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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계획 접은 투썸플레이스···볼륨 키운 후‘ 매각’으로 방향 틀어

상장 계획 접은 투썸플레이스···볼륨 키운 후‘ 매각’으로 방향 틀어

등록 2021.06.02 17:25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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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당시 밸류 4500억원으로 시장 평가보다 높아최대주주 PEF일 경우 공모 흥행 어려울 가능성 커수월한 엑시트 위해 상장 대신 매각으로 선회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토종 커피 프랜차이즈 투썸플레이스가 기업공개(IPO) 계획을 철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시장에서 평가하는 상장 후 기업가치가 대주주의 기대치를 하회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투썸플레이스는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에 참여했던 증권사들에게 상장을 검토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내용을 지난 1일 전달했다. 투썸플레이스는 지난달 초 국내 증권사들에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배포하며 본격적으로 상장 검토 작업에 나섰으나 한달여 만에 계획을 철회하게 됐다.

투썸플레이스는 CJ그룹이 만든 커피 프랜차이즈로 지난 2018년 CJ푸드빌로부터 분할된 후 사모펀드(PEF) 앵커에쿼티파트너스에 매각됐다. 일반적으로 사모펀드가 최대주주인 경우 상장보다는 매각을 통한 엑시트(투자 회수)를 선호한다. 그런데도 투썸플레이스가 상장을 우선 검토했던 것은 최근 성장세가 뚜렷하고 국내 증시 분위기가 어느 정도 뒷받침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투썸플레이스의 매출액은 앵커에쿼티가 최대주주가 된 2019년, 지난해는 3655억원을 기록하는 등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스타벅스를 비롯한 커피 전문점 대부분이 수익성 악화를 겪은 것과 달리 투썸플레이스는 이익도 소폭 증가하는 성과를 냈다. 또 최근 국내 증시에서 소비재 업종의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가 크고 공모주 시장이 역대급 호황을 누리고 있어 지금이 공모 적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투썸플레이스가 돌연 상장 계획을 접은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이미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주주가 사모펀드(PEF)이기 때문에 상장 심사가 비교적 까다로울 가능성이 있고 공모도 흥행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대주주가 투썸플레이스 인수 당시 책정한 기업가치보다 상장 후 투썸플레이스의 기업가치가 낮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는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투썸플레이스의 기존 최대주주인 CJ푸드빌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총 세 번의 거래를 통해 투썸플레이스의 지분 100%를 모두 매각했다. 이 중 73.89%(2020년 말 기준)는 앵커에쿼티가 특수목적법인(SPC) 텀블러 아시아(Tumbler Asia)를 통해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지분을 보유한 주주들은 구체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CJ푸드빌이 지분을 매각하는 과정을 대략적으로 살펴보면 이들 주주들이 투썸플레이스의 기업가치를 4500억원으로 책정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우선 앵커에쿼티는 2018년에는 싱가포르투자청(GIC),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와 함께 투썸플레이스의 구주(3만2500주)와 신주(1만2500주)를 합쳐 지분 40%(4만5000주)를 총 1800억원에 확보해 2대 주주에 올랐다. 당시에는 투자자별 지분율이 공개되지는 않았다. 이 때 투썸플레이스에 책정된 기업가치는 4500억원이었다.

2019년에는 앵커에쿼티가 CJ푸드빌로부터 투썸플레이스 지분 45%(5만625주)를 2025억원에 추가 취득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 때 앵커에쿼티가 2018년 당시 20%의 지분을 확보했던 사실이 공개됐다. 이와 함께 앵커에쿼티는 다른 투자자들이 보유하던 지분 8.89%(1만주)도 이 때 사들이면서 지분 73.98%(8만3125주)를 확보했다. 이 1만주의 인수 가격도 알려지지 않았다. 이 당시 투썸플레이스의 기업가치도 4500억원이었다.

지난해에는 CJ푸드빌이 투썸플레이스 잔여지분 15%(1만6875주)를 710억원에 매각했다. 인수자가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앵커에쿼티의 SPC인 텀블러 아시아는 아니라는 것이 공시를 통해 확인됐다. 이 때 투썸플레이스의 기업가치는 4733억원으로 소폭 상승했다. 결론적으로 투썸플레이스의 주주들이 지분 100%를 확보하는 데 총 4500억원 가량을 투자한 것으로, 성공적인 엑시트를 하려면 상장 후 기업가치가 이 4500억원을 상회해야 한다.

문제는 상장 후 투썸플레이스의 기업가치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는 이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다. 커피 전문점 시장이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투썸플레이스가 1위 스타벅스와 격차가 상당히 큰 2위이기 때문에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부정적인 평가 때문이다. 투썸플레이스 외의 다른 커피전문점의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는 점도 이 평가에 힘을 싣는다.

또 투썸플레이스의 최대주주가 사모펀드라는 점도 상장에 부담이다. 사모펀드는 엑시트를 위해 상장 전후로 지분 매각에 나서기 때문에 최대주주가 변경될 수밖에 없다. 새 주인이 누구냐에 따라 투썸플레이스의 기업가치가 훼손될 가능성이 있다. 한국거래소 역시 같은 이유로 사모펀드가 대주주인 회사의 상장 과정을 까다롭게 심사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이유로 증권사들 역시 투썸플레이스의 상장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주관사 선정 입찰도 경쟁이 치열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투썸플레이스가 상장을 철회하기로 하면서 향후 사업을 보다 확대한 후 회사를 매각할 것으로 보인다. 투썸플레이스는 향후 가맹점주와 함께 성장하며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집중하는 한편 충북 음성의 제2공장 설립 등을 통해 제품력을 지속적으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또 모바일앱, 멤버십 프로그램 개편을 통해 데이터 기반 고객 서비스 확대에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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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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