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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준 회장, ‘100년 기업 효성’ 기틀 닦았다

[ESG가 미래다|효성]조현준 회장, ‘100년 기업 효성’ 기틀 닦았다

등록 2021.06.22 07:54

수정 2021.06.22 08:25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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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기업 한계 불구, 환경등급 A 이상4대그룹 K-수소 동맹체 등 수소사업 확대계열사별 친환경소재 개발·리사이클링 등3대 중점 주제 아래 사회공헌 활동도 앞장지주사 체제 전환 완료···女 이사회 의장 파격

조현준 회장, ‘100년 기업 효성’ 기틀 닦았다 기사의 사진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재계의 손 꼽히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우등생이다. 화학업종의 한계에서 벗어나기 위해 수소 등 친환경 사업을 확대하고 있고, 꾸준한 사회공헌과 지주사 체제 전환 등으로 지속가능한 경영 발판을 마련했다.

효성그룹의 ESG경영은 지난 5월 공정거래위원회의 동일인(총수) 지정으로 ‘조현준 시대’가 개막하면서 더욱 속도감 있게 추진되고 있다. ESG경영위원회를 설치하고 여성 이사회 의장을 선임한 것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과 수소 동맹을 결성하기도 했다.

조 회장은 “ESG경영은 효성이 글로벌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아이덴티티”라며 “환경보호와 정도경영, 투명경영을 확대하고 협력사들과 동반성장함으로써 주주들과 사회로부터 사랑과 신뢰를 받는 ‘100년 기업 효성’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력 계열사 환경 평가 A등급 이상···수소 밸류체인 확대 = 효성그룹은 지난해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발표한 ‘2020년 상장기업 ESG평가’에서 환경(E) 평가에서 우수한 등급을 받았다. 주력 계열사인 효성티앤씨와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이 A+를, 지주사 ㈜효성과 효성중공업은 A를 획득했다.

화학기업은 사업 특성상 오염물질과 탄소배출 등으로 환경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얻기 힘들다. 하지만 효성그룹은 조 회장이 일찌감치 추진해 온 환경경영이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온실가스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생산공정 운영 효율화와 고효율 설비 교체, 신재생에너지 사용 등으로 연간 1800kWh의 에너지와 9000톤(t)의 이산화탄소 및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성과를 거뒀다.

조 회장은 수소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주력 계열사인 효성중공업은 1999년 산업통상자원부 전신인 상공부의 G7 과제로 한국형 압축천연가스(CNG)충전시스템 개발을 시작하면서 수소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수소 유통분야에서 국내 시장 점유율 1위(35%) 입지를 구축했다.

하지만 생산이나 활용 등에서는 후발주자에 속한다. 조 회장은 수소산업 전 밸류체인(공급망)을 구축한다는 로드맵을 구상했다. 신재생에너지의 중요도가 높아지는 만큼, 미래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해야 한다는 판단이 선 것이다.

효성그룹은 현대차그룹, SK그룹, 포스코그룹의 ‘K-수소 동맹체’ 구축에 동참하며 수소사업 활성화 의지를 나타냈다. 앞서 현대차와 SK, 포스코 3사는 올 초 수소경제 활성화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최고경영자(CEO) 협의체인 ‘한국판 수소위원회’를 설립하기로 뜻을 모았다. 효성그룹이 뒤늦게 참여 의사를 밝히며 4개사로 확대됐다.

오는 9월 공식 출범하는 수소기업협의체는 국내 기업의 투자 촉진과 수소사회 구현의 핵심축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효성그룹은 이번 동맹을 계기로 2030년까지 액화플랜트 등 수소관련 사업에 1조2000억원을 투자하게 된다.

효성그룹의 수소 생산은 조만간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효성중공업은 이달 21일 글로벌 가스 및 화학 전문기업인 린데그룹과 합작해 수소액화플랜트 건설 기공식을 가졌다. 지난해 4월 양사가 액화수소 생산과 운송, 판매를 위한 계약을 체결한 이후 첫 발을 내딘 것이다.

연산 1만3000톤의 세계 최대 규모로 울산 효성화학의 용연공장 부지에세워지는 합작 액화수소 공장은 2023년 5월 완공될 예정이다. 또 양사는 기술협력을 통해 2024년까지 린데의 기술을 적용한 액화수소 충전 기술과 설비 국산화도 추진한다. 아울러 2025년까지는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지 않는 블루수소와 그린수소 추출 기술 개발에도 나선다.

이와 별개로 효성중공업은 중장기적으로 액화수소 생산능력을 3만9000톤까지 늘리기 위해 향후 5년간 1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효성중공업은 수소사업 외에도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ESS는 태양광이나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저장한 뒤 필요할 때 사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우선 영국 등 유럽 시장을 필두로 호주와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 진출도 꾀한다는 계획이다.

계열사별 친환경 경영도 두드러진다. 효성첨단소재는 2011년 독자기술로 국내 최초 고강도 중탄성 탄소섬유 ‘탄섬’을 개발했다. 가벼운 무게 대비 높은 강도가 장점으로 전기차나 수소차의 연료탱크에 활용된다. 효성첨단소재는 2028년까지 총 1조원을 투자해 탄소섬유 생산량을 연산 2만4000톤까지 늘리기로 했다. 또 국제 리사이클링 요구사항인 GRS를 획득한 친환경 섬유로 업사이클링 패션 브랜드와의 협업을 지속하고 있다.

효성티앤씨는 2008년 국내 최초로 페트병의 유용성분을 추출한 폴리에스터 원사를 개발했다. 폐페트병 재활용 소재인 ‘리젠’뿐 아니라 폐어망과 폐그물을 재활용한 나일론 섬유 ‘마이판 리젠’, 재활용 스판덱스 원사 ‘크레오라 리젠’ 등도 있다.

◇취약계층·문화예술·호국보훈으로 사회적 책임 실천 = 조 회장은 ▲취약계층 지원 ▲문화예술 후원 ▲호국보훈 3대 주제를 중점적으로 사회공헌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효성그룹의 사업장별 지역 나눔활동으로는 인근 저소득층 대상 쌀·김장김치 활동부터 마을재생활동, 마포구 저소득층 희망나눔 페스티벌 후원, SNS와 연계한 인근 지역 생필품 지원 등이 있다.

장애·저소득층 지원 활동으로는 2013년부터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효성나눔봉사단이 대표적이다. 장애어린이 재활치료와 장애어린이가족 후원, 취약계층 여성 취업활성화를 위한 교육프로그램과 일자리창출 사회적기업 후원사업(생산설비 교체), 굿윌스토어 운영 등도 꼽을 수 있다. 2014년에는 국내 최초로 컴브릿지 사업을 시작했다.

글로벌 나눔과 교육사업도 있다. 효성그룹은 2017년 조현준 회장 취임 이후 베트남에서 매년 1000여명 이상의 주민을 치료하는 해외 의료봉사단을 파견하고 있다. 고위험환자 한국 초청 수술, 해외 재난지역 긴급 구호 활동을 전개 중이고, 베트남 미혼모의 경제적 자립을 위해 1억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교육사업으로는 고(故) 만우 조홍제 창업주의 인재 양성 철학을 이어받아 주니어 공학교실, 1사1교 사업, 학교법인 동양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문화예술 분야에 대한 후원 활동은 소외 계층이 예술을 누릴 기회를 제공하고 나아가 직접 예술 활동에도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골자다. 조 회장은 지정문화유산 보존 등에 힘쓰는 재단법인 ‘아름지기’ 창립 멤버이자 집행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장애어린이 오케스트라 후원, 요요마&실크로드 앙상블 공연 후원 및 장애인오케스트라 대상, 티칭클래스 개최, 폭력예방 뮤지컬 후원, 임직원 문화유산 보호활동, 우수 연극단체 후원 등에도 참여하고 있다.

호국보훈 활동으로는 임직원들이 순국선열을 기리기 위해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하는 묘역 정화, 현충탑 참배 등이 있다. 2015년에는 조 회장이 참여한 가운데 북한의 DMZ 지뢰 매설 도발로 전상을 입은 장병들을 위로하고, 평화 통일을 기원하는 ‘평화의 발’ 동상 제작을 후원했다. 아울러 육군1군단 광개토부대와 자매결연으로 매년 군부대 발전을 위한 위문금과 ‘사랑의 독서 카페’에 책을 기증하고 있다.

◇재계 첫 女 이사회 의장···전사 ESG위원회 설치 = 조 회장은 올해 ㈜효성 이사회를 재구성하며 새로운 의장으로 김명자 사외이사를 선임했다. 국내 대기업에서 여성 의장이 탄생한 것은 효성그룹이 최초다. 박태호 전 사외이사의 후임으로 선출된 환경부 장관을 지낸 환경전문가인 김명자 사외이사는 2017년 9월 ㈜효성 이사회에 합류했다.

효성그룹은 각 계열사별 독립 경영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2018년 ㈜효성을 지주사로 올리고, 효성중공업과 효성티앤시,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 등 4개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하는 형태로 지배구조를 개편했다. 지난해 캐피탈 매각을 최종 완료하며 지주사 체제로의 전환을 완성했다.

현재 이사회는 사내이사 3인과 사외이사 6인 총 9인으로 구성됐다. 오너의 독단적인 경영을 배제할 수 있는 인적 배치는 물론, 대표이사가 의장을 맡지 않도록 해 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높였다.

이사회 내에는 경영위원회와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등 4개의 소위원회가 운영되고 있다. 내부거래 투명성 제고와 주주권익 보호, 윤리경영 추진을 목표로 하는 투명경영위원회는 지난 4월 ESG경영위원회로 확대 개편됐다.

ESG위원회는 사내이사 1명과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된다. 기존보다 사외이사 1명을 늘리며 무게감을 높였다. 첫 ESG위원회 의장으로는 검찰총장 출신인 정상명 사외이사가 올랐다. 이사회 의장인 김명자 사외이사도 ESG위원회 소속이다.

지주사 뿐 아니라 주력 계열사들도 조만간 대표이사 직속의 ESG위원회 설치를 완료할 방침이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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