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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대형 M&A 추진 선언···NXP·ST마이크로 후보 급부상

삼성전자, 대형 M&A 추진 선언···NXP·ST마이크로 후보 급부상

등록 2021.01.29 14:30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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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기술력 낮은 ‘차량용 반도체’ M&A 유력 NXP·ST마이크로·인피니언·실리콘모션 등 세계 1~4위권차량용반도체 기업 인수 땐 시스템반도체·전장 성장 전략

오는 30일 파기환송심 결심 공판에 임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파운드리 사업 확장을 위해 미국 오스틴 공장 증설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다.오는 30일 파기환송심 결심 공판에 임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파운드리 사업 확장을 위해 미국 오스틴 공장 증설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28일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최윤호 경영지원실장(사장·CFO)이 직접 “3년 내 의미있는 인수합병(M&A)을 하겠다”고 공식 선언하면서 재계에선 대형 M&A를 예고한 삼성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2016년 11월 9조원을 ‘베팅’한 하만 이후 조 단위 규모의 글로벌 기업 인수 움직임이 없었다. 하지만 실적 발표 이후 M&A 언급이 나오면서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 및 전장 부문 강화를 위한 투자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100조원 이상 현금은 쌓이고 있는데 별다른 M&A 움직임이 없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 재구속 수감으로 경영 차질 시선이 높아지니깐 대외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입장을 낸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살림을 총괄하는 최윤호 사장의 발언을 놓고 삼성전자의 M&A 발표가 임박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산업계 전문가는 “IR에서 M&A 발표를 언급했다는 것은 이미 삼성이 후보군 2개 정도 업체를 정해놓고 수개월 뒤에 M&A 발표를 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선 지난해부터 삼성이 M&A 후보로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 네덜란드 NXP, 스위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를 포함해 독일 인피니언테크놀로지, 미국 실리콘모션 등 4곳을 주목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자동차용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1~4위권에 올라있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네덜란드 NXP는 자동차에 들어가는 차량용 반도체와 통신기기용 반도체를 만드는 업체로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해 코로나19 시기에도 네덜란드 출장에 나서면서 NXP 경영진을 만나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을 가능성이 있다.

NXP는 BMW, 테슬라, 도요타, 현대차 등 주요 완성차 제조사를 고객으로 두고 있다. NXP는 차량용 반도체를 설계해 삼성전자나 TSMC 등 파운드리 업체에 외주 생산을 맡겨 사업을 한다. 운전자가 안전띠를 매지 않았을 때 경고음을 내는 반도체인 MCU(마이크로 컨트롤러 유닛) 부품 세계 시장 점유율이 30%에 달한다. 차량용 반도체 산업의 성장 기대감이 NXP 주가는 5년 전보다 3배 이상 뛰었다.

스위스 ST마이크로는 전자제품과 반도체를 생산하는 유럽 내 가장 큰 반도체 기업이다. 차량용 반도체 매출이 전체 사업의 약 40%에 달하는 업체로 차량용 반도체 매출을 높여가고 있다. 자동차 및 전력반도체, MCU, 센서, 디지털IC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한다.

독일 인피니언은 자동차, 산업, 통신, 범용 반도체, 시스템 솔루션을 제공하는 반도체 기업이다. 2015년 미국의 전력용 반도체 회사 인터내셔널 렉티파이어를 인수했고, 2019년 미국 반도체 회사 사이프러스 세미컨덕터를 12조원에 인수하며 단숨에 자동차용 반도체 분야 1위로 올라섰다.

반도체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 컨트롤러 업체인 실리콘모션은 2019년 말부터 삼성전자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회사다. 시스템반도체 사업으로 연 5조원 이상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인텔, 마이크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에 제품을 납품해오고 있다. PC와 스마트폰, 차량용 칩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8년 10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브랜드 ‘엑시노스 오토’ 등을 출범하며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 진출했으나 아직 별다른 사업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해외 시장분석 기관들은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오는 2040년까지 1750억 달러(약 195조)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현대차를 비롯해 완성차 업체들의 자율주행, 전기차 등 미래차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핵심 부품인 차량용 칩 사용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에 차량용 반도체 기술력을 확보하는 기업이 미래 모빌리티 사업의 패권을 쥘 것이란 말들도 나오는 상황이다.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들은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완성차 공장 가동 중단이 잇따르자 생산 역량을 차량용 반도체보단 게임용, 가전용 등 전자제품에 집중하면서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공급 부족 사태를 맞고 있다. 삼성이 세계적인 차량용 반도체 회사를 품게 되면 다양한 고객사를 확보하며 경쟁력을 단숨에 끌어올릴 수 있게 된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삼성은 최근 차량용 반도체를 만들긴 했으나 현대차 등 대부분 완성차 회사들이 인피니언, NXP 제품을 쓴다”며 “삼성이 단기간 차량용 반도체 기술력을 끌어올리긴 어려우니깐 M&A를 하면 공급 업체들이 이미 다변화 돼 있기 때문에 시스템반도체 빠른 성장을 도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D램, 낸드 등 메모리 반도체는 삼성이 세계 1위 기업이지만 가격 변동이 심하고 수익률이 시스템반도체 보다 낮다는 지적을 받아왔다”며 “삼성은 반도체 산업 안정화와 수익의 안정성을 추구하기 위해 시스템반도체 투자를 늘려야 했고, M&A를 통해 없던 매출을 발생시키게 된다면 전체 반도체 산업 포트폴리오 범위가 넓어지는 효과를 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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