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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 기업공개 앞두고 ‘샛별배송’ 전국화 목매는 속사정

[Why] 컬리, 기업공개 앞두고 ‘샛별배송’ 전국화 목매는 속사정

등록 2021.12.13 15:51

신지훈

  기자

충청·대구 ‘CJ대한통운’, 부산·울산 ‘수도권 배송’업계 “수익성 전혀 고려 않은 배송 구조” 지적“IPO 앞두고 몸집 불려 기업가치 높이려는 목적”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가 최근 샛별배송 서비스 지역을 부산과 울산으로 확장한 것을 두고 우려스러운 평가가 나온다. 그래픽=박혜수 기자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가 최근 샛별배송 서비스 지역을 부산과 울산으로 확장한 것을 두고 우려스러운 평가가 나온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컬리의 배송 모델은 (배송)하면 할수록 손해보는 구조다.”

내년 상반기 기업공개(IPO)를 앞둔 컬리가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년 새 새벽배송 서비스인 샛별배송 권역을 전라·강원·제주를 제외한 전 지역으로 확장했다.

다만 물류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에서도 다소 무리한 샛별배송 확장으로 인해 컬리의 수익성이 더욱 악화할 것이란 우려스런 평가가 나온다. IPO를 앞두고 몸집을 불려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에만 혈안이 돼 있다는 지적이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컬리는 최근 샛별배송 서비스 지역을 부산과 울산으로 확장했다. 컬리는 지난해까지 수도권을 중심으로 샛별배송을 운영해오다 올해 5월 충청권(대전, 세종, 천안, 아산, 청주), 7월 대구광역시로 배송권역을 확대했다. 채 1년도 되지 않아 전라·강원·제주권을 제외한 전 지역으로 서비스 권역을 넓힌 셈이다.

이 과정에서 컬리가 택한 물류 방식은 경쟁사인 쿠팡과 SSG닷컴의 것과는 다소 다르다.

쿠팡은 지난해 말 기준 전국 30개 도시에 100여개 물류센터를 건립했다. 올해는 1조2000억원을 투자해 부산과 청주, 김해, 완주 등지에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이 같은 인프라를 기반으로 일부 중소도시를 제외한 전국 단위에서 익일배송을 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SSG닷컴 또한 물류 강화에 힘쓰고 있다. 이마트의 오프라인 점포 일부 공간을 PP(피킹&패킹)센터로 탈바꿈해 후방 물류기지로 활용하고 있다. SSG닷컴은 내년 상반기까지 하루 3000건 이상의 온라인 주문을 처리할 수 있는 대형 PP센터를 30개로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인 네오 3곳을 포함해 전국 120여개 물류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주간 및 당일 배송은 SSG닷컴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이와 비교해 컬리의 배송 인프라는 태부족하다. 컬리는 서울 송파, 경기 용인, 김포, 남양주 등 4곳에 물류센터를 두고 수도권 지역에서 샛별배송을 해왔다. 이 외 지역은 물류센터를 건립하는 대신 외주를 주거나 수도권 물류센터를 통해 배송하는 방식을 택했다. 충청과 대구의 경우 CJ대한통운이 배송을 대신하고 있다. 부산과 울산은 송파 또는 김포에서 1차로 내려보낸 후 각 지방 거점에서 주소지 별로 분류해 최종 배송하는 형태다.

신선식품의 새벽배송은 자체가 고비용 구조다. 당일 배송을 위해선 낮은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시키는 ‘콜드체인 시스템’을 갖춰야 하는데다 배송을 담당하는 인건비도 만만치 않다. 게다가 컬리는 외주에 들어가는 비용, 수도권과 부산·울산을 잇는 장거리 배송 노선으로 인해 배송 물량이 늘어 매출은 늘지언정 수익성 측면에선 불리한 구조를 띈다.

컬리 측은 “효율적인 측면을 고려해 (수도권 물류센터를 통해)자체적으로 배송하는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선 “물류 인프라를 구축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한 확장을 하다 자칫 수익성만 더욱 악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커머스 업체에서 일하는 한 물류 전문가는 “컬리의 배송 구조는 비용적인 측면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형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예로 대구와 광주 등 남부지역 센터에 들어온 주문 상품이 품절이 된 경우라도 수도권 센터에 배송 요청을 하지 않는다. 그만큼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라며 “컬리의 배송 모델은 배송하면 할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업의 연속성에 대해 의문이 든다. 수익성만 악화하고 말 것”이라고 덧붙였다.

컬리는 5년째 영업손실을 내고 있다. 2017년 124억원, 2018년 337억원, 2019년 1003억원, 2020년 1162억원에 이어 올해는 적자폭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컬리는 설립 이후 결손금만 5545억원에 이르는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그럼에도 이 같은 컬리의 행보는 오롯이 내년 상반기 IPO를 염두한 것으로 풀이된다. 배송 지역을 확장하고 매출을 늘려 기업가치를 높이겠단 심산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물류는 중장기적인 전략으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한 인프라 구축이 중요하다”며 “반면 컬리는 손실을 감수한 확장을 택했다. 결국 기업가치를 최대한 부풀리려는 전략이 아니겠느냐”라고 했다.

이에 대해 컬리는 “‘기승전 IPO’로 바라보는 시각이 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라며 “부산·울산 지역의 샛별배송에 대한 니즈를 충분히 확인했기 때문에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이며 물류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외주 또는 자체배송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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