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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화, 2분기 실적 ‘정점’···3세 경영승계 발판 다진다

금호석화, 2분기 실적 ‘정점’···3세 경영승계 발판 다진다

등록 2021.07.29 11:07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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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영업익 컨센서스 7200억대최근 2년 연간실적 총합 뛰어넘는 수치NB라텍스 가격 급등···합성수지도 호조안정적 사업기반 조성, 경영권 이양 수월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금호석유화학이 올해 2분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한 것으로 보인다. 박찬구 금호석화그룹 회장은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와 등기임원 자진 사임으로 경영 전면에서 한 발짝 물러났지만, 오히려 오너 3세들은 호실적을 발판 삼아 경영승계 작업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29일 증권업계와 석유화학업계 등에 따르면 금호석화는 다음달 초께 2분기 실적을 발표할 계획이다. 증권가에서 추정한 금호석화의 2분기 연결기준 실적 컨센서스(평균치)는 매출 2조1000억원대, 영업이익 7200억원대다. 전년 동기와 비교할 때 매출은 2배, 영업이익은 6배 가량 성장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금호석화는 직전분기에 달성한 창사 이래 최고 분기 실적을 새롭게 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2019년과 2020년 연간 총합 1조1076억원을 크게 상회할 것이 유력하다.

앞서 금호석화는 지난 1분기에 매출 1조8545억원과 영업이익 6125억원을 달성한 바 있다. 매출은 기존 최대치이던 2011년 2분기의 1조7077억원을 넘어섰고, 영업이익 역시 2011년 1분기 2864억원보다 114% 가량 높았다.

이번 호실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가 유지된 효과가 큰 것으로 해석된다. 금호석화는 지난해 11월 의료용 장갑 등 위생용품으로 활용되는 NB라텍스의 공장 증설을 완료하고, 수요 확대에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고, NB라텍스 가격은 1분기 대비 7% 넘게 상승했다.

자동차 등 전방산업이 회복된 점도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 타이어 원료인 BR(부타디엔고무)와 SBR(스타이렌부타디엔고무) 등 합성고무의 판매단가가 급등하면서 수익성이 확대된 것이다.

합성수지 업황 흐름도 양호하다. 전방산업 성수기 효과로 원재료인 SM(스타이렌모노머)와 부타디엔(BD)의 가격이 올랐다. 미리 저렴하게 사둔 원재료를 활용해 제품을 비싸게 판매할 수 있는 래깅마진이 추가 상승했고, 이에 따라 ASP(평균판매단가)가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금호석화 100% 자회사 금호피앤비화학의 페놀유도체 사업은 BPA(비스페놀에이) 가격이 40% 이상 상승하면서 영업이익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금호석화의 성장 모멘텀이 하반기 들어 다소 둔화되겠지만, 긍정적인 영업환경은 유지될 것으로 내다본다. 올해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각각 7조8000억원, 2조5000억원 수준으로 형성된 것도 이와 맥락을 같이한다.

NB라텍스의 경우 경쟁사들의 잇따른 증설로 공급 증가가 불가피하다. 하지만 델타 바이러스 확산과 백신접종 수요 등으로 연평균 두자릿수 성장세가 기대된다.

금호석화가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오너 3세들의 경영수업은 한층 수월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실적 부담이 적은 만큼,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그룹 내 영향력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은 지난달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와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났다. 금호폴리켐과 금호미쓰이화학, 금호티앤엘 등 자회사 대표이사직도 내려놨다. 현재는 미등기임원으로 회장직만 맡고 있다.

대신 박 회장 아들 박준경 부사장과 딸 박주형 전무의 3세경영이 본격화됐다.

박 부사장은 지난 4월 영업조직을 총괄하는 본부장에 올랐고, 5월 부사장 직급으로 한 단계 상향됐다. 작년 6월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한지 약 1년 만의 초고속 승진이다. 박 전무는 2015년 금호석화에 입사한지 6년 만에 전무로 올랐다.

또 박 부사장과 박 전무는 나란히 금호폴리켐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금호폴리켐은 이달 초 금호석화가 일본 화학회사 JSR이 보유한 금호폴리켐 지분 전량을 인수하면서 100% 자회사가 됐다. 박 회장의 빈자리를 두 남매가 채운 셈이다.

박 부사장과 박 전무는 각각 금호개발상사, 금호피앤비화학의 이사회 구성원이기도 하다.

재계 한 관계자는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시장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객관적 지표가 바로 실적”이라며 “사업 기반이 이미 견고하다면, 리스크 부담이 줄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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