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5월 이후 8번째 기준 금리 동결···만장일치“코로나19 불확실성 잠재···물가상승압력 크지 않아”경제성장률 4%로↑···4차 재난지원금 효과도 반영“금통위서 금리 인상 등 통화정책 시기도 논의 중”
수출 회복세 지속에 이어 민간소비 부문도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내려진 이번 동결 결정은 사실상 통화 정책 완화 기조를 확대한 것이다.
한은은 27일 서울 중구 본관에서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를 개최하고 현재 연 0.50%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했다. 작년 7, 8, 10, 11월과 올해 1, 2, 4월에 이은 여덟 번째 동결이다.이로써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기준금리(3월 0.00∼0.25%로 인하)와 격차는 0.25∼0.5%포인트로 유지됐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내수가 쪼그라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2020년 3월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크게 낮춰졌다. 이어 같은 해 5월 0.75%에서 0.5%로 추가 인하된 뒤 변동되지 않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번 기준금리 동결에 배경에 대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개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잠재하고 있고 수요측면 물가상승압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이날 한은은 기준금리 동결 발표와 함께 올해 경제성장률 수정 전망치를 4%로 기존(2월․3%)보다 1.0%포인트 대폭 상향 조정했다.
이는 경제 주체들의 심리가 호전되고 경제 회복이 예상보다 빨라질 것을 전제로 둔 ‘낙관적 시나리오’에 따른 예상치다. 지난 2월 전망치 발표 당시 고려되지 않았던 4차 재난지원금 효과도 0.1~0.2%포인트(한국은행 거시계량모형 기준) 반영됐다.
이처럼 국내 경제 지표 개선세가 뚜렷함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금리 인상이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가계 경제 충격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한은이 금리 인상 시그널을 미리 줘야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이날 금통위에서 금리 인상 등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른 시장 충격을 최소화 시킬 방안, 시기 등의 논의가 있었다”며 “시기를 단정해서 말하긴 힘들지만 금융안정 상황에 맞춰 통화정책을 정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한은은 향후 국내외 경제 동향도 발표했다. 우선 세계경제는 주요국의 경제부양책 지속, 백신 접종 확대 및 경제활동 제약 완화 등으로 회복세가 강화됐지만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주요국의 주가 오름세가 주춤해졌다고 평했다.
한은은 “국채금리 역시 비교적 좁은 범위 내에서 등락했다. 앞으로 세계 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코로나19의 재확산 정도와 백신 보급 상황, 각국 정책 대응 및 파급효과 등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국내경제에 대해서는 회복세가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수출과 설비투자가 견조한 회복세를 이어갔으며, 민간소비도 부진에서 점차 벗어나는 모습이다”라며 “앞으로 국내경제는 수출과 투자 호조, 민간소비 개선에 힘입어 회복세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 및 농축산물 가격 오름세가 지속하는 가운데 서비스 가격 상승폭 확대 등으로 2%대 초반으로 크게 높아졌다.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은 1%대 초반으로 상승했다.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대 초반에서 소폭 높아졌다. 금년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2월 전망치(1.3%)를 상당폭 상회하는 1%대 후반 수준을, 근원인플레이션율은 1%대 초반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됐다.
금융시장에서는 국내외 경기회복세 강화 등으로 장기시장금리가 상승했으며, 주가는 오름세를 이어가다 국제금융시장 움직임 등에 영향을 받아 다소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소폭 등락했고, 가계대출은 큰 폭으로 증가세를 이어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주택가격은 수도권과 지방 모두에서 높은 오름세를 보였다.
금융통화위원회는 “금융통화위원회는 앞으로 성장세 회복을 지원하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코로나19의 전개 및 주요국의 경기 상황 등을 점검하는 한편, 자산시장으로의 자금쏠림, 가계부채 증가 등 금융불균형 누적에 더욱 유의하겠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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