 PEF ‘HYK1호펀드’에 지분 전량을 넘기며 경영개입 의사를 천명했다.

HYK1호펀드는 아직 발톱을 숨기고 있다. 현 지분구조로 보면 조 전무 측인 한진칼 및 특수관계자가 지분율 27.44%로 최대주주다. 우호세력인 GS홈쇼핑(6.62%)까지 포함하면 총 34.06%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HYK1호펀드가 ㈜한진의 경영실적과 지배구조, 재무상태 등을 문제 삼으며 경영권 분쟁을 시작할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조 전무는 이를 방어하기 위해 기업가치 제고와 주주 지지 등의 임무를 적극적으로 수행할 수밖에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조 전무는 ㈜한진이 실시한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배정 물량을 초과 확보하며 오너가로서 책임경영 의지를 보여줬다”며 “마케팅적 역량은 이미 검증을 받은 만큼, 오빠 조 회장 체제를 강화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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