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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자동차 발목 잡은 ‘車 반도체’ 대란

[Why]글로벌 자동차 발목 잡은 ‘車 반도체’ 대란

등록 2021.02.25 12:27

김정훈

,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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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메이커 코로나19 수요예측 실패 요인재택근무 확산에 전자제품 수요 확대 영향현대차·기아 등 완성차社 반도체 부족 감산 수익성 낮은 車 반도체, 국내 업체 M&A 부담

글로벌 자동차 발목 잡은 ‘車 반도체’ 대란 기사의 사진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 대란이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의 발목을 잡았다. 이러한 여파는 올해 연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며 국내 완성차 업체 또한 생산 차질로 이러지고 있다. 전 세계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부족 상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자동차용 반도체 부족 원인은 코로나 19 팬더믹이다. 자동차 메이커는 코로나19 여파로 자동차 수요가 줄어들자 차량용 반도체 주문량을 대폭 줄였고 반도체 메이커들은 가전·게임기용으로 생산을 돌렸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자동차 시장이 회복세로 접어들면서 반도체를 구하지 못해 생산을 중단하는 상황까지 처하게 됐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 들어가는 메모리 반도체는 부가가치가 높고 보안 문제도 까다롭지 않다. 이에 반면에 차량용 반도체는 수익성이 낮고 높은 신뢰성과 안전성을 요구하고 결함 발생과 안전사고, 리콜 등의 부담이 크기 때문에 단기간 공급 확대가 어려운 품목이란 평가다.

반도체 업체들이 생산라인 증설에 나선다고 해도 적어도 시설투자가 완료되기까진 6개월 이상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글로벌 자동차 반도체 점유율 70% 가량 차지하고 있는 대만 파운드리 업체 TSMC가 차량용 반도체 가격을 15%가량 높일 전망이어서 완성차 업체들은 부품 수급 차질 여파가 길어질 경우 제조 원감 부담도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쏘나타 등 국산 중형 세단 기준으로 반도체 칩은 약 200~300개 들어가는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차량용 반도체의 재고량이 충분하지 않으면서 앞으로 수급 차질이 발생할 것에 대비해 대응 방안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제네시스 등 전장 부품이 많은 고급 차종일수록 반도체 칩은 더 많이 필요하다.

현대차·기아는 차량용 반도체 재고를 보유한 차량 모델 중심으로 생산 라인을 가동하고 있으며 범용성 반도체는 재고가 거의 소진된 차량 부품에 우선 투입해 차량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1차 협력사에만 차량용 반도체 재고 확보를 맡기지 않고 매주 단위로 재고를 점검하며 직접 반도체 메이커와 물량 확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일부 반도체 부품은 수급이 원활치 않지만 차량 생산계획 조정과 반도체 메이커와 협상 등을 통해 가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지엠은 말리부, 트랙스 등에 들어가는 반도체 칩 부족으로 올 3월 중순까지 부평공장은 50% 감산을 이어갈 예정이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차량용 반도체 칩이 부족해서 완성차 브랜드가 최종적으로 생산에 타격은 받고 있지만 부품사 공급 차질 등이 맞물려 있다”며 “현 상황이 유동적이기 때문에 매주마다 생산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IHS 등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업체별 세계 시장 점유율은 NXP(네덜란드) 21%, 인피니온(독일) 19%,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일본) 15%, 텍사스인스트루먼트(미국) 14%,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스위스) 13% 순이다.

IHS는 최근 발간한 자동차용 반도체 관련 보고서에서 올 3분기까지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되고 1분기에만 전세계 자도차 생산량이 67만대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차량용 반도체는 높은 시장 진입 장벽 때문에 삼성전자가 자체 반도체(엑시노트 오토)를 상용화해 아우디 등에 공급 실적을 올리긴 했지만

아직은 후발주자로서 점유율이 1%대에 머물고 있다. NXP, 르네사스, ST마이크로 등 유력 업체 한 곳을 삼성전자가 조만간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는 이유다.

M&A 없이 삼성전자가 단기간 차량용 반도체 사업에서 경쟁력을 끌어올리긴 쉽지 않았다는 전문가들 평가다.

지난해 4분기부터 시작된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은 지난해 완성차 회사들이 코로나19로 주요 생산 공장을 셧다운(가동 중단)하는 과정에서 수요예측에 실패한 부분이 크다.

가뜩이나 코로나19 장기화로 재택근무가 확산되면서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반도체 수요는 더욱 급증하고 있다.

산업계에선 올 연말까지 차량용 반도체 부족 문제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공급 업체 입장에서 수익성이 낮은 차량용 반도체의 시설투자에 선뜻 나서는 것도 부담이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도 “코로나19로 반도체 업체들이 공급 포트폴리오를 자동차에서 전자 중심으로 바꿨는데 자동차 수요가 회복되고 전자도 증가하면서 전체적으로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증설을 한다고 해도 공급까지 갈려면 6개월~1년간은 차량용 반도체 부족 문제가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 정부가 국내 자동차 수출 및 내수 판매를 위해 대만 정부에 TSMC 차량용 반도체 증산 협력 요청에 힘이 실리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불안정 사태는 민간 차원을 넘어 정부가 외교력을 동원해 단기 물량을 확보해야 할 급박한 위기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 독일, 일본 등 주요 자동차 생산국은 대만 정부에 차량용 반도체 증산을 위한 협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뉴스웨이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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