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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iX, 럭셔리 순수 전기차···‘7년 기다린 보람 있네’

[시승기]BMW iX, 럭셔리 순수 전기차···‘7년 기다린 보람 있네’

등록 2021.11.29 13:32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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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BMW코리아 제공사진=BMW코리아 제공

BMW가 2014년 브랜드 첫 전기차 ‘i3’를 선보인지 7년 만에 두 번째 순수전기차를 국내 시장에 내놨다. 전기차 개척자로 분류되는 BMW는 2011년 전기차 전용 브랜드 ‘i’를 론칭했고, 5조원이 넘는 막대한 돈을 투입해 i3를 출시했다.

곧이어 경쟁업체들도 전기차 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특히 i3의 단점으로 부각돼 온 작은 차체 크기와 짧은 주행거리, 높은 가격 등을 보완하며 주도권을 잡기 위한 치열한 전쟁을 벌였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전기차 전환에 나서는 만큼, BMW도 새로운 아이콘이 될 ‘iX’로 역공 채비를 마쳤다.

프리미엄 럭셔리 전기차를 표방하는 iX는 BMW의 최첨단 기술이 총집약된 모델이다. 전기차임에도 불구, 브랜드 고유의 ‘드라이빙 즐거움’까지 놓치지 않은 점이 특징이다.

사진=BMW코리아 제공사진=BMW코리아 제공

지난 23일 인천 BMW 드라이빙센터에서 열린 ‘디 얼티밋 i 데이’(THE ULTIMATE i DAY)에서 iX xDrive40을 직접 시승해 봤다. 시승 코스는 영종도에서 경기 파주를 오가는 약 180km 구간이었다.

iX의 전장과 전폭, 전고는 각각 4955mm, 1965mm, 1695mm다. BMW 중형 SUV인 X5와 비슷한 전장(길이), 전폭(넓이)을 갖췄다. 또 쿠페형 중형 SUV X6의 전고(높이), 대형 SUV X7의 휠 크기가 조화를 이룬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미래 지향적이다. 외관의 경우 극도로 얇게 디자인된 BMW 레이저라이트와 리어라이트가 장착돼 스포티하면서도 좌우로 길어진 인상을 준다.

BMW를 대표하는 키드니(콩팥) 그릴은 앞서 4시리즈부터 채택된 거대한 수직형 그릴이 장착됐다. 강렬한 존재감으로 시선을 끄는 그릴은 카메라와 레이더, 각종 센서 등을 통제하는 지능형 패널 역할도 담당한다.

iX는 SUV지만 지상고를 낮춘 덕분에 안정감 있는 외관을 완성한다. 특히 깔끔한 실루엣은 균형감과 완성도를 더욱 높인다. 평소에는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지만, 필요 시 작동하는 ‘샤이 테크’(shy tech) 개념의 새 미니멀리즘 디자인이 적용된 영향이다. 공기 저항을 줄이는 매립형 도어 오프너, 보닛 엠블럼에 숨어있는 워셔액 주입구, BMW 뱃지 안에 자리잡은 후방카메라 등도 있다.

차체는 동급 최초의 알루미늄 스페이스 프레임 구조에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 고성능 열가소성 수지, 고강도 강철, 알루미늄 등이 조합됐다.

특히 사이드 프레임과 레인 채널, 루프 프레임, 카울 패널 및 리어 윈도우 프레임은 모두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으로 제작돼 ‘카본 케이지’를 형성한다. 이는 탑승공간의 안전을 극대화하는 핵심 요소인 동시에 차체 무게를 최적화하는데 기여해 민첩한 운동성능을 발휘하도록 돕는다.

혁신적인 디자인이 적용된 실내 인테리어는 일반적인 차량과 큰 차이를 가진다. 프리미엄 라운지를 연상시키도록 제작된 만큼, 여유롭고 개방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사진=이세정 기자사진=이세정 기자

운전석에 앉으면 스티어링 휠이 가장 먼저 보인다. BMW그룹 최초로 육각형으로 제작된 스티어링 휠은 미래차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 뒤에는 12.3인치 인스트루먼트 디스플레이와 14.9인치 컨트롤 디스플레이로 구성된 커브드 디스플레이 패널이 장착돼 있다.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도 인상적이었다. 차문 개폐 손잡이 대신 버튼으로 조작 가능하고, 통상 센터페시아 하단에 위치한 기어노브와 컵홀더 등의 공간이 없다. 대신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발판 공간이 이어지도록 했다. 길게 뻗어있는 콘솔박스 앞부분에는 크리스탈로 제작된 기어노브가, 기어노브 아랫부분에 무선충전 공간이 따로 마련됐다.

가장 시선을 끄는 것은 루프다. 지붕에는 전기변색 차광 기능이 탑재된 파노라마 글라스 루프 스카이 라운지가 적용됐다. 별도의 보강재나 선 블라인드가 없어 개방감을 더해준다.

iX는 BMW의 최신 전기화 드라이브트레인인 5세대 eDrive가 탑재됐다. 새로운 전기화 드라이브트레인을 통해 시스템에 적용된 2개의 모터는 가속 페달을 조작하는 즉시 최대토크를 발휘하고, 아주 폭 넓은 영역에서 최대토크를 유지해 준다.

326마력을 발휘하는 iX xDrive40은 시속 100km까지 6.1초에 가속한다. 1회 충전 주행 거리는 복합 313km다.

초반 주행에서는 각진 스티어링 휠이 조금 낯설었지만, 이내 익숙해졌다. 넓은 시야 때문에 실내에서 체감하는 차체 크기는 실제보다 더 크게 느껴졌다.

하지만 운전 부담은 크지 않았다.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유지 어시스트, 충돌 회피 조향 어시스트 등으로 구성된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이 기본 탑재돼 주행을 도왔다.

서라운드 뷰와 차량, 주변을 확인할 수 있는 리모트 3D 뷰로 손쉬운 주차를 지원하는 ‘파킹 어시스턴트 플러스’, 진입 동선을 따라 최대 50m 거리까지 차량의 후진 조향을 도와주는 ‘후진 어시스턴트’ 기능도 있다.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회생제동이 생각보다 강하게 걸린다는 느낌을 받았다. 운전자는 자신의 운전 스타일에 따라 회생 정도를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변속 레버를 B 모드로 두면 원페달 드라이빙(가속페달로 가속과 감속 모두 조절)을 즐길 수 있다.

사진=BMW코리아 제공사진=BMW코리아 제공

iX는 2400kg이 넘는 덩치에도 불구, 민첩한 가속력을 보여줬다. 전기차 특성상 용수철처럼 튕겨져 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고속 구간에서는 속도감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흔들림없는 안정적인 주행감을 나타냈다.

특히 세계적인 작곡가 한스 짐머(Hans Zimmer)와 공동 개발한 BMW 아이코닉 사운드 일렉트릭은 완벽한 소음 차단으로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드라이빙에 스릴을 더해준다. 주행 사운드의 경우 가속페달 조작 정도와 차량의 속도에 따라 실제 피드백을 제공한다.

럭셔리 모델답게 총 30개의 스피커로 입체감과 몰입감 넘치는 사운드는 물론, 4D 오디오를 지원하는 최고 사양의 바워스 앤 윌킨스 다이아몬드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 증강현실 내비게이션, 도어 소프트 클로징, 초광대역(UWB) 기술을 적용한 BMW 디지털 키 플러스, 운전석 및 조수석 시트 마사지 기능, 4-존 에어 컨디셔닝 등 다양한 편의사양이 기본 적용됐다.

단점이라면 한국 소비자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내비게이션이다.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길과 기존 도로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고, 2D와 3D의 잦은 변환 등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BMW의 새로운 전기차 아이콘이 될 iX는 꽉 막힌 시내는 물론, 뻥 뚤린 고속도로까지 어떠한 상황에서도 운전자의 니즈를 만족시키기 충분해 보인다.

iX xDrive40는 개별소비세를 적용해 1억2260만원에 판매한다. 시장 기대감은 이미 뜨겁다. 공식 출시가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사전계약 대수는 지난 22일 기준 2000대를 돌파했다.

상위 트림인 iX xDrive50은 제로백이 4.6초이고, 1회 충전으로 복합 447km를 달릴 수 있다. 판매 가격은 1억463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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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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