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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계용 실탄 ‘라도’로 경영권 장악한 SM 우기원

[재벌家 후계자들⑮-2]승계용 실탄 ‘라도’로 경영권 장악한 SM 우기원

등록 2021.08.31 05:27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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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라마이다스(SM)·라도 합병후 우기원 SM 지분 취득개인회사 라도 통해 건설·철강·중공업 지배력 확대승계 핵심회사 삼라마이다스 등 5개 회사 등기이사건설사 우방 경영총괄부문장 전무로 경영 참여

승계용 실탄 ‘라도’로 경영권 장악한 SM 우기원 기사의 사진

SM그룹은 올해 7월 비상장사인 삼라마이다스(SM)와 라도의 합병으로 우오현 회장의 아들인 우기원 씨 경영 승계 구도가 본격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우오현 회장이 지분 100% 보유했던 삼라마이다스는 존속법인으로 남으면서 우기원 씨가 지분 100%를 갖고 있던 라도를 흡수합병했다.

SM그룹은 양사의 합병목적에 대해 “영위 사업의 시너지 강화 및 경영 효율성 증대를 도모하고 이를 통해 회사의 경쟁력 강화와 주주가치 제고”라고 공시했다. 두 회사 간 합병비율은 1(삼라마이다스) 대 0.2048843(라도)로 결정됐으며 합병 후 8월 현재 우기원 씨는 25.99%의 삼라마이다스 지분을 갖고 있다. 우 회장의 지분은 100%에서 74.01%로 조정됐다.

삼라마이다스는 우오현 회장이 등기임원에 올라있는 36개 회사들 중에 사실상 SM그룹 지배구조의 최상위에 위치한 핵심 회사로 평가받는다. 상장 예정인 해운회사 SM상선을 비롯해 동아건설산업 최대주주로서 SM스틸, SM중공업, 경남기업 등 건설·철강·중공업 계열로 지배력을 뻗치고 있기 때문이다.

삼라마이다스는 1996년 10월 주택건설 및 분양공급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2018년에 투자 및 경영건설팅업을 추가한 뒤 현재 서울 영등포구 선유동1로에 본점 및 사업장을 두고 있다. 합병 전 SM상선(지분율 41.37%), 우방(18.79%), 신촌역사(100%), SM화진(71.98%), 동아건설산업(13.63%) 등 그룹 내 여러 회사 지분을 보유했으며 라도와 합병 후엔 동아건설산업 지분율을 53.11%로 늘리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합병 전까지 동아건설산업 지분 34.86%를 갖고 있던 라도는 2014년 6월 자본금 3억원으로 주택건설업과 분양공급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였다. 이 회사 지분 100%를 가졌던 1992년생 우기원 씨는 스물여섯이던 2017년 6월 라도의 대표이사 발탁과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본격적인 경영 참여 행보를 보였다. 시기적으로 보면 대학 졸업 후 아버지 회사에서 경영 수업을 시작한 것으로 파악된다.

재계에선 우오현 회장이 그룹 지주회사 격인 삼라마이다스와 기원 씨가 간접 지배력이 있던 라도 합병을 통해 아들 경영권에 힘을 실어줬다는 분석이 고개를 들고 있다. 기원 씨는 삼라마이다스가 절반이 넘는 동아건설산업 지분을 확보하게 되면서 건설사 경영 참여 폭을 넓히게 됐고 동아건설산업이 지분을 갖고 있는 SM스틸, SM중공업, 경남기업 등에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동아건설산업은 2017년 6월 우방건설을 흡수합병했으며 경남기업을 종속회사로 두고 있다. 포천힐스 골프장을 조성했던 동아건설산업은 주상복합·아파트 브랜드로는 ‘더프라임’을 사용한다. 경남기업은 아파트 브랜드 ‘아너스빌’을 보유했다.

우선 우기원 씨의 경영 참여 범위는 누나들과 마찬가지로 건설 부문에 집중돼 있다. 기원 씨는 삼라마이다스 뿐 아니라 삼라(구 우방산업)와 삼라의 건설부문이 분사돼 다시 세워진 우방산업, 신촌 메가박스 건물인 신촌역사(건물임대업) 등의 회사에 등기임원(감사)로 있다.

이밖에 미등기 임원으로 재직 중인 회사로는 아파트 브랜드 ‘아이유쉘’을 사용하는 우방 등이 있다. 우방에선 경영총괄부문장으로 전무 직위로 경영에 참여 중이다.

그룹 지주 역할을 하는 삼라마이다스 지분은 우 회장 자녀들 중 우기원 씨만 확보했다. 이에 경영 참여 중인 딸들보다 아들에게 승계 힘이 실린다.

SM그룹 측은 현재로선 승계 관련 움직임이 전혀 없기 때문에 경영 승계를 논할 시점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우 회장이 경영 활동에 무리가 없을 만큼 건강한 데다 향후 후계 구도가 될지, 전문 경영인 체제가 될지는 알 수 없다는 주장이다.

재계 일각에선 1953년생으로 올해 69세인 우오현 회장의 나이를 감안하면 10년 내 승계는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재벌가 후계자들이 평균적으로 마흔 살이 넘어서 그룹 경영 전면에 등장한 시기 등을 고려할 때 빨라도 10년이란 시간은 더 소요될 전망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우 회장 나이와 40세 이후 후계자들 승계가 주로 이뤄지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10년간 경영 수업을 더 받지 않겠냐”고 말했다.

SM그룹은 공정자산총액이 10조원이 넘어가면서 올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상호출자제한 대상에 포함됐다. SM그룹으로 엮인 계열사는 모두 50여 곳이 넘으며 재계 순위는 38위에 올라있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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