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2명뿐인 부회장 중 한명, 직급 순으로 3인자1981년 입사 석유·화학 전문가, 김승연 회장 측근3월 주총서 사내이사 물러나 이사회 의장직도 퇴임
19일 재계에 따르면 김창범 부회장이 조만간 한화솔루션 사내이사에서 내려올 예정이다. 2019년부터 맡아온 이사회 의장직도 그만둔다.
1955년생인 김창범 부회장은 1981년 한화그룹에 입사해 한화케미칼 전신인 한국프라스틱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그는 한화케미칼에서만 30년간 근무하며 석유·화학 전문가다. 2010년부터는 한화첨단소재 전신인 한화L&C 수장으로 근무했다. 2014년 한화케미칼로 자리를 옮겨 대표직을 수행했고, 2017년에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김창범 부회장은 금춘수 ㈜한화 부회장과 함께 그룹 내 2명뿐인 부회장이다. 직급 순으로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에 이어 ‘톱3’에 든다. 김 회장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그는 비상경영위원회 일원으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김창범 부회장의 퇴진은 이미 지난해 말 결정된 것으로 알려진다. 작년 9월 그룹 CEO급 인사에서 젊은세대가 대거 기용된 만큼, 예고된 수순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한화솔루션의 올해 정기 주주총회 안건만 살펴보더라도, 김창범 부회장이 물러날 것이라는 점은 명확하다.
한화솔루션은 오는 3월24일 열리는 주총에서 사내이사 2인, 사외이사 1인의 선임안을 다룰 예정이다. 사내이사는 이구영 케미칼부문 대표의 재선임과 김은수 한화갤러리아 대표의 신규 선임 안건이 상정된다. 김은수 대표는 한화그룹 경영기획실을 거친 인물로, 4월 예정된 한화솔루션과 한화갤러리아 합병에 따라 이사회 합류가 결정됐다.
사외이사는 김재정 서울대 공과대학 교수의 임기 만료에 따라 이한주 베스핀글로벌 대표를 새롭게 영입한다. 베스핀글로벌은 글로벌 클라우드 관리 업체다. 이한주 대표는 미국 데이터센터 서비스 회사 호스트웨이의 공동창업가이자 최고경영인(CEO) 출신의 IT 전문가다.
문제는 사내이사 1인이 새롭게 추가되면서 ‘사외이사 과반’ 정관을 위반하게 된다는 점이다.
한화솔루션 이사회는 현재 사내이사 5인, 사외이사 6인 총 11명이다. 사내이사로는 김창범 부회장을 비롯해 이구영 케미칼부문 대표, 김희철 큐셀부문 대표, 류두형 첨단소재부문 대표, 김동관 전략부문 대표가 등기돼 있다. 사외이사는 최만규(전 우리은행 중국법인장)·김재정·시마 사토시(일본 타마대학 교수)·아만다 부시(미국 세인트 어거스틴 캐피탈 변호사)·박지형(서울대 경제학과 교수)이다.
이번 주총 안건이 모두 통과되면 사내이사는 6명으로 늘어나고, 사외이사는 기존과 동일하게 6명으로 유지된다.
한화솔루션 정관에 따라 이사회는 최소 3명, 최대 12명까지 가능하다. 인원수는 부합하지만, 사외이사 수가 이사 총수의 과반이 돼야 한다는 규정을 어기게 된다. 상법상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는 이사회 투명성과 독립성을 제고하기 위해 과반 이상을 사외이사로 둬야 한다.
정관과 상법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김창범 부회장과 김희철 대표, 류두형 대표, 김동관 대표 4인 중 최소 1명 이상의 사내이사가 물러나야 한다는 얘기다.
김동관 대표와 김희철 대표, 류두형 대표가 이사진에서 제외될 가능성은 없다. 김 회장 장남인 김동관 대표는 지난해 3월 이사회에 처음 진입했다. 한화솔루션의 중장기 비전을 수립하고 지원하는 핵심 임무를 맡고 있다. 더욱이 경영 승계 과정을 밟고 있는 만큼, 이사회에 잔류해야 한다.
김희철 대표와 류두형 대표도 이사 지위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 태양광 사업을 영위하는 큐셀부문은 김동관 대표가 육성해온 미래 성장 동력이다. 첨단소재 역시 한화그룹 수소사업의 밸류체인(공급망)에서 저장과 운송이라는 주요 역할을 담당한다.
특히 지난해 초 한화케미칼과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가 통합해 출범한 한화솔루션은 각 사업부문이 삼각축을 구축하고 있다. 특정 부문 대표가 이사회에서 제외될 수 없는 구조인 셈이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사내이사 1명의 변동이 있을 예정”이라며 “김창범 부회장이 사의를 표명하거나, 내부적으로 공식화된 내용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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