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를 생산할 때 유해물질을 대기 중으로 배출하는 석유화학 연료를 비롯해 석유화학제품의 대표격인 플라스틱은 자연에서 생분해되지 않아 환경 파괴의 주범이 됐기 때문이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기업인식 조사에서도 ‘유해물질 배출 등 환경대응 미흡’은 여전히 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갖게 된 요인 중 하나로 꼽혔다.
이 같은 상황에서 SK그룹 계열사들이 발표하고 있는 ‘파이낸셜 스토리’는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SK이노베이션을 시작으로 SK지오센트릭(옛 SK종합화학), SK E&S는 연이어 각 사의 파이낸셜 스토리를 공개하며 ‘친환경 기업’으로의 전환을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7월 탄소 중심의 사업 구조를 그린 중심의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으로 탈바꿈 시키기 위해 2025년까지 총 30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자회사인 SK지오센트릭도 지난달 31일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다시 석유를 뽑아 내는 ‘세계 최대 도시유전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SK이노베이션과 SK지오센트릭의 발표가 주목되는 것은 이들의 기존 석유화학 기업으로서의 ‘책임’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은 간담회를 통해 “폐플라스틱 이슈는 이를 가장 잘 아는 화학기업이 해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며, 따라서 순환경제형 사업 모델은 SK지오센트릭의 파이낸셜 스토리에 가장 부합하는 방향이자 새로운 성장 방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카본 문제는 우리가 이 사업을 그만둔다고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카본 문제는 카본이 잘 해결할 수 있다. 카본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그린으로 가겠다는 것이 저희 비전”이라고 덧붙였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도 지난 7월 간담회에서 기존 석유화학 사업의 매각 없이 탈탄소 전략을 유지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사업 매각만으로 사회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닌 만큼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우리가 카본 비즈니스로 부정적 영향을 사회에 주고 있는데 그것을 매각한다고 해서 사회적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위치만 옮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누군가는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이고 그렇다면 기존 비즈니스를 해왔던 우리가 해결할 수 있는 부분까지 해결하는게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부에서는 글로벌 에너지기업들이 탄소배출량 감축 요구에 석유 관련 자산 매각에 나서자 공시의무가 없는 사모펀드나 비상장 기업이 이를 헐값에 사들여 탄소 배출이 오히려 늘어나는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대기업의 경우 석유화학 자산 매각을 통해 탄소배출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나 이것이 나중엔 ‘폭탄 돌리기’가 될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물론 SK 또한 모든 석유화학 관련 자산을 유지하는 것은 아니다. SK 또한 보유하고 있던 일부 광구를 매각하고 자회사 지분매각 등에 나서며 탄소 배출을 줄위기 위한 자산비중 리밸런싱에 나서고 있다.
단 기존 사업을 싸게 매각해 다른 기업에게 부정적 영향을 넘기는 것 대신 스스로 해결 방안을 찾는 노력을 하겠다는 점은 박수칠 만 하다.
석유화학 기업의 체질개선은 이제 생존을 위한 필수가 됐다. SK의 책임 있는 지속성장방안이 단순 목표에 그치지 않고 타 기업에 모범 답안이 될 수 있는 성공사례로 남길 바란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jisuk618@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