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내년 정부 기존 예산안보다 44억8100만원 ↑예산 늘려도 민간 통계 표본수 절반에 그칠 듯KB부동산 주간 표본, 부동산원比 2.5배 많아“업무 늘어난 부동산원···예산·인력 확충 필요”
한국부동산원(구 한국감정원)이 주택 통계 지표 신뢰 회복을 위해 정부와 국회 모두 표본수를 늘리는 등 방안을 강구하고 있지만 향후 늘어날 표본수 역시 민간 통계인 KB국민은행 표본수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16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한국부동산원 주택 통계 지표 신뢰도 논란이 계속되면서 국회가 관련 예산안을 정부안(108억2300만원)보다 44억8100만원 순증했다.
이는 한국부동산원 통계 오류 논란은 꾸준히 도마 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6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3년간 서울 아파트 값은 52% 상승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 정부는 “한국감정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중윗값 상승률이 14.2%”라고 받아치면서 국민 여론이 들끌기도 했다.
정부가 인식하는 집값 상승률 수치가 국민이 체감하는 것과 괴리가 컸기 때문이다. 당시 부동산 전문가들과 현장 관계자 역시 정부 주장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까지도 이같은 통계 오류 논란은 계속 불거졌다. 이날 기준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전국 아파트 매매값은 2.2% 오른 것으로 나타난 반면 KB부동산 통계는 10.9%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두 통계값 차이가 무려 5배에 달하는 셈이다.
문제는 부동산 가격을 가장 예민하게 느끼는 현장에서도 한국감정원의 통계 자료에 대한 신뢰도는 높지 않다. 서울 노원구 소재 A공인중개소 대표는 “현장에 있는 공인중개사들은 KB부동산 시세를 좀 더 신뢰도 있게 느낀다”며 “HUG 보증 기준과 은행 대출 심사 기준도 KB시세 기준이니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관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부회장 역시“한국감정원의 실거래가 데이터는 만들어진 지 얼마 안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2000년대 초반부터 조사되기 시작한 한국감정원의 통계자료가 70년대부터 주택가격 통계를 작성했던 KB국민 부동산 자료에 비해 부실하다고 생각하는 업계 사람들도 많다”고 증언했다.
가장 큰 원인으로 제시되는 것은 통계 조사 표본수 부족이다. 현재 한국부동산원이 주간 주택가격 동향 조사에 활용하는 주간 표본 아파트 수는 9400가구다, 월간 표본 수는 1만7190가구다. 이는 민간 통계업체인 KB국민은행 부동산 시세 표본수(3만6300가구)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정부도 이를 인식해 월간조사 표본을 2만9110가구, 주간조사 표본수를 1만3720가구로 확대하는 예산안을 내놨다. 국회는 지난 2일 여기에 44억8100만원을 더한 예산안을 통과 시켰다. 이에 일각에선 조사 표본수가 예상보다 추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3만6300가구에 달하는 KB국민은행 조사 표본수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단기적인 문제 해결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예산안을 대폭 늘려 현재 KB국민은행 부동산 시세 자료와 같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순 있다고 본다”면서도 “지금 책정된 예산이 투입되더라도 같은 수의 표본수를 맞추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실적으로 변창흠 국토부 장관 내정자의 임기가 1년 정도 남은 상황에서 드라마틱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긴 힘들 것”이라며 “장기적이고 세밀한 게획을 세워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동주 한국주택협회 산업본부 팀장은 “표본수를 늘리기 위해선 예산과 인력 확충이 필수적이다”라며 “더욱이 수익이 나지 않는 통계 조사 사업은 한계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원이 최근 2~3년 동안 신규 업무들이 굉장히 많이 늘어난 상황에서 통계조사 신뢰도를 개선하기 위해 전폭적인 예산 지지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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