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연 등 12개 종목 주주연합 대표 한 자리에 모여“외인과 기관이 富 독점하는 국내 주식시장 불공정”공매도 개혁 등 요구···공약 반영하는 후보 지지할 것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는 20일 오후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성명서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 자리에는 정의정 한투연 대표를 비롯해 라파스, 사조산업, 성창기업지주, 셀트리온, 신라젠, 씨젠, 아이큐어, 에이치엘비, 헬릭스미스, 현대두산인프라코어, HMM, SK케미칼 등 12개 종목 주주연합 대표들이 함께 참석했다.
정 대표는 성명서에서 “개인투자자가 피해를 보는 환경이 지속되고 외국인과 기관이 주식시장 부의 대부분을 독점하는 현행 주식시장은 공정하지 않다”며 “주식시장에 공정을 자리 잡게 하는 대선후보만이 차기 대통령 자격이 있고, 이는 시대가 요구하는 거스를 수 없는 물결”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잘못된 제도를 혁파하는 것은 민주주의 국가의 근간이며, 우리는 개인투자자들을 가난하게 만드는 불공정을 추방하는 후보를 적극 지지한다”며 “개인투자자들의 공개 지지선언은 차기 대통령을 결정할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투연은 가장 먼저 ‘공매도 제도 개혁’을 대선후보들에게 요구했다. 한양대 교수팀에 따르면 공매도의 98% 이상을 점유하는 외국인과 기관이 공매도 수익은 개인투자자의 신용투자 대비 40배에 달한다. 개인투자자 재산 탈취에 특화된 악성 공매도 세력을 추방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에 따라 한투연은 외국인과 기관의 공매도 상환기간을 90일로 변경, 외국인과 기관도 개인처럼 증거금 도입 법제화, 외국인과 기관의 담보비율을 개인처럼 140%로 변경, 공매도 총량제 도입, 시장조성자 제도 폐지 또는 전면 개정, 10년간 공매도 계좌 수익액 조사 등의 구체적인 개선책을 제시했다.
또 개인 주식양도소득세의 전면 과세를 철회하거나 2년 연기해달라는 요구도 있었다. 개인주식양도소득세의 전면 확대는 개인투자자의 독박 과세로 귀결될 수밖에 없는 만큼, 반드시 원점에서 재검토 후 다수 국민이 인정할 경우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한투연은 “세제 개편을 위해 오래전부터 금융투자업계의 로비가 있었다는 풍문이 있는데, 개인주식양도소득세 전면 확대의 최대 수혜자는 금투업계”라며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 우리와 비슷한 여건을 가진 나라에서 개인 주식양도세를 시행하는 사례는 없다”고 비판했다.
한투연은 개인 주식양도소득세를 철회하는 대신 증권거래세를 0.05% 가량 올리자고 대안을 제시했다. 증권거래세를 올리면 개인, 외국인, 기관에 대해 평등한 조건으로 과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세수 증대효과가 크다는 설명이다.
금융위원회에 개인투자자 보호 전담 부서를 신설하는 것도 동학개미들의 중요한 요구사항 중 하나다. 소액주주 입장이 반영된 자본시장법 개정, 공매도 제도 개혁, 개인투자자 주식투자 교육, 대주주 및 오너 횡포 방지 등을 금융당국이 직접 챙겨야 한다는 지적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이 밖에도 ▲마구잡이식 물적분할 금지 ▲상법 ‘이사의 충실의무’ 개정 ▲감사위원 분리 선출 관련 상법 개정 ▲전자투표제 및 집중투표제 의무화 ▲집중투표제 의무화 등도 요구안으로 내걸었다.
한투연은 “2030 젊은 세대들을 포함한 개인투자자들이 우리 주식시장에 염증을 느끼고 미국으로 몰려가는 추세가 급격히 확산되는 것은 심히 걱정스러운 일”이라며 “주식시장 침체를 막기 위한 시급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주식시장은 현재 저평가 상태로 미국처럼 지수가 꾸준히 우상향하면 가계, 기업, 자영업자, 실물경제, 국가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선순환 생태계가 구축된다”며 “차기 대통령은 미국처럼 주식으로 재산을 불리거나 안정된 노후를 보장할 수 있도록 공정한 시장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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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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