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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카카오손보를 바라보는 두 개의 시선

오피니언 기자수첩

[이수정의 백스테이지] 카카오손보를 바라보는 두 개의 시선

등록 2021.07.07 17:54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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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er
“카카오손해보험이 곧 출범할텐데 업계 분위기는 어떤가요? 상당한 파장이 있을 것 같은데···보험업계 사람들은 긴장 안 된다고 하나요?” (카드업계 관계자)

빅테크 기업의 대표주자인 카카오가 카카오페이를 통해 보험업에 문을 두드렸다. 은행과 카드업계에 빅펀치를 날리고 보험업까지 손을 뻗은 카카오를 두고 보험업계는 물론 전체 금융업 관계자들의 관심도 상당하다.

카카오손해보험에 대한 전망은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카카오가 뭔 일을 내도 낼 것이다’, 또 하나는 ‘은행이나 카드와는 다르게 보험업에서는 미풍에 그칠 것이다’.

이미 어퍼컷을 맞은 은행권과 카드업권에서 카카오의 성장은 굉장히 위협적인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카카오페이 가입자 수는 지난해 9월 기준 무려 국내 인구의 67%(3500만명) 수준에 달한다. 다르게 말하면 15세 이상 국민 10명 중 8명에 해당하는 수치다.

카카오뱅크는 어떤가. 2016년 출범 이후부터 올해 5월 말까지 1653만명의 고객을 확보했다. 기존 은행에서 찾기 힘든 소규모 상품을 출시하면서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업계는 이를 ‘폭발적 성장’으로 평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금융권 관계자들은 빅테크 기업 진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보험업계 역시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고 우려 어린 시선을 보낸다.

정작 보험업계는 태연한 태도다.

카카오손보가 구상하는 미니보험이나 자동차보험 판매로 수익이 얼마나 나겠냐는 것이다. 게다가 보험사가 실질적으로 수익을 내는 장기 보험 상품을 비대면으로 판매할 재간이 없을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즉 보험사가 장기적으로 수익이 나는 구조로 운영되려면 보험료가 비싼 상품을 판매해야 하는데, 이런 상품이 대부분 복잡하기 때문에 설계사 대면 없이는 영업이 힘들다는 뜻이다. 보험은 간단한 업무인 은행 계좌 개설이나 카드 발급이랑은 다르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런 자신만만한 태도 속에서도 약간의 불안함을 읽을 수 있다. 바로 카카오손해보험의 모회사 카카오페이가 가진 방대한 고객 데이터가 어떻게 활용돼 어떤 방식으로 결과를 낼지 장담할 수 없다는 것.

앞서 언급했던 카카오는 국민의 약 70%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이미 대부분 국민이 익숙하게 사용하는 카카오 플랫폼으로 각 고객에 맞는 보험 상품 커스터마이징 추천이 충분히 가능하다.

이미 카카오톡 자산관리 탭에 들어가면 ‘나한테 딱 맞는 보험을 추천합니다’라는 광고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런 광고를 혹시나 하는 마음에 들어가 보는 게 사람 마음이다. 지금은 타 보험사 상품을 연계해 추천하지만 앞으로는 자사 상품을 전면에 내세울 가능성이 왜 없겠는가.

그리고 복잡한 보험 상품을 간단명료하게 그래픽화 하고 소비자가 반드시 알아야 할 사항을 모바일 화면으로 전달하는 게 과연 어려운 것일까. 빅데이터와 아이디어를 앞세운 빅테크 기업의 힘은 생각보다 강할 수 있다. 앞서 우리는 이런 사례를 이미 수도 없이 봤다.

보험 업계도 사실 이를 알고 있다고 본다. 대형 보험사들이 ‘디지털화’를 경영 전면에 내세우고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는 모습, 의료데이터 사업을 승인 받기 위한 노력들이 이를 방증한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여유 있는 말투로 이렇게 말했다. “5~10년안에 카카오가 보험업계에서 크게 성장할 것 같다. 카카오는 어떻게든 방법을 찾을 것 같다”. 기자의 생각에도 ‘그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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