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과세수 19조 논란 관련 "세수 추계 오차 송구”“의도적으로 축소한 것 아니냐” 지적에는 “유감”“초과세수 19조 소공상인 지원에 쓰겠다” 방침
홍 부총리는 17일 물가 관련 현장 방문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2차 추가경정예산 대비 19조원의 초과 세수가 발생한 데 대해 “세수 오차가 발생한 것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송구하단 말씀을 드린다”면서 “당 측에서 정부의 고의성을 언급한 것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기재부는 7월 2차 추경을 편성하며 올해 국세 수입을 본예산(282조7000억원) 대비 31조5000억원 늘어난 314조3000억원으로 추계했다. 기재부는 당시 본예산 대비 초과 세수(31조5000억원)를 활용해 국민 약 88%에 지급하는 1인당 25만원의 상생 국민지원금과 상생 소비지원금(신용카드 캐시백) 사업 등을 추진했다.
그러나 세입 경정 이후에도 경기 회복과 자산시장 호조가 이어지며 올해 세수는 2차 추경 당시 예상치를 19조원 웃도는 333조3000억원까지 늘어나게 됐다. 이미 추경에 사용하기로 한 재원 외에 추가로 활용할 수 있는 초과 세수가 20조원 가까이 발생한 것이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16일 “초과 세수가 50조원이 넘는데 이것을 세입 예산으로 잡지 못하는 것은 재정당국의 직무유기를 넘어선 심각한 책무 유기”라고 말했다. 그는 세수 초과분에 차이가 큰 데 의도성이 있다고 보느냐’는 라디오 진행자 질문에 “의도가 있었다면 국정조사라도 해야 할 사안이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올해 초과세수를 ‘10조원대’라고 여러 차례 밝혔던 기재부는 같은 날 오후 보도참고자료를 내어 “올해 초과세수는 현시점에서 약 19조원 수준으로 전망된다”고 인정했다.
다만 홍 부총리는 “하반기 경제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부동산·주식 등 자산시장이 정부의 목표나 예상과는 좀 달리 활발하게 (거래가) 이뤄진 결과로 초과 세수가 발생한 것”이라며 “당 측에서 정부의 고의성을 언급한 것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는 공직자들이 그렇게 일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비교적 권위 있는 전망 기관인 국회예산정책처의 올해 세입 전망과 2차 추경 당시 수정 세입 전망, 내년 세입 전망 모두 정부 전망치와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19조원을 전국민에게 ‘방역지원금’으로 주겠다는 민주당의 주장에도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홍 부총리는 “19조원의 초과 세수 가운데 약 40%인 7조6000억원 정도는 교부금으로 (지방에) 교부된다”며 “이를 제외하면 12조원 정도, 많아야 13조원 정도가 가용 재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초과 세수의 상당 부분을 소상공인 손실 보상 재원 부족분과 손실 보상 대상이 되지 않는 업종에 대한 추가 지원 대책 재원 등에 사용하고, 나머지는 내년 세계 잉여금으로 넘어가게 된다”고 부연했다.
기재부는 이미 초과세수를 전액 사용할 수 없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초과 세수의 40%는 국가재정법에 따라 지방교부금과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지방에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9조원 중 지방으로 갈 7조6000억원 정도를 제외하면, 실제 가용 재원은 12조∼13조원으로 줄어든다.
아울러 사용 가능한 재원도 소상공인 지원에 우선 활용해야 한다는 방침이다. 소상공인 손실보상 예산을 보면 총 소요는 2조4000억원인데 현재 확보한 재원은 1조원뿐이다. 1조4000억원을 초과세수에서 가져와야 하는 상황이다. 손실보상 제외 업종 소상공인에 대해서도 추가 지원책이 필요하다. 현재 시행 중인 유류세 인하 조치에도 초과세수가 일부 재원으로 들어간다.
홍 부총리는 “어디에 얼마를 어떻게 쓸 것인가는 거의 검토 마무리 단계에 있고, 마무리 점검을 거쳐 이번 주나 다음 주 초에 대책을 확정, 발표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이 초과 세수 19조원을 방역지원금 재원으로 쓰려는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더 이상 답변하지 않겠다. 이 자리에서 얘기할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향후 당정 간 충돌이 더 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은 기재부에 대한 날선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세수(추계) 오차율이 15% 되는데 기재부가 예산을 가지고 마치 갑질을 하는듯한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기재부가 일부러 세수 예측을 줄인 것인가’는 질문에는 “지금 현재 기재부가 보여왔던 행태를 보자면 그렇게 볼 수도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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