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간 보상 격차, '원 삼성' 경영 기조에 균열메모리사업부 성과급 최대 6억원 넘게 수령할 듯사회적 이슈로 번지는 성과주의와 형평성 대립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직전 극적으로 임금협상 잠정 합의에 도달했지만 후폭풍은 오히려 삼성그룹 내부 전반으로 번지는 분위기다. 반도체(DS) 부문에 사실상 '상한 없는' 특별경영성과급 체계가 도입되면서 계열사 간 보상 격차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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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사가 임금협상 잠정 합의에 도달
DS부문 특별경영성과급 신설로 계열사 간 보상 격차 수면 위로 부상
내부 구성원들 사이에 상대적 박탈감과 성과급 체계 개편 요구 확산
메모리사업부 직원 1인당 성과급 최대 6억원 예상
연봉과 기존 보상 포함시 총보수 7억원 안팎 전망
DX부문 직원 자사주 지급 600만원 수준에 그칠 가능성
DS부문은 영업이익 기반 특별성과급 도입, 상한 없음
기존 계열사들은 EVA 기반 OPI 체계 유지, 실제 지급률 제한적
계열사 직원들 사이에 '같은 삼성인데 보상 체계 다르다'는 불만 누적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등 계열사는 올해 임금협상 이미 마무리
일부 계열사에서 성과급 제도 개편 논의 시작
동행노조는 합의안 찬반투표 중지 가처분 신청 및 투표 무효 소송 검토 중
성과급 격차로 그룹 내부 결속력 약화 우려
다른 대기업 노조로 성과급 확대 요구 확산 가능성
성과주의와 형평성, 그룹 결속이라는 가치 충돌 본격화
특히 메모리사업부 직원들에게 많게는 수억원대 성과급 지급 가능성이 거론되자 삼성 주요 전자 계열사 내부에서는 상대적 박탈감과 함께 성과급 체계 개편 요구가 확산하는 모습이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번 합의가 단순한 임단협 타결을 넘어 삼성 내부 '한 가족 경영' 기조에 균열을 드러낸 사건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20일 DS부문 특별경영성과급 신설 등을 포함한 2026년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다. 노조는 27일 오전까지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 중이며 현재 투표율은 90%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메모리사업부 조합원 규모 등을 고려할 때 합의안 통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번 합의의 핵심은 DS부문 영업이익 기반 특별경영성과급 제도다.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 외에 별도 특별성과급 체계를 도입하고 지급 상한도 두지 않기로 했다. 재원 일부는 DS 전체 조직에 공통 배분하고 나머지는 사업부별 성과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메모리 업황이 예상대로 회복될 경우 메모리사업부 직원 1인당 성과급 규모가 최대 6억원 수준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연봉과 기존 보상까지 포함하면 총보수가 7억원 안팎에 이를 수 있다는 계산이다.
문제는 이 같은 보상 체계가 삼성전자 내부를 넘어 그룹 전반의 상대적 박탈감을 자극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임금협상을 마친 계열사 직원들 사이에서는 '같은 삼성인데 왜 보상 체계가 완전히 다르냐'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기, 삼성SDI 등은 올해 임금협상을 이미 마무리했다. 인상률 자체는 삼성전자와 큰 차이가 없거나 비슷한 수준이지만, 특별성과급 규모에서는 사실상 비교가 어려운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계열사들은 여전히 경제적부가가치(EVA) 기반 OPI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영업이익이 늘어도 EVA 산식에 따라 실제 지급률은 제한되는 구조다. 이 때문에 일부 계열사에서는 '회사가 돈을 벌어도 체감 보상은 미미하다'는 불만이 누적돼왔다.
실제 삼성전기는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음에도 OPI 지급률이 연봉의 한 자릿수 수준에 머물렀다. 삼성SDI 역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영향으로 사실상 성과급이 거의 지급되지 않아 내부 불만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삼성전자 DS부문은 영업이익 연동 구조를 사실상 새 기준으로 만들었다. 삼성전자 노조가 요구했던 '영업이익 10% 공유' 방식이 일정 부분 반영되면서 기존 계열사 직원들 사이에서는 '이제 삼성 안에서도 급이 나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등에서는 '삼성은 이제 삼성전자와 삼성후자로 나뉜다', '계열사는 사실상 삼성서자 취급'이라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직원들은 '같은 삼성 배지를 달고 일하는데 보상 격차가 너무 커졌다'고 토로한다.
재계에서는 이 같은 분위기가 향후 삼성 계열사 노사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사업장별로 분산됐던 성과급 이슈가 그룹 차원의 집단 요구로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일부 계열사에서는 제도 개편 움직임이 감지된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성과급 대체 보상제도 도입을 회사 측과 논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삼성전기 역시 EVA 중심 체계를 손질하는 방안을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노사 갈등 양상이 삼성전자 내부에서 '노·노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삼성전자 완제품(DX) 부문 직원 중심으로 구성된 동행노조는 이날 수원지법에 잠정 합의안 찬반투표 중지를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동행노조는 교섭대표노조가 DX부문 직원들의 의견을 배제한 채 합의를 밀어붙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DS부문과 DX부문 간 성과급 격차가 지나치게 벌어졌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이번 합의안에 따르면 DX부문 직원들은 600만원 규모 자사주 지급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반면 DS부문은 수억원대 특별성과급 가능성이 거론된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사업부에 따라 보상 규모가 극단적으로 달라지는 셈이다.
동행노조는 가처분 신청과 별개로 투표 무효 확인 소송도 검토 중이다. 투표 결과와 무관하게 갈등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사례가 삼성 특유의 '원 삼성(One Samsung)' 문화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용 회장은 그동안 계열사 간 협업과 결속을 강조하며 "한 몸, 한 가족처럼 힘을 모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내놨다. 하지만 이번 합의를 계기로 내부 구성원들이 체감하는 현실은 오히려 더 멀어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삼성 한 계열사 관계자는 "예전에는 삼성전자와 계열사 간 격차가 있더라도 어느 정도 납득 가능한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같은 그룹 안에서도 보상 체계가 완전히 다른 회사처럼 느껴질 수 있다"며 "특히 젊은 직원들 사이에서는 상대적 박탈감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메모리 호황기에 수억원대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 자체는 이해할 수 있지만, 문제는 다른 사업부와 계열사 직원들이 이를 지켜보는 상황"이라며 "성과주의를 강조할수록 그룹 내부 결속은 오히려 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례가 삼성을 넘어 국내 대기업 전반의 노사 전략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을 거론한다. SK하이닉스가 먼저 '영업이익 기반 성과급' 모델을 제시했고, 삼성전자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사실상 새로운 기준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향후 다른 대기업 노조들도 영업이익 연동형 성과급 확대를 요구할 가능성도 커질 전망이다. 특히 성과급 규모가 사회적으로 공개되기 시작하면서 사업장별 비교와 집단 요구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재계 한 관계자는 "성과급은 원래 회사 내부 문제였지만 이제는 사회적 이슈가 됐다"며 "삼성 사례 이후에는 다른 대기업 노조들도 '왜 우리는 안 되느냐'는 논리를 더 강하게 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총파업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현실적 선택을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반도체 공급망과 국가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상당했을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업계에서는 결국 이번 합의가 '반도체 셧다운'을 막아낸 대신 삼성 내부에 새로운 과제를 남겼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성과주의와 형평성, 사업부별 경쟁력과 그룹 결속이라는 서로 다른 가치가 충돌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은 오랫동안 '같은 삼성'이라는 정체성을 유지해왔지만, 이번 특별성과급 논란은 내부 구성원들에게 오히려 차이를 더 강하게 각인시킨 사건이 됐다"며 "돈의 문제 앞에서 삼성의 '한 가족' 메시지가 시험대에 오른 셈"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신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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