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 선정 절차 간소화 추진사업 지연 줄여 공급 확대 기대"조합 협상력 약화 우려는 제한적"
서울시가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시공사 선정 규제 완화에 나선다. 경쟁입찰이 한 차례만 유찰돼도 수의계약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바꾸자는 것이다. 사업 지연을 줄여 도심 주택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취지다.
2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최근 재개발·재건축 사업 활성화를 위해 정부에 10개 법령 개정안을 건의했다. 이 가운데 조합이 시공사 등 주요 협력업체를 선정할 때 경쟁입찰이 한 차례 유찰되면 수의계약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현재는 경쟁입찰이 두 차례 유찰돼야 수의계약이 가능하다. 그러나 최근 공사비 상승과 사업성 악화로 건설사들이 선별 수주에 나서면서 경쟁입찰 자체가 무산되는 사업장이 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시공사 선정이 수개월씩 지연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서울시는 시공사 선정 절차를 간소화해 사업 속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신규 택지 공급이 사실상 어려운 서울에서는 재개발·재건축이 주택 공급 확대의 핵심 수단으로 꼽힌다. 반복되는 유찰과 행정 절차로 인한 사업 지연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실제 정비사업 시장에서는 경쟁입찰보다 단독 입찰 이후 수의계약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 서울 핵심 입지를 제외하면 건설사 간 수주 경쟁도 예전보다 크게 줄었다는 평가다.
다만 수의계약 확대를 둘러싼 우려도 있다. 경쟁입찰이 줄어들 경우 조합의 협상력이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사비 인하 경쟁이나 금융지원, 특화설계 제안 등이 줄어들 가능성도 제기된다.
양지영 신한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최근 공사비 급등과 건설사들의 선별 수주 기조로 시공사 선정이 지연되는 사업장이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쟁입찰 1회 유찰 후 수의계약을 허용하는 방안은 사업 지연을 줄이고 공급 시기를 앞당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경쟁입찰이 감소할 경우 조합 입장에서는 공사비와 금융지원, 특화설계 등 사업 조건을 협상할 수 있는 여지가 다소 줄어들 수 있다"고 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새로운 규제를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절차를 간소화해 사업 기간을 단축하는 성격이 강하다"며 "경쟁입찰이 한 차례만 유찰돼도 수의계약이 가능해지면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소요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어 사업 추진 속도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조합의 협상력 약화 우려에 대해서는 제한적인 영향을 전망했다. 이 연구위원은 "경쟁입찰이 줄어들 경우 공사비나 금융지원 조건 경쟁이 다소 약화될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수의계약을 의무화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지를 넓히는 수준의 제도 개선인 만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다.
업계에서는 사업 속도를 중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수의계약이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의 주요 방식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압구정과 성수 등 핵심 사업지를 제외하면 건설사들이 수익성을 따져 선별 수주에 나서고 있다"며 "목동 재건축 역시 일부 단지를 제외하면 경쟁입찰이 제한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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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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