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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패전처리?···변창흠 후임 노형욱 ‘기대반 걱정반’

부동산 부동산일반

패전처리?···변창흠 후임 노형욱 ‘기대반 걱정반’

등록 2021.04.19 15:23

수정 2021.04.19 22:15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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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형욱 국토부 장관 내정···두번째 기재부 출신“비전문가 한계” vs “완벽 제너럴리스트” 갈려예산통에 국무조정까지 거쳐 정책 이해도 높아임기 1년 시한부···집값 오세훈 등 난제 산더미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내정자가 19일 정부과천청사에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내정자가 19일 정부과천청사에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무조정실에서 정책을 조정하는 역할을 하면서 부동산 문제를 포함해 국토부 정책 전반에 대해서 어느 정도의 이해를 하고 있다. 구체적인 부동산 정책의 실무에 대한 우려를 알고 있지만 나름의 최대한 노력을 하고 또 많은 분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합리적으로 풀어나가겠다.”(19일 정부과천청사 서울지방국토관리청 출근길서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매우 훌륭한 관료다. 추진력과 유연성을 둘다 갖추었다. 국토교통분야 전문성은 다소 부족하겠지만, 기재부 출신으로 국무조정실장 역할까지 수행했던 만큼 부동산정책 등 기존정책을 올바른 방향으로 바로잡는데는 오히려 도움이 될수 있다고 생각한다.”(국토교통부 관계자)

“일처리에 완벽한 제너럴리스트(generalist)다. 소수의 주장이 아니라 많은 말을 듣고 합리적으로 일하기를 기대한다.”(관가 고위 관계자)

정통 경제관료로 예산통으로 알려진 노형욱 신임 국토부장관 후보자는 부동산 비전문가다. 부동산 정책 관계부처인 기획재정부, 정부 부처 일을 총괄하는 국무조정실장 등 큰 틀에서 관련 경험이 있지만 국토부 수장으로서는 전문성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국민 주거안정, 부동산투기 근절이라는 당면과제를 비전문가가 잘 수행할 수 있냐는 우려가 시장 안팎에서 나오는 이유다.

더욱이 정치권에서 잔뼈가 굵은 김현미 전 장관과 ‘회심의 인사’라던 주택공급 전문가 변창흠 전 장관 모두 불명예 퇴진했다. 노 후보자를 두고 기대 반, 걱정 반 분위기가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그를 지근거리에서 봐 왔던 관가의 평가는 예상외다. 기획재정부가 경제의 사령탑 역할을 하는 부처이고 국무조정실 역시 정부부처 업무를 총괄하는 역할이어서 국토부 일과 여러분야에서 관련을 맺고 있으며 관료 출신이어서 현안 파악에도 빠를 것이란 관측이 많아서다. 기재부 서기관, 과장, 국장때부터 국토부 예산을 담당했기 때문에, 국토교통분야에 대한 이해도도 갖추고 있을 것으로 봤다. 스페셜리스트는 아닐지라도 전문 관료 출신 제너럴리스트로 본인의 역량을 발휘할 것이란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토부 관료나 교수 등 정책 전문가보다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봤다. 25번의 헛발질 대책으로 꼬일대로 꼬인 실타래를 풀려면 오히려 정부 예산(기재부)에 밝고, 정치권에 인맥(이낙연·김현미)을 갖추고 있으며, 새로운 시각(국무조정실)으로 기존의 틀을 깰 수 있는 외부 인물이 더 필요할 수 있기 때문.

아쉬운과 함께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먼저 장관직을 수행하기도 전에 임기부터 걱정해야해서다. 문재인 정부의 임기가 1년도 채 남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역시 장관으로 재직할 수 있는 기간은 1년 이하다. 시한부 장관이나 다름없다는 얘기다. 더욱이 그는 아직 장관 후보자 신분으로 대략 한달 가량 소요되는 인사청문회 기간 등을 고려하면 임기는 더 줄어들 수 있다.

실제 이번 국토부 장관 인선에서 유력 정치인 등 물망에 오른 인물들이 임기와 산적한 현안 문제 등으로 대부분 고사했다는 얘기가 관가 안팎에서 파다하게 돌기도 했다. 문재인 정권이 임기 말 레임덕에 진입하면서 정책을 끌고 해법을 제시할 구원투수 대신 무난하게 임기를 마칠 패전투수를 구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더미다. 핵심 업무는 단연 집값안정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신년기자회견에서 부동산 시장 안정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하며 “집값 원상회복” 발언까지 했으나 여전히 서울 등 수도권 집값은 오름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내년 대선 전까지 집값안정을 이뤄내 부정적인 여론을 회복하는게 필수다. 패닉바잉을 잠재우고 성난 부동산 민심을 다스려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2·4대책으로 대변되는 공공재개발과 공공재건축,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 등 정부가 최근 새롭게 제시한 공공 주도 도심 고밀 개발사업의 차질 없는 수행이 우선 과제로 꼽힌다.

정부와 본격적인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관계 설정도 그의 숙제다. 2·4대책의 핵심은 공공재개발·재건축과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공공주도 정비사업 등 ‘공공 개발’이 핵심인데, 오 시장은 민간 규제 완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 오 시장은 최근 박형준 부산시장 등 국민의힘 소속 5개 광역지방단체장들과 함께 공시가격 재조정까지 촉구하고 나섰다.

LH 직원들의 신도시 땅 투기 사태로 땅에 떨어진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일도 급선무다. 4개월째 사장 자리가 공석인 LH의 혼란을 수습하고 국민과 LH 직원들이 만족하는 조직개편을 이뤄내야 한다. 정부는 현재 LH의 역할과 기능 등을 조정하는 혁신안을 검토 중이지만 조직과 예산이 방대한 만큼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이 외에 이달 발표되는 수도권 2차 신규택지 발표와 오는 6월 시작되는 전월세신고제, 7월 3기신도시 사전청약 등 민감한 정책들도 추진해야 한다. 지역 갈등 논란이 큰 가덕도 신공항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교통현안도 산적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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