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주총서 사측 대 HYK파트너스 맞대결이사회 최대 8인, HYK 10인으로 증원 노려지분율은 사측 유리, 전자투표제 미도입도 변수 정관변경 부결시 HYK측 후보 2인 안건 자동폐기경영권 분쟁 시장 반응 미온적, 주가 꾸준히 하락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진과 HYK파트너스는 이번 주총에서 배당금과 정관 일부 변경, 사외이사 및 기타비상무이사 선임 등의 안건을 놓고 찬반 투표를 벌인다.
우선 ㈜한진은 보통주 1주당 600원의 배당안을 상정했다. 또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후보로 김경원 세종대 경영전문대 교수를 추천했다.
반면 HYK파트너스는 보통주당 1000원의 배당안과 이사 정원 증원 등 정관 변경안을 제안했다. 또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후보로 박진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를 뽑았고, 사외이사 후보와 기타비상무이사 후보에는 김현겸 한국클라우드 대표이사 부회장과 한우제 HYK파트너스 대표를 올렸다.
㈜한진 정관에 따르면 이사회 정원은 3명 이상 8명 이내로 한다. 이 중 사외이사는 3명 이상이면서 총수의 과반이어야 한다.
현재 ㈜한진 이사회는 8명 정원을 모두 채우고 있다.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한진 이사는 사외이사 1인 뿐이다.
HYK파트너스 측 모든 후보가 이사회에 진입하려면 이사회 정원은 최대 10인으로 늘어나야 한다. 만약 정관 변경 안건이 부결되면 김현겸 후보와 한우제 후보의 선임안이 자동 폐기된다. 표결 기회조차 가지지 못하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한진 측이 비교적 우위에 있다고 보고 있다. ㈜한진의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최대주주는 24.16%의 한진칼이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민 부사장 등 우호 지분까지 포함하면 27.45%가 된다. 여기에 우리사주조합 3.96%를 더하면 30%가 넘는다.
특히 3대주주인 GS홈쇼핑(6.62%)은 ㈜한진의 명백한 우호 세력으로 분류된다. 이 경우 ㈜한진 측이 확보한 지분율은 38.27%로 늘어난다.
GS홈쇼핑은 2019년 고(故) 조양호 회장이 가지고 있던 지분 전량을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로 넘겨받았는데, 양사는 ‘협력 관계 강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조 회장 일가의 상속세 부담을 낮춰주면서 오너가와의 관계를 돈독히 다지려는 의도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2대주주인 HYK파트너스의 지분율은 9.79%이고, 4대주주 국민연금은 5.94%를 보유하고 있다. 소액주주는 42.84%다.
이른바 ‘3%룰’은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건에 한정된다. 3%룰은 상장사가 감사위원을 선임할 때 최대주주나 지배주주가 의결권이 있는 주식의 최대 3%만 행사하도록 제한하는 규정이다.
한진칼과 정석인하학원 뿐 아니라 HYK파트너스, GS홈쇼핑, 국민연금 모두 이 룰을 적용받기 때문에 ㈜한진 측이 불리하다고 보기 힘들다.
㈜한진이 전자투표제를 도입하지 않았다는 점은 소액주주 참석률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한진과 HYK파트너스 모두 의결권 대리 행사 위임장을 받고 있지만, 실질적인 참석율을 높이는데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경영권 분쟁이 발발했음에도 불구,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는 점은 시장의 분위기를 대변해 준다. 통상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면 주가 상승 요인으로 여겨진다. ㈜한진 주가는 HYK파트너스 등장 직후 6만원에 근접할 만큼 상승했지만, 이후 꾸준히 하락하며 현재 4만3000원대에 머물고 있다.
㈜한진이 파격적인 주주친화정책을 발표하고 나선 점도 변수다. ㈜한진은 지난 12일 2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데 이어 2025년까지 매출 3조5000억원 영업이익 175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중장기 비전을 제시했다.
특히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거버넌스위원회를 ESG위원회로 확대개편하는 한편, 안전위원회를 신설하고 사외이사 중심의 이사회 운영평가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진은 지난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고, 사외이사 수를 5인으로 확대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HYK파트너스의 주주제안 이후 주가 부양이 생각만큼 이뤄지지 않아 소액주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한진이 조현민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을 상정하지 않은 것도 주주들을 설득하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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