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후 단기급등, 5개월째 횡보···고점 대비 40%↓테슬라 부진에 오버행 우려에 투심 위축··· ‘고평가’순이익 10억달러에 반색···이익 증가 모멘텀 확보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명신산업은 지난 27일 전 거래일 대비 3.42% 오른 3만250원에 마감했다. 지난해 12월 21일 기록한 고점(5만1800원)과 비교하면 41.6%나 떨어진 수치다. 지난해 12월 7일 상장 직후 급격히 치솟았던 주가는 올해 3월 초부터 상승세가 꺾이더니 최근까지 제자리걸음 중이다.
명신산업은 자동차 차체용 ‘핫스탬핑’ 부품을 전문 생산하는 회사로, 현대차·기아와 미국 테슬라 등 글로벌 전기차 업체가 주요 고객사다. 명신산업은 공모 당시 테슬라의 납품사라는 점이 부각되며 코스피 시장 역대 최고 청약 경쟁률(1372대 1)을 기록하기도 했다.
상장 당시 시초가가 공모가(6500원)의 두 배인 1만3000원에 결정된 명신산업은 상한가(1만6900원)로 마감하며 ‘따상(공모가 2배 가격으로 시초가 형성한 뒤 상한가)’을 달성한 바 있다. 테슬라의 전기차 수요 증가세가 명신산업의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작용한 결과다.
그러나 시장의 기대와 달리 명신산업의 랠리는 오래가지 못했다. 총 1000만주가 넘는 전환사채(CB)·전환우선주(CPS)와 약 155만주에 대한 보호예수 해제에 따른 오버행 우려가 투자심리를 위축시켰기 때문이다. 또 단기 급등 이후 쏟아진 차익실현 매물도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
테슬라가 지난해와 달리 여러 악재에 시달리며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이어간 것도 명신산업의 약세 배경으로 꼽힌다. S&P500 지수 편입 이후 애플의 자율주행차 개발 소식, 코로나19 변이 확산 등이 겹치면서 테슬라의 주가는 올해 초 대비 11.6% 가량 하락한 상태다.
하지만 테슬라가 최근 깜짝 실적을 발표하면서 명신산업의 주가 전망도 한층 밝아진 모습이다. 지난 26일(현지시간) 테슬라는 올해 2분기 11억4000만달러(약 1조30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테슬라가 분기 기준 순이익 10억달러를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증권가는 명신산업이 테슬라를 비롯한 주요 고객사의 판매 확대에 힘입어 올해 매출 1조원, 영업이익 1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지난 2019년 16조원 규모였던 글로벌 핫스탬핑 시장은 올해 20조원, 2027년엔 26조원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명신산업은 지난해 적자 전환(순이익 기준)했으나 CB의 파생상품 평가손실 등 일시적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증권가의 설명이다. 올해 1분기 이미 20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명신산업은 고객사들의 생산 계획 상향에 따른 추가적인 실적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명신산업의 매출액에서 현대차그룹과 테슬라의 비중(지난해 기준)은 각각 51.2%, 48.8% 수준이다. 증권가는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량이 올해부터 향후 수년간 매년 5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준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명신산업은 테슬라와 동반 성장 구조와 현대차그룹에 대한 안정적인 시장점유율, 중국·아시아 OEM 매출 확대 가능성, 낮은 인건비 비중 등을 감안할 때 중장기적인 이익 성장의 가시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다만 명신산업의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고평가돼 있다는 게 증권가의 판단이다. 따라서 이익 증가에 대한 모멘텀이 현재 주가에 반영된 것보다 더 강하게 나타나야 매수 유인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큰 폭의 수익성 개선이 뒤따라야 현재 주가가 정당화되고 상승 여력을 늘릴 수 있다는 뜻이다.
장문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올해 실적 전망치를 고려할 때 명신산업의 내년 PER(주가수익비율) 추정치는 14.8~18.5배로, 국내 경쟁사 대비 밸류에이션이 다소 높다”며 “오버행 해소, 고객사 물량 증가에 따른 추가 증설 및 높은 수익성 지속 등이 향후 관전 포인트”라고 분석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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