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새 16.5% 폭락···금융상품 판매·중개 중단 우려“플랫폼 논의 시작 단계, 끝 아냐”···中과도 비교불가2018년 페이스북 조작 논란과 유사···“보완하면 해결”카카오페이, 이미 라이선스 준비 중···“매출 영향 미미”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는 9일 전 거래일 대비 7.22% 급락한 12만8500원에 마감했다. 전날(-10.06%)에 이어 큰 폭으로 떨어진 카카오의 주가는 이틀 만에 16.5%나 쪼그라들었다.
카카오의 급락은 금융당국의 온라인 금융플랫폼에 대한 규제 때문이다. 데이터를 통한 다양한 금융상품의 판매 및 중개가 정부의 규제로 더 이상 불가능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7일 “온라인 금융플랫폼의 금융상품 정보제공, 비교, 추천 등이 중개에 해당하여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에 위배돼 시정 조치를 요구했다”고 발표했다.
금융당국은 카카오페이 등 온라인 금융플랫폼들이 제공하는 금융상품 중개서비스가 단순 광고 대행이 아닌 투자중개 행위라고 봤다. 금소법에 따라 플랫폼 업체들이 금융상품 판매대리·중개업자로 등록해야 한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이날 열린 여당 토론회에서도 카카오 등 플랫폼 업체들의 시장 독과점 논란이 언급되며 규제 리스크가 심화됐다.
하지만 증권가는 금융당국의 규제 우려가 과도하다고 보고 있다. 플랫폼 업체들의 판이 끝난 게 아니라 독과점 문제를 논의하고 해결하는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주가가 급락했다고 해서 거품이 터졌다고 보긴 어렵다는 이야기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9일 뉴스웨이와의 통화에서 “구글과 페이스북의 사례에서 보듯 플랫폼 업체들은 어떤 나라든 과점적 지위를 가질 수 밖에 없다”며 “규제리스크는 언제든 등장할 수 있는 문제인 만큼 성장이 끝났다고 속단을 내리는 건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각에선 규제에 시달리는 중국의 플랫폼 업체들과 비교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중국과 체제가 다르다”라며 “기업은 당국이 지적한 문제에 대해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 신속한 대책을 내놓아야 하고, 당국은 과도한 규제로 자승자박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2018년 청문회에 섰던 페이스북은 선거조작 문제로 엄청난 타격을 입을 수도 있었다”면서 “여러 시스템적인 허점에서 비롯된 문제를 보완하면 되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는 금융당국이 플랫폼에 대한 오해를 푸는 과정이라는 뜻으로 읽힌다.
끝으로 김 센터장은 “플랫폼 기업들은 높은 생산성을 바탕으로 우리 경제의 고질적인 비효율성을 개선시켰다”며 “과점적 지위를 바탕으로 마음대로 활개를 치도록 두면 안되겠지만, 기업이 사회와 경제에 얼마나 기여를 하는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카카오페이는 이미 주요 금융상품에 대한 인허가를 얻은 상태라 규제에 따른 사업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플랫폼 상 금융소비자가 명확히 인지하도록 UI와 UX를 개편하고 고지한다면 사업을 영위하는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또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규제와 관련된 구체적인 이행 사항이나 수수료율 제한과 같은 직접적으로 매출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크지 않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주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한다”며 “카카오페이가 투자중개업 인가나 보험 대리점·보험중개사 등록이 돼 있진 않지만 자회사인 카카오페이증권과 케이피보험서비스가 관련된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어 이를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카카오페이는 2019년 금융혁신지원특별법에 따라 금융위로부터 국내 대출 수요자 및 여신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혁신금융사업자로 지정돼 서비스를 하고 있다”며 “정부는 올해 상반기 플랫폼 업체의 보험대리점 등록 허용 계획을 발표했고, 카카오페이는 대출성 상품 대리중개업 등록을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정 연구원은 “카카오페이의 중요한 비즈니스 모델이 장기적으로 사라진다는 우려는 다소 과도한 반응”이라며 “카카오페이에 대해 시장에서 부여하고 있던 기업가치(10조~15조원)를 감안하면 최근 주가 하락은 지나치다”고 진단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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