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거래일만에 –14.3% 하락···오버행 우려까지싱가포르 헤지펀드, SK케미칼에 지분 매각 요구증권가 “10월 백신 임상 2상 발표···단기 모멘텀 강해”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는 18일 SK바이오사이언스에 대한 기관투자자의 6개월 의무보유 기간이 끝나면서 394만8100주가 시장에 나올 전망이다. 전날 종가 기준 1조1331억원에 달하는 물량이다. 전체 보호예수 물량의 31.28%로, 총 상장 주식의 5.16% 규모다.
보호예수란 기관투자자나 대주주가 보유 지분을 일정 기간동안 팔지 못하게 강제하는 제도다. 의무보유확약이라고도 한다. 통상 15일, 1개월, 3개월, 6개월 등으로 설정된다. 지난 3월 18일 코스피에 상장한 SK바이오사이언스의 3개월 이하 보호예수는 앞서 순차적으로 해제됐고, 오는 18일 마지막 보호예수 물량이 시장에 풀리게 된다.
보호예수가 풀린다고 해서 반드시 주가가 떨어지는건 아니다. 기관 투자자 성향에 따라 의무보유확약이 해제되더라도 장기 투자에 나서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카카오뱅크가 1개월 보호예수 물량이 시장에 풀린 뒤 주가가 우하향 곡선을 그리면서 ‘오버행(대규모 매각 대기 물량 출회)’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공교롭게도 SK바이오사이언스 역시 카카오뱅크 보호예수 물량이 풀린 지난 6일부터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임상 3상 진입 소식에 주가가 장중 36만원까지 오르면서 보호예수가 해제된 기관들이 차익실현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 등장했기 때문이다.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의 공모가(6만5000원) 대비 수익률은 300~400%에 육박한다.
◇행동주의 표적된 SK케미칼···“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 팔아라”=최대주주인 SK케미칼도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 일부를 매각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전날 행동주의 펀드로 알려진 싱가포르 메트리카파트너스는 SK케미칼에 주주제안서를 발송하고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 18.3%를 오는 18일까지 매도하고 매각대금 4조2000억원으로 주주에게 특별배당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SK케미칼은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 68.4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2018년 SK케미칼에서 분사해 올해 3월 코스피에 상장했고 이후 임상 3상 진입 소식에 주가가 크게 뛰면서 모회사 시총을 뛰어넘었다. 현재 SK케미칼 시가총액은 3조5600억원 수준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22조4910억원)의 7분의 1 수준이다.
제안서에서 메트리카파트너스는 “SK케미칼 주가는 보유한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 대비 8.3% 할인됐다”며 “매도차익은 주당 35만7000원의 특별배당으로 지급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분사로 인해 SK케미칼에 ‘모회사 디스카운트’가 발생한 만큼 지분 일부를 매각해 차익실현으로 특별배당에 나서라는 주장이다.
증권가에선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과 오버행 이슈가 부각되고 있지만 중장기 상승세는 유효한 것으로 보고 있다. 4분기 노바백스의 유럽과 미국 허가 신청서 제출, 내년 1분기 GBP 510 3상 데이터 도출, 2분기 GBP 5510 국내 승인 신청 및 출시 등 호재가 연달아 대기 중이라는 분석이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9월 중순 6개월 보호예수 해제로 오버행 이슈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10월경 자체 코로나 백신 GBP 510 2상 발표가 예상된다”며 “9월 오버행 이슈가 해소되면 분기마다 노바백스 승인 관련 소식과 자체 개발 백신의 데이터 발표 모멘텀이 있다. 단기 모멘텀이 촘촘히 짜여 있다”고 설명했다.
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3상 승인을 신청 중인 재조합 단백질 코로나19 백신은 내년 상반기 중 긴급사용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 코로나19 자체 백신의 성공 가능성은 높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바이오 CMO 관점에서 순현금을 바탕으로 하는 CAPEX 투자, M&A 등의 가치는 상당히 클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태그
뉴스웨이 허지은 기자
hur@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