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공장 증축 차입금 상환 위한 자금조달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1200억 증액 가능흥행 기대감···업황회복 호실적, ESG채권 인기1분기 말 부채비율 66%, 재무건전성 확대될듯김 사장, 경영성과·신사업 탄력 등 지배력 공고
9일 석유화학업계와 투자은행(IB)업계 등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총 700억원의 무보증 사채를 발행하기 위한 수요예측(사전청약)에 나선다.
한화솔루션은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로부터 신용등급 ‘AA-’를 받았다. 3년 만기물 300억원과 5년 만기물 400억원을 모집할 예정이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1200억원까지 증액 발행한다. 납입기일은 이달 17일이며, 대표 주관사는 신한금융투자와 키움증권이다.
이번 회사채는 한화솔루션이 국내에서 처음 발행하는 ESG채권인 녹색채권으로, 상장수수료와 연부과금 등이 면제된다. ESG채권은 친환경 사업과 사회적 가치 창출을 목적으로만 발행자금을 사용해야 한다. 앞서 한화솔루션은 올해 4월에는 유럽과 아시아 기관투자자 대상으로 1700억원 규모의 첫 녹색채권을 발행한 바 있다.
한화솔루션이 국내에서 회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약 1년2개월 만이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4월 21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지만, 수요예측에서 대규모 미매각이 발생했다. 결국 남은 물량은 대표주관사 3곳과 인수단 6곳이 나눠 받았다.
올해는 흥행 기대감이 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업황이 침체되고 투자심리가 위축된 지난해와는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한화솔루션은 지난 1분기에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연결기준 매출 2조4043억원, 영업이익 25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 52%씩 증가했다. 특히 순이익은 무려 501% 확대된 3852억원으로 나타났다. 큐셀부문이 다소 부진했지만, 케미칼과 첨단소재 부문이 이를 상쇄시켰다.
증권가에서는 한화솔루션이 2분기에서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큐셀부문은 원가 부담 증가에도 불구, 태양광 프로젝트 매각과 설치량 증가 등의 영향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분석이다. 매출은 전년 대비 약 40% 늘어난 2조7000억원대, 영업이익은 2배 이상 확대된 2700억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녹색채권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은 녹색채권은 흥행보증 수표가 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도 유리한 점이 많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면서 친환경 이미지를 쇄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린’과 ‘프리미엄’을 합친 ‘그리니엄’이 대세로 부상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한화솔루션은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모두 채무상환에 쓸 계획이다. 태양광 사업을 영위하는 큐셀부문이 공장 증축을 위해 2017년 한국수출입은행으로부터 차입한 시설자금인 만큼, 녹색채권 기준을 충족한다.
한화솔루션은 차입금 2000억원을 3년 거치후 2년간 분기마다 250억원씩 분할상환하기로 했다. 작년 2분기부터 차입금 상환을 시작했고, 현 기준 잔여차입금은 1250억원이다.
채무상환이 이뤄지면 한화솔루션의 재무흐름은 더욱 견조해지게 된다. 올해 1분기 말 별도기준 총차입금은 3조2000억원이고, 현금성자산을 제외한 순차입금은 1조7000억원 수준이다. 부채비율은 65.7%에 불과하다.
한화솔루션의 안정적인 사업성과와 우수한 재무구조는 전략부문을 이끄는 김동관 사장의 지배력 강화와 직결된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장남인 김 사장은 한화솔루션에서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김 사장이 몸 담고 있는 계열사의 성과는 곧 경영능력 평가로 이어진다.
재무 리스크가 적기 때문에 막대한 초기투자 비용이 소요되는 신재생에너지 사업도 속도감 있게 추진할 수 있다. 김 사장이 전개하는 ‘그린수소’ 사업은 수소 생산과 제조, 유통, 보관까지 모든 가치사슬(밸류체인)에서 사업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다.
김 사장은 그룹 차원에서 총력을 기울이는 ESG경영 실천에 앞장서고 있다. 지속가능한 친환경 사업으로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것 뿐 아니라 지배구조 선진화 작업도 펼치고 있다. 한화솔루션이 지난달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신설한 것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 ESG위원회는 독립적인 운영을 위해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됐다.
이를 두고 향후 승계에 대비한 해보라는 시각이 존재한다. 오너경영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해소하고 잡음없는 경영승계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해석이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sj@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