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숨고르기 후 본격 반등 조짐...“반도체 부족 악재도 넘어”현대차는 구글, 기아는 애플...현실화 땐 미래차 패권 쥘 기회3월 판매 급증에 1분기 실적 기대감...아이오닉5·EV6도 ‘호평’
현대차는 지난 2일 전 거래일 대비 6.62% 상승한 23만3500원에 마감했다. 기아도 전 거래일 대비 3.71% 오른 8만6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차그룹의 부품사인 현대모비스 역시 전 거래일 대비 3.90% 상승한 30만6000원에 마감했다.
현대차그룹주는 올해 초 ‘애플카 협업설’로 급등한 이후 수개월째 횡보를 거듭해왔다. 애플과의 협업 기대감이 빠르게 식으면서 수급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우호적인 관련 보도에 선을 그은 현대차그룹은 한껏 부풀었던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현대차는 올해 첫 거래일에 20만7500원에 마감한 뒤 애플카 관련 언론보도가 터진 후 26만7500원(1월 11일)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해명공시 이후 주가가 빠지더니 지난달 말부터는 21만원대를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 2월 5일 10만원을 돌파했던 기아 역시 한 달 만에 7만원 밑으로 내려앉은 바 있다.
그러나 지난 2일 현대차의 ‘구글 협업설’이 터지면서 분위기가 다시 반전됐다. 이날 조선비즈는 현대차가 구글과 합작사를 설립해 자율주행차 등에 탑재될 차량 서비스를 공동 개발한다고 보도했다. 현대차 측은 이번에도 관련 소문을 일축했으나 시장의 관심은 여전한 상황이다.
앞서 지난달 31일에는 기아 인도법인이 SNS를 통해 ‘사과’ 사진을 올리며 애플과의 협업설을 재점화했다. 이를 본 투자자들은 그간 제자리걸음이었던 애플과의 협상이 진전된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소문이 현실화된다면 현대차그룹은 미래차 시장에서 확고한 경쟁 우위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생태계가 친환경·자율주행차로 전환되는 시점에서 미래차 ‘패권’을 구축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해외 업체와의 협업이 아니더라도 최근 선보인 순수전기차 ‘아이오닉5’와 ‘EV6’에 대한 평가도 고무적이다. 현대차의 아이오닉5는 국내 사전계약 첫날에만 올해 판매목표의 약 90%를 달성했고, 유럽지역에서의 사전 계약도 긍정적이다. 400km대에 머무르는 최대 주행거리는 아쉬지만 파격적인 디자인과 합리적인 가격, 동급 최고 수준의 충전속도로 경쟁력을 갖췄다는 게 증권가의 평가다.
특히 현대·기아는 지난 3월 글로벌 판매 실적을 통해 견고한 펀더멘털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현대·기아는 지난달 글로벌 시장에서 각각 37만5000대, 25만1000대씩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2.4%, 8.6%씩 증가한 수치다. 두 회사 모두 주력 시장인 미국에서 3월 기준 최대판매량을 기록하며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기아의 단기 숨고르기 기간이 지나고 전기차 사전계약 호조 등으로 주가 상승이 예상된다”며 “반도체 부족 이슈는 인센티브 감소와 믹스 향상으로 충분히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장문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기존 완성차 제조사와 빅테크 기업의 미래차 전략이 강화되고 있으나 현대차를 비롯한 소수업체만이 플랫폼 기반의 협업이 가능하다”며 “현대차그룹의 현재 주가는 시장 대비 밸류에이션을 감안하면 저평가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코로나19 기저효과로 펀더멘털 개선이 뚜렷한 현대차의 목표주가는 33만원”이라며 “재무구조에 기반한 신규 투자, 그룹 계열사 합리화, 신규 업체와의 협업, 미래 성장동력 발굴 및 신사업 진출 등이 가시화됨에 따라 충분한 주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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