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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자매의 난’ 아워홈 구지은 5년만에 경영 복귀···구본성은 해임(종합)

‘세자매의 난’ 아워홈 구지은 5년만에 경영 복귀···구본성은 해임(종합)

등록 2021.06.04 13:05

수정 2021.06.04 14:01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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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자매 측, 신규이사 무더기 선임하며 이사회 과반 장악5년 전 오빠 손 들어준 장녀 구미현, 구지은 편으로 선회구본성 보복운전 논란에 실망한 구자학 의중 반영된듯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LG에서 계열분리한 식품업체인 아워홈에서 재현된 남매간 경영권 분쟁에서 구지은 전 캘리스코 대표가 완승을 거뒀다.

구지은 대표는 언니 구미현씨, 구명진 캘리스코 대표의 지원사격으로 이사회를 장악하고 6년만에 아워홈 경영일선에 복귀한다. 최근 ‘보복운전’ 논란에 휩싸인 오빠 구본성 아워홈 대표이사 부회장은 해임됐다. 그 동안 구본성 부회장 편에 섰던 구미현씨가 이번에는 구지은 대표 측으로 돌아선 것에 대해 구자학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세 자매 손 잡고 이사회 장악···구지은 대표 선임 및 구본성 해임안 통과 = 아워홈은 4일 오전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연달아 개최하고 구지은 전 캘리스코 대표의 대표이사 선임과 구본성 부회장의 대표이사 해임건을 모두 처리했다.

이날 오전 서울 모처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는 구지은 대표가 제안한 신규이사 선임안과 보수총액 한도 제한안 등이 통과됐다. 이날 새로이 선임된 신규이사 수는 21명인데 모두 구지은 대표 측 인사로 알려졌다. 아워홈의 이사 수는 종래 11명에서 총 32명이 늘어났고 구지은 대표 측 측근들이 이사회의 과반수를 차지하게 됐다.

아워홈의 주주구성을 살펴보면 지난 2019년 말 기준 구본성 부회장(38.56%), 구미현씨(19.28%), 구명진 캘리스코 대표(19.60%), 구지은 대표(20.67%) 등 이들 오너 형제들이 98.1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7년 경영권 분쟁에서는 구명진 캘리스코 대표가 구지은 대표의 손을 든 반면 구미현씨가 구본성 부회장의 편에 서면서 구 부회장이 승리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주총에서는 구미현씨가 구지은 대표의 손을 들어주면서 구 대표가 이사회를 장악하게 됐다.

구 대표 측은 주총 직후 이사회를 열고 구 부회장의 대표이사 해임안과 구 대표의 대표이사 선임건을 통과시켰다. 구 대표가 아워홈 대표이사에 복귀하는 것은 2016년 이후 5년만이다.

◇‘후계자 1순위’ 구지은 구설수에 구본성 등판 후 남매 갈등 시작 = 아워홈 창업자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장남인 구 부회장과 막내딸인 구 대표는 지난 2015년부터 경영권 분쟁을 펼쳐왔다. 구 회장은 고(故)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셋째 아들로 슬하에 구본성 부회장, 구명진씨, 구미현씨, 구지은 대표 등 1남3녀를 뒀다. 이들 중 아워홈 경영에 참여한 것은 구 부회장과 구 대표뿐이다.

구 대표는 오빠, 언니들과 달리 일찍부터 아워홈 경영에 참여해 10년이 넘게 회사를 이끌면서 회사 안팎에서 ‘후계자 1순위’로 꼽혔던 인물이다. 그는 2004년 아워홈 외식사업부 상무로 아워홈 경영에 참여하기 시작했고 2015년 부사장에 오르며 빠르게 승진했다.

그러나 구 대표가 자신에게 적대적인 임원들을 좌천, 업무배제, 해고했다는 논란에 휘말리면서 후계구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결국 그는 부사장에 오른지 5개월만인 2015년 7월 부사장직을 내려놨고 이듬해에는 관계사인 캘리스코의 대표이사직으로 밀려났다. 구 대표가 물러난 자리는 오빠 구본성 부회장이 채웠다. 구 부회장은 그 동안 삼성경제연구소 등 외부에서 일하다 뒤늦게 아워홈 경영에 참여했다.

이후 구 부회장과 구 대표 남매는 5년째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구 대표는 캘리스코 대표로 밀려난 이듬해인 2017년 서울중앙지법에 아워홈 임시주주총회 개최를 요청하고 이사직 복귀를 시도했으나 언니 구미현씨가 오빠의 손을 들어주면서 무산됐다. 2019년 아워홈 정기주총에서는 구 부회장이 이사 보수 한도 증액과 아들 구재모씨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으나 이를 구 대표와 구명진씨가 반대했다. 이후 아워홈은 구 대표의 캘리스코에 식자재 공급 중단을 선언했고 이 때문에 법정 다툼까지 벌였다.

구 부회장은 지난해 말 자신의 장남인 구재모씨를 사내이사에 선임하는 데 성공하며 이사회를 장악했고 경영권 분쟁은 어느 정도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이날까지 아워홈 사내이사에는 구자학 회장과 구본성 부회장, 구재모씨, 구미현씨가 있고, 구명진 대표, 구지은 대표가 기타비상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구본성 보복운전 논란으로 가족 및 주주 실망 커 = 세 자매 측의 경영권 장악이 성공한 것은 부친 구자학 회장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워홈은 네 명의 남매가 아워홈 지분을 고르게 들고 있다 보니 구미현씨, 구명진 대표가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상황이다.

그간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차녀 구명진 대표는 구지은 대표 측에 섰고 현재도 돈독한 관계를 유지 중이다. 최근 구 대표가 캘리스코 대표직을 내려놓은 후 경영에 참여한 경험이 없는 구명진씨가 후임 대표이사를 맡은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구미현씨가 오빠 구본성 부회장 측에 서며 아워홈 경영권의 추가 구 부회장 측으로 쏠려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 구미현씨가 구본성 부회장의 손을 놓게 된 것은 구자학 회장이 구 부회장에게 실망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구 부회장은 최근 보복운전으로 차량을 파손하고 상대 운전자에게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게다가 구 회장은 막내딸 구지은 대표를 각별히 아끼는 것으로 유명하다. 일찌감치부터 회사에서 경영 수업을 했고 경영 능력을 입증한 막내딸을 자신의 후계자라고 여겼다는 이야기는 잘 알려져 있다.

지난 2015년 구 대표가 구설수로 아워홈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후 이듬해 캘리스코 대표로 바로 복귀한 것 역시 경영일선에서 너무 오래 떨어져있어선 안 된다는 구자학 회장의 의사가 반영된 것이었다.

한편 구지은 대표 측은 이날 주총에서 경영 정상화를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업계에서는 아워홈이 경영 쇄신과 사업 확대를 위해 기업공개(IPO)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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