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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인프라코어 급락에 뿔난 소액주주들, 집단행동 나섰다

두산인프라코어 급락에 뿔난 소액주주들, 집단행동 나섰다

등록 2021.09.02 15:00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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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1조 밑도는데 8000억 유상증자 계획···“주가 반토막 날 것”새로 만든 주주모임에 2000여 명 집결···주총 부결운동 본격화증권가도 투자의견 하향···“예상치 못한 전개로 희석효과 불가피” 사측 “유증은 재정건전성과 미래 확보 차원···대주주도 참여할 것”

두산인프라코어 급락에 뿔난 소액주주들, 집단행동 나섰다 기사의 사진

두산인프라코어의 소액주주들이 대규모 유상증자 결정에 반발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대주주인 현대중공업지주가 회사 인수비용을 소액주주들에게 전가하고 주주가치를 훼손시킨다는 주장이다. 현재 두산인프라코어의 주가는 지난 7월 물적분할 이후 30% 가까이 떨어진 상태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26일 전 거래일 대비 18.77% 급락한 1만1900원에 마감했다. 1일엔 1만2000원대를 회복했으나 물적분할 후 재상장된 7월 21일 대비 27.4%나 쪼그라들었다.

지난 25일 공시된 8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무상감자 소식은 주가 급락의 직접적인 배경이 됐다. 현대중공업지주의 자회사인 현대제뉴인은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절차를 마무리한 뒤 액면가 5000원의 보통주를 1000원의 보통주로 감액하기로 결정했다. 감자 이후에는 일반공모 방식으로 약 8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할 계획이다.

증권가는 유상증자 소식이 “예상치 못한 전개”라며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모두 하향시켰다. 회계적으로 자본금을 잉여금 계정으로 이전하는 작업인 감자는 기존 주주가치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겠지만 유상증자는 생각보다 큰 희석효과를 유발할 것이란 분석이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두산인프라코어에 대한 목표주가는 1만4000원으로 하향하고 투자의견도 홀드로 내린다”며 “회사의 증자 규모는 중국 DICC 지분 인수(3000억원)와 법인세(2000억원) 납부를 위한 현금 소요를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유상증자는 DICC 지분 인수 방식 중 하나로 고려돼 왔지만 8000억원에 이르는 규모를 예상한 투자자는 많지 않았다는 게 한 연구원의 설명이다.

대규모 유상증자에 반발한 소액주주들은 주총 안건을 비롯한 모든 경영활동에 제동을 걸겠다고 선전포고 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오는 10일 주주총회를 열고 사내이사(조영철 현대제뉴인 대표이사) 신규 선임, 무상감자, 사명 변경(정관변경) 등의 안건을 처리할 계획이다.

현재 두산인프라코어의 임시주총 전자투표가 진행 중인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은 부결 운동에 나서고 있다. 회사의 유상증자 결정 이후 결성된 소액주주모임에는 2000명에 가까운 투자자들이 모인 상태다. 대주주가 주주가치 훼손을 무시하고 비합리적인 유상증자를 강행하려 한다는 게 소액주주들의 입장이다.

두산인프라코어 소액주주모임 대표 A씨는 뉴스웨이와의 통화에서 “대주주인 현대제뉴인은 대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며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하는데 들어간 8500억원을 소액주주들에게 떠넘기려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시가총액이 1조원이 채 안 되는 회사가 8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면 주가는 반토막이 날 것”이라며 “주주들이 손해를 최소화하려면 유상증자에 참여해 ‘물타기’를 해야 하는데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분들도 많다”고 호소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최대주주인 현대제뉴인은 29.85%의 지분을 가지고 있고, 2대주주는 7.92%를 쥔 국민연금공단이다. 나머지 지분은 약 10% 수준의 외국인 투자자와 11만 명에 달하는 개인투자자들이 가지고 있다.

무상감자와 사명 변경 등의 안건 통과를 위해서는 참석 주주 3분의 2 이상 동의가 필요하다. 물론 안건이 통과될 가능성이 더 높지만 소액주주들은 반대표를 적극 행사해 부결을 이끌어내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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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이번 대규모 유상증자는 대주주가 인수대금을 회수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미래 먹거리와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현대제뉴인은 유상증자에 지분율만큼 참여해 대주주로서 책임있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시사항이라 미리 언급할 순 없지만 회사 차원에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논의 중이고, 이미 신용등급도 올라갔다”며 “유상증자와 감자가 호재성 이슈는 아니다 보니 주주분들이 우려하고 계신 건 알지만 믿고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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