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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 부재’ 삼성, M&A·주주환원 결단 내렸다

‘총수 부재’ 삼성, M&A·주주환원 결단 내렸다

등록 2021.01.28 15:03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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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간 M&A 대상 신중하게 검토···많은 준비 진행”향후 3년간 전략적인 시설투자·M&A 적극 나설 것배당 규모 상향···총수일가 배당금 1조원 넘겨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장기간 M&A에 침묵했던 삼성전자가 올해부터 인수합병(M&A)과 시설 투자에 시동을 건다. 이재용 부회장의 상속 문제로 주목 받았던 새로운 배당정책도 정규 배당규모를 상향하는 것으로 결정내렸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자동차 전장회사인 하만을 약 9조2000억원에 인수한 이후 대형 M&A의 맥이 끊긴 상태다. 재계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의 사법리스크가 경영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추측하는 가운데 최근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삼성의 대규모 투자가 또 멈추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계속됐다.

특히 최근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은 M&A를 통해 빠르게 시장 재편에 나서고 있다. 퀄컴은 반도체 스타트업 중앙처리장치(CPU) 설계업체인 누비아를 인수했으며 지난해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사업부를, 엔디비아는 반도체 설계회사 ARM을 품었다.

삼성전자는 이날 진행된 지난해 4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주주환원정책을 설명하며 M&A 가능성에 대해 언급해 시장 우려를 불식시켰다.

최윤호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사장, CFO)은 “기술 발전과 시장 성장이 가속화되고 있는 환경에서 반도체, 디스플레이, 모바일커뮤니케이션은 중추적 역할을 할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보유하고 있는 재원을 활용해 시설투자를 확대하고 M&A를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수년간 지속적으로 M&A 대상을 매우 신중하게 검토했다. 많은 준비가 진행돼 있는 상태”라며 “대내외 불확실한 상황에 실행시기를 특정하기 어렵지만 지금까지 준비를 토대로 이번 배당정책 기간 내 의미있는 M&A 실현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주주들의 보유현금 증가 우려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3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은 총 116조2000억원이다.

최 사장은 “M&A에 나서지 않아 보유현금이 증가한 것이 맞다. 지속적인 현금 증가는 회사 경영에 있어서도 부담인 것이 사실”이라며 “3년 동안 전략적인 시설 투자 확대와 의미있는 M&A에 나서 현금 증가 리스크를 감소하도록 최선을 하다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가 대대적으로 M&A 계획을 밝힌 것은 이재용 부회장의 옥중 메시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지난 26일 “제가 처한 상황과 관계없이 삼성은 가야 할 길을 계속 가야 한다”며 “투자와 고용 창출이라는 기업 본분에 충실해야 하고 나아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삼성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단 삼성은 최근 보도된 미국 투자 계획에 대해서는 여전히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국 공장 증설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 파운드리 사업 특성상 캐파 확충 검토는 상시적으로 진행하는 일”이라며 “기흥, 화성, 평택 뿐만 아니라 미국 오스틴 포함해 전 지역 대상으로 최적을 활용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강조했다.

‘총수 부재’ 삼성, M&A·주주환원 결단 내렸다 기사의 사진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정규 배당 규모를 상향한 새로운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이건희 회장의 별세로 삼성의 상속세 이슈가 불거진 가운데 삼성전자의 배당확대를 예상해왔다. 이 부회장 등 유족들이 내야 할 주식분 상속세는 11조원대로 확정됐으며 삼성 일가는 올해 4월까지 상속세를 신고·납부해야 한다.

삼성전자는 향후 3년간 기존과 같이 잉여현금흐름(FCF: Free Cash Flow)의 50%를 주주에게 환원한다는 정책을 유지하는 한편, 정규 배당 규모를 연간 9조8000억원으로 상향하기로 했다.

또한 2018~2020년 3년간 잉여현금흐름에서 정규 배당 28조9000억원을 제외한 잔여 재원이 발생할 경우 추가 환원하기로 했던 약속에 따라 10조7000억원(주당 1578원)의 1회성 특별 배당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최 사장은 잔여재원 환원을 특별배당으로 한 이유에 대해 “집행 시점에서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했다. 현재 증시 상황과 코로나19 불확실성을 감안했을 때 배당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했다”며 “개인주주 수가 급격히 증가한 가운데 한국과 각국 정부가 민생지원과 경기활성화에 노력하고 있는 만큼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삼성전자의 특별배당으로 삼성 총수 일가가 받는 배당금도 1조원을 넘게됐다. 현재 고 이건희 회장은 삼성전자 보통주 2억4927만3000주, 우선주 61만9900주를 보유 중이며 이재용 부회장이 4202만150주,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이 5415만3600주를 갖고 있다.

이번 특별배당 정책이 확정되며 이 회장이 받게 되는 지난해 기준 연간 배당금은 약 7482억원, 이 부회장 1259억원, 홍 전 관장은 1621억원이다.

삼성전자 총수 일가는 이번 배당금을 상속세 재원으로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향후 삼성 총수일가가 꾸준히 상속 재원 마련에 나서야 하는 만큼 배당 확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시장의 기대보다는 특별배당이 높게 측정된 것 같다. 단 삼성전자가 자금이 넉넉한 상황인 만큼 상속 이슈 말고도 복합적인 요인이 많이 고려돼 배당금이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배당금은 상속세에 포함되지 않는 만큼 상속 재원으로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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